다크호스 손학규를 주목하라!
다크호스 손학규를 주목하라!
  • 장미란
  • 승인 2007.06.17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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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손학규 ‘범여권 한발 앞으로’

손학규 전 지사가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선진평화연대 출범 등 그동안 범여권 진입 시기를 점치던 그에게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때’를 제시했다.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제일 먼저 그를 만나 오픈 프라이머리 참여를 제안한 것. 한나라당에서 범여권으로 갈아타기 위한 시간은 충분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나서라고 ‘명분’을 줬다. 손 전 지사도 “평화지향적 세력이 집권할 수 있도록 대통합, 대단결이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그리고 ‘선진평화연대’ 출범식을 계기로 정치인 영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며 세규합과 주도권 확보를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선진평화연대로 독자세력기반 탄탄히… “뒷배 든든”
“한나라당 갈등과 열린우리당 분열 넘어 내 갈 길 간다”

한나라당으로부터 ‘배은망덕’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탈당한지 3달. “시베리아로 나아가겠다”는 그의 말처럼 정계의 시베리아를 헤매던 손학규 전 지사가 드디어 범여권의 중심부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손학규 중심으로 헤쳐모여!

손 전 지사는 고심 끝에 한나라당을 탈당하긴 했지만 당장 범여권에 끼어드는 것은 주저했다. 범여권 주자들의 견제도 생각보다 강했지만 그가 기댈 수 있는 지지 세력이 없다는 것이 그의 범여권 입성을 가로막았다. 때문에 손 전 지사는 전진코리아와 선진평화연대 등 자신을 지지한다고 밝히거나 자신이 지지 세력으로 준비 중이던 세력들의 규합하는데 시간을 보내야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손 전 지사의 움직임을 지지세력 확보뿐 아니라 이후 범여권 후보들이 각개약진을 하게 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선진평화연대는 17일 출범식을 갖고 그의 정치적 뒷배가 됐다. 각계 전문가와 기업인을 주축으로 지난 4월30일 출범한 ‘선진평화포럼’에 이어 ‘과학기술선진화정책포럼’도 구축돼 그의 정책을 뒷받침할 자문그룹을 튼튼히 했다. 손 전 지사는 이를 바탕으로 세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손 전 지사측은 5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사이버공모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그리고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들과의 폭넓은 만남을 이어가면서 공감대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손 전 지사측 변광탁 공보 팀장은 “끝까지 독자세력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엔 합치는 쪽으로 함께 갈 것이다. 이를 위해 손 전 지사께서도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변 팀장은 “하지만 손 전 지사는 범여권에 얹혀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타나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그 중심에 우리가 서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은 포용하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손학규 전 지사의 포용론은 한나라당이나 노무현식 좌파가 아닌 중도를 기반으로 한 과거 정몽준이나 고건의 이념적 지지기반을 자신의 토대로 흡수한다는 것이다. 현재 박근혜 이명박 후보의 치열한 싸움에 고개를 흔드는 한나라당 인사들과 열린우리당의 분열로 갈 길을 잃은 이들도 포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근태 전 의장이 제시한 ‘평화개혁세력의 대동단결’이 그에게 약이 될지 독이될지도 확실치 않다. 김 전 의장은 “시점을 잘 선택해야 한다. ‘손해를 감수하고도 결단했구나’ 하는 시기가 언제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결정을 촉구한데 대해 손 전 지사가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자세한 언급을 피한 것은 손 전 지사의 복잡한 심내를 대변해주고 있다고 보겠다.
김근태 전 의장이 깔아준 ‘명분’은 그가 범여권 주자들의 구도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바라는 ‘중도’와 김 전 의장이 바라는 ‘비한나라당’은 많은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손 전 지사가 오픈 프라이머리에는 참여하나 범여권으로의 진입에는 시간차를 둘 것 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가 범여권에 적극적으로 합류하지 못하는 것은 범여권과 그의 구상에 차이점이 있다는 점 외에 다른 문제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그의 아킬레스건인 정치적 정체성이 바로 그것이다.

‘한나라당’ 두고두고 발목잡아

손학규 전 지사가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후보를 두고 “한나라당이 날 내쫓았다” “이명박 전 시장의 운하개발은 과학적으로 철저히 검증돼야 하며 환경 평가적으로 볼 때 대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런 일은 토목공사 개념으로 밀어붙일 일이 결코 아니다”라고 날을 세운 것은 그가 한나라당의 반대편에 서 있다는 일종의 ‘시위’이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언론에 손학규 전 지사를 겨냥해 “‘범여권’이라는 용어를 그냥 쓰는데 그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의도적 모욕”이라며 “그 양반이 나중에 가서 경선을 하고 안 하고는 내가 관여할 바 아니지만 왜 ‘범여권’이냐, ‘반한나라당’이지”라며 의도적 견제구를 날렸다.
한 정치평론가는 “노 대통령은 이후로도 손 전 지사가 범여권에 참여할 경우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범여권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노 대통령과의 일전은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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