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강은 물길과 산세가 험해 사람의 접근이 어려워 생태환경이 잘 보존되었을 뿐만 아니라 구석구석에 볼만한 비경이 숨어 있다. 왼쪽으로 돌아쳤는가 하면 오른쪽으로 돌아치기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물길이 돌아치는 곳마다 깎아놓은 듯한 절벽이 있고, 그 안쪽에는 다시 여러개의 자연 동굴이 생성돼 신비로움을 더한다.
자연의 위대함 ‘만끽’
‘둥글바위’는 동강 가운데 우뚝 솟은 너럭바위로 자연암이라고도 한다. 이름 그대로 둥그런 바위가 동강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어서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주변의 물살이 잔잔한 반면, 강폭은 제법 넓다. 강변은 자갈 밭으로 주변이 꽤나 넓다.
‘만지’는 한 때 동강댐 예정지로 거론됐던 곳. 유속이 세지 않고, 주변 경치가 수려해 호수처럼 느껴지는 나루터다.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가득하다는 데서 ‘만지(滿池)’로 이름지어졌다.
‘황새여울’과 ‘된꼬까리’는 동강 래프팅 코스 중에서도 물살이 급하기로 유명하지만 멀리서 경치를 바라보며 여울을 지나는 물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가슴은 탁 트이고 마음은 고요해진다.
햇살에 비친 물고기 비늘이 비단처럼 아름답다는 뜻의 ‘어라연(魚羅淵)계곡’은 전형적인 감입곡류 하천. 문화재청 지정 명승지인 ‘어라연계곡’에서는 어름치, 수달, 원앙, 비오리 등 다양한 동물을 직접 만날 수 있다.
트레킹 명소인 백운산 능선에서 나래소를 바라보노라면 자연의 힘이 위대하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본래 S라인으로 휘어져 있던 물줄기가 시간이 가면서 직선으로 뚫리게 된 경치를 구경할 수 있기 때문. 150m 높이의 파랑새절벽, 천연기념물 206호로 지정된 백룡동굴 등도 동강유역에 위치해 있다.
노를 저어가며 스트레스 ‘싹’
1960년대 후반 미국 그랜드 캐년의 여행사들이 여행객을 실어나르기 위해 뗏목을 사용한 데서 비롯된 래프팅은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여름철 대표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래프팅은 스탠더드래프팅과 급류타기를 의미하는 화이트워터래프팅으로 세분화된다.
‘래프팅’ 하면 ‘동강’, ‘동강’ 하면 ‘래프팅’이라고 할 정도로 동강은 빼어난 주변 경관과 풍부한 수량으로 우리나라에서 스탠더드래프팅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특히 급류가 없는 잔잔한 평수(平水)인 동강은 노를 저어가며 주변의 경치를 즐길 수 있어 초보자에게나 프로에게나 ‘강력추천’되는 코스다.
특히 동강은 영월, 정선, 평창으로 이어지는데 강 유역을 중심으로 뗏목문화가 발전했다. 가히 ‘전통적 래프팅’과 ‘현대적 래프팅’의 명소라 할만한 동강의 래프팅코스는 평균적으로 10km 내외. 문산나루터와 진탄나루터에서 각각 어라연을 지나 섭새로 가는 10km 구간, 14km 구간이 주 코스로 꼽힌다. 7시간 정도의 장시간 코스를 원한다면 고성리에서 출발해 진탄나루터-어라연-섭새를 잇는 30km 구간도 추천할 만하다.
동강전망대, ‘백운산’ 트레킹

하지만 산세가 가파른 편인 백운산은 풍경을 즐기며 산책을 한다는 의미의 트레킹보다는 험준한 산을 오르는 등산의 개념으로 가야 한다. 특히 옥수수밭이 발길을 막고, 산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위험 표지가 길을 막고 있어 여간 지치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일단 ‘전망대’ 근처로 가면 갈수록 과연 ‘동강전망대’라는 다른 이름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머리를 채운다. 발 아래 절벽 끝에 보이는 동강의 풍경을 보는 느낌은 래프팅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시원함이다.
마침내 정상으로 올라 마주한 ‘저 아래 세상’은 이제껏 보아온 세상과는 딴판으로 보인다. 산 아래 강줄기가 산자락을 따라 도는 사행천(蛇行川: 뱀이 지나가는듯한 냇가의 모양)풍경과 멀찌감치 솟아오른 함백산을 바라보는 일은 정상(882.6m)까지 4시간 남짓 시간을 들여 즐길 수 있는 맛깔나는 신선놀음이라 할 만하다.
이 정도 시간을 들이기가 부담스럽고 험준한 코스가 영 내키지 않는다면 삼림욕 하는 기분으로 2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를 이용해도 된다. 단지 등산로가 동강을 따라 급경사와 벼랑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어 4시간 코스나 2시간 코스나 마음의 준비는 같은 수준으로 하고 가야 한다는 점만은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