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궁’으로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하며 화려하게 안방 신고식을 치른 윤은혜. 이후 KBS 드라마 ‘포도밭의 그 사나이’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르더니 이번엔 남장여자로 변신해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월2일부터 방영될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윤은혜가 선보일 역할은 여학생들이 비명을 지를 정도의 꽃미남 ‘고은찬’. 하지만 알고 보면 걸걸한 목소리와 의협심으로 다져진 여자다. 윤은혜는 이번 배역을 위해 애지중지하던 긴 머리카락마저 싹둑 자르고, 노메이크업으로 촬영하고 있다. 그의 ‘쌩얼’이 그대로 노출되는 셈이다. 윤은혜의 연기에 대한 열정이 배역에 묻어나는 대목이다.

윤은혜는 ‘포도밭 그 사나이’ 이후 다음 작품의 선택이 쉽지 않았다. 이제는 뭔가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감이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고심한 끝에 그에게 낙점된 작품은 바로 ‘커피프린스 1호점’의 남장여자. 극중 배역을 위해 윤은혜의 남다른 노력은 그의 달라진 외모에서부터 엿볼 수 있다. 지난 6월26일 여의도 국민빌딩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윤은혜의 짧은 머리는 관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촬영할 때 로션 하나만 발라”
“머리카락을 자른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어요. 촬영 전 감독님과 제일 먼저 상의한 부분도 머리카락이었으니까요. 최근에 들어서야 예뻐졌다는 소리를 듣게 됐는데, 머리카락을 자른다는 것이 망설여졌죠. 하지만 워낙 역할이 마음에 들어서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딱 1주일 고민했어요. 이 역할을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짧은 머리가 아니면 안 되겠구나 생각이 들자 과감하게 포기했죠. 연기 경험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 믿고 있습니다.”
머리카락을 포기한데 이어 윤은혜의 변신은 계속됐다. 소녀가장으로 억척같이 살아가는 ‘고은찬’을 닮기 위해 살을 찌우고, 방송매체를 통해 남자들의 자세나 표정, 습관들을 두루 살펴봤다. 게다가 윤은혜는 여배우로서는 하기 힘든 ‘쌩얼’에도 도전했다. 시청자들에게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예뻐 보이고 싶은 욕심은 일찌감치 버린 상태다.
“촬영할 때 로션 하나만 발라요. 땀 흘리면 손으로 한번 쓱 닦고 말뿐 화장을 고치는 일이 없죠. 뾰루지가 나도 애써 숨기지 않아요. 뾰루지가 났다고 해서 화장으로 감쪽같이 감춘다면 그건 ‘고은찬’이 아니라 거짓말이 되잖아요. 외모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어요. 덕분에 아침에 좀더 잘 수 있어서 좋은걸요.”

함께 촬영하는 배우들도 윤은혜의 남장 노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상대 남자배우인 공유는 “천상 여자지만 카메라가 돌면 선머슴처럼 돌변 한다”며 “첫 대본연습에 남자같이 걸걸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래방에서 목소리까지 혹사시킨 열정이 예전보다 현재의 윤은혜를 더욱 예뻐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장기 없고 남동생 같은 느낌이 매력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청초한 역할 아직 때가 아냐”
전작에 이어 발랄한 캐릭터를 고수한 윤은혜는 “탐나는 역할도 많지만 욕심 부려서 소화하지도 못할 큰 역할을 하기보다는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다”며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많기 때문에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청초한 역할은 아직 때가 아닌 것 같아요. 밝은 캐릭터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재미있게 연기하고, 또 시청자들도 재미있게 드라마를 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멋있는 고은찬’이 되는 게 지금 제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