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겠다”
김혁규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겠다”
  • 장미란
  • 승인 2007.06.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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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규 출사표 집중취재

범여권의 대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어느 후보가 대선전에서 여권의 주역으로 떠오를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야권에 비해 턱없이 많은 인사들이 너도나도 대권도전을 표방하고 있어 이러한 궁금증은 더욱 깊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이 뒤늦게 대권도전의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 의원측은 6월28일 오전 여의도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17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대선출마 선언에서 ‘경제발전과 남북평화, 국민통합을 통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글로벌 시대에 맞는 국가경쟁력을 키워 우리나라를 세계일류 국가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힐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정권재창출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을 계승·발전시키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범여권의 대통합을 통해 반드시 정권재창출을 이룩하자”고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이른바 친노인사로 분류되는 이해찬, 한명숙, 김혁규 세 주자가 모두 대선 행보를 공식화하게 됐다.

DJ와 盧의 심중인물 김혁규, 이해찬, 한명숙으로 압축
김혁규 역할론 3가지…“대선에서 중요한 역할 할 인물”


범여권 대선구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전까지의 대선구도가 한나라당을 중심축으로 흘러갔다면 여권의 제 정파들 간에 대통합 논의가 가시화되면서 여권에서도 유력 예비후보들의 행보가 보다 구체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진 않으나, 이러한 미묘한 시점을 맞아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이 고뇌 끝에 출사표를 던지기로 결단을 내린 것은 나름대로 그 의미가 크다고 보겠다.

“대선에서 중요 역할 할 것”

범여권에서 진즉부터 유력 예비후보로 지목되던 인물들은 그 수가 적지 않다. 강금실, 김두관, 김혁규, 손학규, 신기남, 유시민, 이해찬, 정동영, 천정배, 한명숙(가나다 순)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을 때부터 “누가 DJ와 노무현 대통령 두 사람의 심중에 함께 든 인물이냐”를 가리기 시작했다. DJ나 노무현 대통령의 마음에 같이 들어야 차기정권을 창출할 확률이 높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정치분석가들은 “DJ가 고른 인물과 노 대통령이 고른 인물이 달라서는 결코 정권재창출을 이룰 수 없다”고 말한다. 한쪽만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다른 한쪽에게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다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공통의 조건을 충족시킬 범여권 후보들은 두말할 필요가 없이 김혁규 의원과 이해찬 전 총리, 한명숙 전 총리로 압축된다.
이들 3인중 현재 가장 높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인물은 단연 이해찬 전 총리다. 이 전 총리는 국민의 정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남다른 신임을 받았는가 하면, 노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도 총리직을 맡아 노 대통령과 정책적 코드를 빈틈없이 맞춰왔다. 때문에 DJ와 노 대통령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경제발전·남북평화·국민통합…행복한 대한민국 만들 것”
“지도자는 결단 내리는데 결코 주저함이 있어선 안된다”


한명숙 전 총리도 참여정부에서 최초의 여성 총리로서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다. 한나라당에서 경선 결과 ‘박근혜 후보’로 결정이 난다면 한명숙 전 총리의 위상은 급격히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맞춤형 후보’라는 위상 변화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들 두 사람에게도 부족한 점은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두 사람 모두 영남표를 끌어오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까지 ‘호남 ? 충청 연대’를 ‘필패카드’로 규정, 영남과 호남의 연대를 전제로 영남판을 뒤흔들 ‘제2의 이인제’가 나타나서 영남표를 크게 잠식해줘야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지역주의 타파를 줄곧 외쳐온 노대통령 입장에서는 호남과 충청의 연대는 ‘지역주의로의 회귀’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노 대통령이 ‘영남후보’를 마음속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영남에 유력한 후보를 세울 수 없는 상황이라면, 노대통령은 영남을 흔들어 한나라당 표를 잠식할 제3의 인물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 같다. 지난 6월8일 원광대에서 ‘제2의 이인제’를 부르짖은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친노 진영에서 영남후보로 나설 수 있는 인물은 김혁규 의원과 유시민 전 장관 등이다. 하지만 유 전장관은 아직까지 대선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나온다고 해도 영남 표를 한나라당의 후보와 여권의 김혁규 의원이 나눠가질 것이기 때문에 별다른 득표를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김혁규 의원은 범여권의 PK(부산·경남)맹주를 자임할 정도로 영남에 뿌리 깊은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관선 경남도지사를 비롯해 민선도지사를 세 번이나 연임하는 동안 영·호남 교류를 이뤄낸 것도 무시 못 할 업적이다. 지금 그를 지지하는 그룹들이 그 당시 영·호남 교류를 다진 단체들이라는 점이 그에게는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 의원 자신도 친노 성향 대선주자 중 한 사람인데 대통령의 의중을 알고 있는가란 질문에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영남서 35% 정도의 표를 얻으면 대선에 이길 수 있다는 말을 했는데 그 적임자가 누구라고 보는가”라고 반문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혁규의 역할론 3가지

