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18일 그날의 작전명 '화려한 휴가'
80년 5월18일 그날의 작전명 '화려한 휴가'
  • 이보배
  • 승인 2007.07.09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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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들... 끝까지 지켜주고 싶었다"

1980년 5월18일, 서럽도록 따숩던 봄날을 우리는 잊지 못한다. 30년의 세월이 흘러 새로운 세대들은 기억조차 못하는 일이 되버렸지만 잊을 수도, 잊어서도 안돼는 우리나라 현대사의 한 페이지임은 확실하다. 영문도 모른 채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애인을 눈 앞에서 잃어버린 광주시민들의 처절한 눈물. 5·18 민주화운동은 당시에는 피의 진압으로 패배했지만 이후 전개된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유신체제를 계승한 제5공화국 정권의 부도덕성을 만천하에 드러낸 증거를 제시하며 가슴을 울리는 민중항쟁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위해 흘렸던 피 눈물과 처절했던 아비규환의 역사가 스크린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

역사의 광풍 속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총을 들었던, 그러나 열흘 만에 잊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대작 <화려한 휴가>가 오는 7월26일(목) 드디어 관객들을 찾아간다.
총 1백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고 안성기, 김상경, 이요원, 이준기 등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화려한 휴가>는 한국 현대사에 치유되지 않은 상처로 남은 5·18 민주화 항쟁을 정면으로 다루며 제작 초기부터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2007년 최고의 화제작이다.

5월18일 작전명: 화려한 휴가

5월17일 비상계엄 전국확대로 휴교령이 내려진 전남대 정문 앞에서 5월18일 10시경 등교 중이던 전남대생들과 출입을 제지하는 계엄군이 최초로 충돌했다. 이에 전남대 학생들이 금남로에서 가두시위를 시작하자 오후 3시부터 작전명 ‘화려한 휴가’가 개시됐다.

3공수특전여단, 7공수특전여단, 11공수특전여단, 20사단, 31사단, 보병학교, 포병학교, 기갑학교 등 총 47개 대대 소속의 장교 4천7백27명, 사병 1만5천5백90명 등 총2만명 이상의 대한민국 국군이 이 작전에 동원됐다.

국군은 ‘대간첩작전’에 준해 각종 탄약을 휴대, 실제로 정부의 발포 허가를 받았고 항공기(무장헬기 포함) 30대, 전차 7대, 장갑차 17대, 차량 282대가 진압에 사용됐다. 이 작전으로 인한 희생자는 사망 207명, 부상 2392명, 기타희생 987명 (광주민주유공자 등록현황 2003년 1월31일)으로 집계되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추정치이며 현재까지도 정확한 집계는 발표되지 않고 있다.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 다는 것은 이야기의 사실성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라면 얼마나 완벽하게 표현해 냈느냐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재현하고자 하는 그 시대상을 세심한 부분까지 완벽히 반영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화려한 휴가> 제작진은 촬영을 앞두고 당시 국내외 언론 보도 기사 및 그 동안 방송된 관련 다큐멘터리를 모두 섭렵하는 등 방대한 양의 자료들을 토대로 철저한 고증을 통해 1980년 실제와 같은 세트를 제작했다. 또 5·18 생존자들을 직접 대면하고 1980년의 조각을 하나 둘씩 맞춰가며 그 날을 완성했다.

수년을 걸친 연구와 끊임없는 노력으로 1980년 5월의 열흘이라는 시간을 창조해냈으며, 갑작스런 사건 속에서 오로지 자신과 가족을 위해 무력에 투쟁했던 평범한 시민군의 이야기를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완성해냈다.

1980년 5월 광주, 완벽 재현

<화려한 휴가>는 이름만큼이나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실미도>를 통해 1천만 흥행배우로, <라디오 스타>를 통해 이 시대의 진정한 연기자로 인정받고 있는 안성기.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관객들에게 두 배의 감동을 주는 배우 김상경, 그리고 <외과의사 봉달희>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요원. <왕의 남자>로 젊지만 패기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이준기.

이 네 배우의 이름만 들어도 이 영화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얼굴의 주름까지도 연기를 하는 나문희와 어떤 역할이든지 감초로서 200% 몫을 해내는 박철민, 박원상. <야수>에서 지독한 악마로 드라마 <하얀거탑>에서는 서민적 변호사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는 손병호까지….

<화려한 휴가>는 최고의 캐스팅으로 1980년 5월18일을 재현해낸다. 당시 생존해있던 한 명의 광주시민이 되는 것은 연기가 아니라 삶의 일부라 입을 모아 얘기하는 이 훌륭한 배우들은 촬영했던 지난 5개월 동안 자신의 이름은 잠시 잊고, 1980년 광주에 살던 평범한 시민으로 자신을 기억했다.

5개월의 촬영, 100억의 제작비

제작당시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 영화팬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영화 <화려한 휴가>는 지난 2006년 7월 촬영에 들어갔다.

장장 5개월의 촬영기간 동안 1980년 5월의 열흘을 완벽하게 카메라에 담아냈고, 광주 북구 첨단 과학산업단지의 1만7천여평 부지에 제작된 금남로 세트장은 그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살리기에 충분했다.

총 1백억의 제작비가 들어간 <화려한 휴가>에는 금남로뿐 만 아니라 광주 시내 버스, 포니 택시에서부터 무력진압에 사용됐던 장갑차와 군용 지프 등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1980년을 이루고 있었다. 이에 금남로 거리에서 벌어지는 총격씬과 시위대의 모습은 마치 당시 뉴스속보를 보듯 생생하고 치열하게 그려진다.

<화려한 휴가>는 1980년 처절했던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만들어지는 역사 영화이기에 그 사실을 재현해내는 것도 중요한 몫이었다. 그러나 광주라는 지역에 살았던 이념도 사상도 모르는 무고한 사람들이 시민군이 되기까지, 그리고 시민군이 되어 무력진압군과 처절한 투쟁을 벌이기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담아내는 것 또한 큰 숙제였다.

이에 <화려한 휴가>는 열흘 만에 존재도 이름도 사라져 버린 그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이야기하기 위해 실존 인물들을 모티브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시민군 한 명 한 명의 사연은 27년 만에 영화 <화려한 휴가>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의 기억 속에 다시 자리 잡을 것이다. 또한 그 날을 재현한 스케일과 그들을 재연한 드라마는 함께 어우러져 대한민국 영화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길 걸작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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