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의 막말 또 시작되었나
정청래의 막말 또 시작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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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가 지역구임에도 엉뚱하게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세간을 뒤흔들었던 손혜원 의원이 이제야 물러나나 싶었는데 정치를 무슨 계주 경기 정도로 아는지 4년 전 손 의원을 밀어줬던 정청래 전 의원이 제대로 된 반성의 기미도 없이 다시 마포을 지역구에 얼굴을 내밀었다.

인재가 그리 없는지 그에게 다시 공천을 준 민주당도 우습지만 그나마 지난 총선 때 컷오프 된 뒤로 좀 자숙하고 돌아왔나 싶었는데 새삼 기대도 안 했었지만 이제는 바로잡아주기도 어려울 만큼 더 독선적이고 오만한 자세로 나타났다는 데에 지역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할 말을 잃게 만들고 있다.

심지어 과거 막말 파문으로 소속정당에서 공천배제 됐던 전력을 잊었는지 그 수위도 한층 더 높아졌는데, 당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로서 자신을 컷오프 했었던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게 복수라도 하겠다는 듯 지난 3일 페이스북에 “김종인은 내가 맡는다. 아무도 건들지 말라”면서 한국경제 실상을 깡통 찰 지경이라 지적한 김 위원장을 겨냥 “본인 깡통이나 큰 걸로 준비하라”고 돌아오자마자 막말을 쏟아냈다.

급기야 지난 7일 국회의원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선 정 의원의 후원회장을 손 의원이 맡고 있는 점을 꼬집어 ‘1억 5천만원 후원금으로 모아줘 지금 후보로 뛰고 있는 거 아니냐’는 정의당 오현주 후보의 지적에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칠까봐 걱정돼서 말씀드린다”고 협박에 가까운 발언도 서슴지 않는 행태를 보였다.

무려 다른 자리도 아니고 총선을 목전에 둔 후보가 맞는지 지역 유권자들이 모두 볼 공식 토론회 자리에서 이처럼 상대 후보를 향해 압박성 으름장을 놓은 것은 물론 경쟁후보를 본인의 선거홍보 운동원쯤으로 생각하는지 “경의선 숲길 조성될 때 정청래 역할을 알고 있으면 말해 달라”고 오만하기 짝이 없는 주문까지 했는데, 심지어 손 의원이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점을 김성동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거듭 지적을 받자 아예 “후원회장을 맡은 손 의원이 자랑스럽다. 손 의원과의 의리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정 후보는 ‘못 나도 내 부모, 잘 나도 내 부모인 것처럼 손 후보는 동지적 관계’, ‘감싸주고 싶다’라고까지 발언했는데, 정 후보는 늘 ‘내 편 네 편’ 갈라치기에만 혈안 되다 보니 손 의원이 이미 민주당을 탈당해 여당 표심까지 갈라놓는 열린민주당을 만들고 민주당까지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걸 왜 민주당 후보가 애써 모른 척 하는가?

지역주민들로부터 지역구가 목포인지 마포인지 모르겠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할 만큼 4년간 마포에 존재감조차 느껴지지 않았던 손 의원을 지난 총선 때 적극 밀어준 것도 모자라 지금까지도 두둔하기 바쁜 정 의원은 마포을이 아니라 당장 목포로 내려가 손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있는 열린민주당 후보로 출마해야 맞는 게 아닌가.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지만 마포을 유권자가 당신만 나오면 당연히 찍어주는 ‘봉’으로 착각하고 있다면 그 환상에서 하루속히 깨어나기 바란다.

특히 손 의원 옹호 뿐 아니라 7일엔 여야 막론하고 성토할 만큼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n번방 사건’과 관련해서도 음모론을 제기했던 김어준까지 감싸고 도는 발언을 하던데, 선거를 앞둔 후보라면서 얼마나 편가르기에 눈이 멀면 이토록 민감한 사안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무작정 편들고 나서는지 일단 병원 가서 검진부터 받아봐야 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지역의 대표, 나아가 국민의 대표 300명 중 일인이 되겠다는 사람이 사안이 어떻든 덮어놓고 편만 드는 것 보면 이성이 아니라 오로지 감성으로만 모든 걸 판단한다는 의미인데, 이 상태로 어떻게 마포을 더 나아가 국가의 일까지 정상적으로 할 수 있겠는가.

거기다 무슨 촌극인지 정 후보의 김어준 두둔 발언이 나온 이날 김씨와 함께 나꼼수 멤버였던 정봉주 전 의원까지 과거 정청래 컷오프에 민주당 의원들 누구도 공개 반대하지 않던 때 본인이 민주당사 앞에 집회를 열고 김종인과 맞서 싸웠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던데, 정치하겠다는 사람들이 민심의 시선보다 사적관계에 매몰돼 ‘의리’나 운운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정 후보는 SNS에 올린대로 진정 ‘세상이 뭐라 해도 김어준이 옳다’면서 “쫄지 말고 계속 하라”고 그에게 떠밀기 할 게 아니라 거침없이 막말도 불사하던 평소처럼 n번방 관련해서도 대놓고 당당하게 김씨와 동일한 목소리를 공식석상에서 내놓으면 될 일이다. [시사포커스 / 박강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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