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대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패배에 대한 반성 없이 주요 원인제공자조차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만 쏟아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부인한다고 한들 보수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은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의 장기를 두는 듯한 건너뛰기 막장 공천이 이번 총선의 결정적인 참패 요인이었다고 한 목소리로 꼽고 있다.
이를 의식했는지 김 전 공관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총선 참패의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강변한 데 이어 ‘야당이 가진 무기는 입뿐인데, 말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됐다’고 변명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내가 봐도 참 아까운 사람들, 또 당선이 가능하리라고 봤던 사람들마저 줄줄이 낙마했다’며 ‘특히 공들여서 영입하여 공천했던 신인들에겐 스스로를 알릴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이러한 김 전 공관위원장의 발언은 참으로 무책임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김형오가 공관위원장을 맡기 전부터 발병했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은 틀렸으며 그의 발언처럼 만일 ‘야당이 말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됐다’면 21대 총선은 어떠한 경우라도 필승 후보를 내보내야 했는데 김 전 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신인이 당선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을 알고도 필패 후보를 고의적으로 공천했다는 점에서 그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
김 전 위원장의 주장대로 코로나로 인해 21대 총선에서 보수가 참패했다면 이를 알고도 현실에 맞지 않는 공천을 강행한 그는 보수참패의 죄인으로, 보수 지지층에겐 두고두고 아주 어리석은 사람으로 원망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실제로 그는 지역에서 널리 알려지고 경쟁력이 있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오히려 내치고 마치 장기를 두듯이 연고 없는 곳에 아무나 공천을 해 총선을 패배하게 만들었는데, 통합당이 전멸하다시피 한 수도권만 예로 들어도 인천 중구동구강화옹진군에서 당선됐던 안상수 의원을 돌연 인천 미추홀구을로 옮기고 이 지역에서 무소속으로도 당선된 바 있는 윤상현 의원은 공천 배제시켜 당내 공천 갈등만 일으키고 결과적으로도 윤 의원이 당선돼 ‘잘못된 공천’이었단 것도 만천하에 밝혀졌다.
비단 이 지역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사례가 수없이 많다 보니 공관위가 공천을 잘못해 이번 4·15총선에서 패배하게 됐다는 게 이제 모든 보수 지지층의 공통된 의견이다. 즉, 이번 총선 참패로 인해 김 전 위원장은 보수 지지층에게 있어 공공의 적이 되었다.
20대 총선 공천 학살 원흉인 이한구 전 공관위원장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이라도 할 수 있으나 김 전 위원장은 그동안 자기 입으로 당 대표에게 전권을 위임 받아 당과는 독립적으로 공천을 하겠다고 수없이 기자들 앞에서 공언한 바 있다.
이제 와서 잘못된 공천을 했다는 평가를 받게 되자 황교안 전 대표의 의견을 들어주기 위해 노력을 했다는 등 남탓이나 하는 무책임한 발언을 내뱉고 있는데, 김 전 위원장은 양심이 있다면 통합당의 총선 참패에 대해 코로나19 탓하며 책임회피나 언론 플레이를 할 게 아니라 조용히 침묵하면서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