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고발 없는 사익편취 제재는 이례적, 검찰이 엄중 수사해 박현주 등에 형사조치 취해야”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로 총수 일가가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며 미래에셋에 내린 제재와 관련해 시민단체가 ‘사실상 봐주기 제재’라고 비판했다.
공정위는 지난 27일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합리적 고려나 비교 없이 미래에셋컨설팅과 상당한 규모로 거래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킨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3억9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특수관계인과 주요 법위반 계열사에 대한 고발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28일 “공정위가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일가와 주요 법인에 대해 고발하지 않은 것은 형평성을 잃은 것이며 사실상 ‘봐주기 제재’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검찰이 공정위에 이 사건 고발을 요청하고 향후 수사를 통해 박현주 회장 일가의 개입여부를 밝혀내고 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조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수관계인의 위법성 정도가 지시에는 이르지 않는 관여로 법위반 정도가 중대하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에 박 회장 등을 고발하지 않았다는 공정위의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단지 공정위가 밝혀내지 못했거나 애초에 고발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 48.63%, 배우자 및 자녀 34.81% 기타 친족 8.43%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91.86%인 비상장기업으로 비금융회사다. 사건 당시 블루마운틴CC 및 포시즌스호텔을 운영하고 있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미래에셋 각 계열사가 거래하려는 골프장과 호텔에 대한 객관적·합리적 고려·비교 없이 그룹 차원에서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블루마운틴CC 및 포시즌스호텔과의 거래를 원칙으로 세우거나 사실상 강제했다.
그 결과 2015년부터 약 3년에 걸쳐 미래에셋 계열사들과 미래에셋컨설팅 간에 430억원에 이르는 상당한 규모의 내부거래가 이루어졌고, 미래에셋컨설팅의 주주인 특수관계인들은 골프장 사업 안정화 및 호텔 사업 성장이라는 부당한 이익을 얻게 됐다. 이는 블루마운틴CC 및 포시즌스호텔 해당기간 전체 매출액(1819억원) 중 23.7%에 해당하는 상당한 규모다.
자체 수익사업 비중이 높지 않았던 미래에셋컨설팅은 이를 통해 호텔시장 진입 후 단기간에 매출액(면세점, 카지노 등을 제외한 호텔 관련 사업부문 매출액) 기준 8위 사업자(2017년 기준)로 성장했고, 회사의 총 매출액도 2014년 176억원에서 2017년 1100억원으로 급성장하게 됐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러한 것(거래) 자체가 총수일가의 적극적인 의지가 없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며, 박 회장이 해당 사안에 대해 보고받고 묵인했다면 이는 곧 적극 관여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미래에셋에 대한 어떤 고발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공정위의 보다 적극적인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는 입장문을 내고 “보다 엄격한 준법경영 문화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이미 계열사 간 거래와 관련된 컴플라이언스 절차를 더욱 강화해 시행하고 있으며, 향후 공정위 의결서를 받으면 추가 시행할 사항이 있는지 적극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발행어음) 심사 재개와 관련해 필요한 작업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자본시장 성장과 경제 재도약에 핵심 요소인 모험자본 활성화에 더욱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