김혁규 의원에게는 ‘역할론’ 3가지가 항시 따라다닌다. 김 의원이 대선출마를 공식화하면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역할론’에는 그가 대선에서 중요한 영향을 할 것임을 미뤄 짐작케 한다. 한 정치권 인사는 “김혁규 의원의 첫 번째 역할은 열린우리당과 마지막까지 함께하며 이해찬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김혁규 의원에게는 이해찬 전 총리에 비해 당내 경선력이 조금 뒤떨어짐으로 올해 대선에서는 ‘킹메이커’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당내 지분이 적은 그로서는 아쉬운 일일 수밖에 없지만 이 전 총리가 충청-호남 연대를 이루면 그가 영남을 책임져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노 대통령이 충청-호남 연대에 대한 불가방침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러한 역할론은 상당부분 의문을 갖게 한다.
두 번째 역할론은 “김혁규 의원이 탈당해 ‘영남신당’을 창당하고 ‘제2의 이인제’를 자임하는 것”이다. 이 전 총리가 후보로 나서도 영남 표를 한나라당 후보에게서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빼앗아 오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에 김 의원이 ‘이인제’의 역할을 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상대당 후보로부터 영남 표를 빼앗는 ‘뺄셈의 정치’가 펼쳐지는 셈이다.
하지만 두 번째 역할론도 김 의원이 ‘영남신당’ 창당설을 강하게 부인함에 따라 힘을 잃고 있다. 김 의원은 영남신당 창당설과 관련해 “말이나 되는 것이냐”며 일축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철학이 지역구도 타파이고 굳이 이와 연관 짓지 않더라도 지역당 출현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단호하게 ‘영남신당설’을 부인했다.
마지막 역할론은 ‘김혁규 대안론’이다. 이 전 총리가 친노세력을 중심으로 한 예선경쟁력은 높다 치더라도 그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을 염두에 둘 경우 본선경쟁력이 크게 뒤떨어진다는 점에서, 그 대안은 김혁규 의원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마지막 역할론이야 말로 ‘김혁규 히든카드설’과 맞닿아 있다는 정치권의 분석이 나돌기 시작하면서 힘을 얻고 있다.
한 여권인사는 “당초 김혁규가 이해찬을 밀어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해찬은 스스로가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가 앞으로 나선 것은 친노세력의 결집을 위해서이며 결집된 세력은 유력 후보에게로 넘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그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 바로 김혁규 의원이라는 것이다. 유일하게 영남 표를 끌어올 수 있는, 그래서 본선경쟁력이 가장 높은 인물로 평가되는 김혁규 의원이 새삼 주목받는 이유인 것이다.

화합 이끌어 낼 것

김혁규 의원은 출사표를 던지기에 앞서 “경제발전과 남북평화, 국민통합을 통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웠다.
그는 성공한 기업인 출신의 정치인이라는 장점을 살려 글로벌한 국제감각과 중도실용적인 정책노선을 기치로 내세우며 범여권의 다른 주자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세계 경제의 심장부인 뉴욕에서 이뤄낸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세계에 제2의 경제도약이라는 한국의 또 다른 신화를 창조하는데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올 대선에서 최대 이슈는 경제비전인 만큼 해외에서 기업을 운영하며 자수성가한 김 의원의 실물경제 감각이 돋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또 그가 3선의 경남도지사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영남 지역민들의 표심을 움직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통합을 통해 영·호남의 화합을 이룰 국가지도자로 자신을 각인시키겠다는 것도 그의 목표다. 그는 이미 경남도지사 재임시절 영·호남의 단체들을 교류하게 함으로써 화합을 이끌어냈던 전력을 가지고 있다.
또 햇볕정책과 대북포용정책을 계승 발전시켜 남북경제공동체 구축론을 역설함으로써 그는 이미 DJ와 대북정책에 대한 코드를 맞춘 지 오래다. 거기다가 망국적인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호남인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섬으로써 영·호남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최적임자 자신을 내세우겠다는 전략이다. DJ와 YS의 화해방안도 그만이 이룰 수 있는 과제라는 것이다.
김혁규 의원은 ‘해피코리아 서남권 발대식’을 기점으로 호남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미 일각에서는 그를 지지하는 ‘해피코리아 광주·전남 정책자문교수단’이 1백여 명을 넘은 것을 두고 “식자층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며 앞으로 그가 호남에서 세를 넓히는데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중한 행보, 그러나…

하지만 그에게 약점이나 단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본선경쟁력은 높지만 당내 예선경쟁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한때 그를 노무현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기를 주저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그와 겨룰 인물들이 총리를 지내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정책적 코드를 맞춰온 것을 어떻게 뛰어 넘을 지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또한 다른 친노 대선주자들보다 늦은 출발에 대해서도 “너무 신중하다. 뜸 들이다 밥을 태우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했다. 이후 정가 일각에서 “그의 출마 선언이 늦어진 것은 청와대 윗선과의 내부조율 때문”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기는 했지만 역동적인 모습과 추진력에 대한 의문은 아직 남아 있다. “지도자는 결단을 내리는데 있어서 결코 주저함이 있어선 안된다”는 말은 그가 앞으로 두고두고 새겨야할 대목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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