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항에서 서쪽으로 45km, 선유도는 고군산군도의 맏이 섬이다. 고군산군도는 16개의 유인도, 4개의 무인도로 이뤄진 섬의 무리로 옛날에는 수군들이 머물던 군산진이었다고 한다. 섬들이 이루는 아름다운 장관의 고군산군도중에서도 선유도는 ‘신선이 노닐던 섬’이라는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비경을 뽐내고 있다.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 선유도
해가 가면 갈수록 선유도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횟집이 들어섰고 번듯한 숙박업소도 생겼다. 몇 년 전에 비하면 제법 활기가 느껴진다. 포구 어귀에 도착하면 손님을 맞으러 온 민박집 봉고차들이 줄을 서 있다. 도로가 좁아 외부차량은 운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길을 넓히면 해결될 일 아니냐”는 여행객의 말에 주민들은 섬이 망가진다고 손사래를 친다. 주민들이 이런 섬 사랑이 지금의 선유도를 만든 것이다. 해마다 여름이면 여행자들이 30만명 이상 찾지만 아직도 나이트클럽이나 다방 등이 없는 아름다운 섬이 바로 선유도다.
선유도에는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버스와 택시. 걸어서 섬을 둘러보기에는 섬이 넓기 때문에 선유도에서는 차량 대신 자전거를 이용한다.
무녀도와 선유도, 장자도가 연륙교로 이어져 있어 자전거가 아니면 섬 구석구석을 돌아보기 힘들다. 포구 어귀엔 기어가 21단까지 달린 MTB, 2인용 자전거, 어린이용 자전거 등 자전거 대여점이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로 섬을 여행하는 그 상쾌한 기분은 경험하지 않고서는 절대 느낄 수 없다.
선유도의 자랑거리, 선유8경
선유도에 왔다면 꼭 보고 가야하는 비경이 있는데 이름 하여 ‘선유8경’.

두 번째 비경은 ‘삼도귀범’. 섬주민들에게 항상 만선의 꿈과 기대를 안겨주는 것은 물론 세 섬이 줄지어 있어 모습마저 아름답다. 선인들은 이 모양이 돛배 3척이 만선이 되어 깃발을 휘날리며 돌아오는 형상과 같다 하여 ‘삼도귀범’이라 부른다.
또 선유도는 신시도 해발 199m의 월영봉이 또 하나의 절경을 이루고 있다. 가을철에 신시도 앞바다를 지날 때면 월영봉의 단풍이 한국화 병풍을 보는 듯하다고 하여 이름 지어진 ‘월영단풍’이 선유도의 세 번째 비경이다.
네 번째로 ‘평사낙안’을 꼽는다. 선유도 마을 뒷산에서 망주봉을 바라보면 은빛의 모래사장인 모래톱이 보이고 가운데에 팽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이 모래톱의 모양이 위에서 바라보면 마치 내려앉은 기러기 형상과 같다 하여 ‘평사낙안’이라 불려졌고 선유8경중 하나가 됐다.
선유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명사십리’가 선유도의 다섯 번째 비경이다. 선유도해수욕장의 백사장 제방둑에는 해당화가 만발하고 아름드리 소나무가 무수히 많았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명사십리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실제 십리(4㎞)는 되지 않는다. 투명하고 유리알처럼 고운모래가 십리에 걸쳐 깔려있는 모습은 달밝은 밤에 보면 더욱 이채롭다.
여섯 번째 ‘망주폭포’. 선유도의 망주봉은 바위로만 이루어진 2개의 산봉우리가 마주보고 있는 것처럼 북쪽을 향해 서있다. 젊은 남녀부부가 임금님을 기다리다 그만 굳어져 바위산이 되고 말았다는 전설이 있는데 해발 152m의 이 봉우리가 여름철에 큰비가 내리면 큰 망주봉에서 7∼8개의 물줄기가 폭포처럼 쏟아져 장관을 이룬다.
‘장자어화’는 고군산도민의 자랑이었고 이 곳이 황금어장이었다는 징표이다. 과거에는 선유도 본 마을 뒤에 있는 장자도를 중심으로 이 곳에서 많이 나던 조기를 잡기 위해 수백척의 고깃배들이 밤에 불을 켜고 작업을 하면 주변의 바다는 온통 불빛에 일렁거려 장관을 이루었다. 지금도 주변에 어장이 형성되면 볼 수 있지만 자주 보지는 못한다.
선유도의 마지막 비경은 바로 ‘무산십이봉’. 고군산의 방벽 역할을 하는 방축도와 말도 등 12개의 봉우리가 마치 투구를 쓴 병사들이 도열해 있는 모습을 닮아 ‘무산십이봉’이라 이름지었다. 선유봉에 올라 이 곳을 바라보면 하나의 병풍 또는 적을 막기 위해 배치된 무사들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