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증조모 묘에서 정점을 이루고 급전직하 떨어지는 모습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묘…‘천하의 명당’에서 가장 안 좋은 자리
“이해찬 부친묘 왕기 흐르고 제왕이 나올만한 기를 내는 자리”
풍수술사 “손학규 부모묘 어떤 평이든 대권 운운은 거리 멀어”
후보들의 각축전이 치열하다. 연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간 치열한 공방이 진행되고 있고, 한편에선 이해찬 전 총리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약진도 두르러지고 있다. 또 한편에선 김혁규 전 지사와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도 복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일각과 세간에선 ‘누가 대권 운을 타고 났는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조상 덕을 톡톡히 볼 주인공 찾기가 심심치 않게 회자되고 있다.
‘왕기(王氣)’ 흐르는 명당 찾아라
지난 20일 실시된 SBS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51.5%다. 아직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대표주자인 이명박-박근혜 역시 치열한 검증공방에도 지지율은 큰 흔들림이 없는 모습이다. 그러면 이명박과 박근혜 중 좋은 선산 묘소 평가를 받고 있는 장본인은 누구일까.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 후보의 선영 중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부모묘이며 그 다음은 조부모, 증조부모묘다. 그중 증조부모묘에 대한 평가는 그지 좋지 않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답사할 만큼 유명한 곳이 되었지만 대부분의 지리연구가들은 용세도 볼품없고 묘소의 꾸밈도 초라하기 짝이 없으니, 한결같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비록 주변 전망이 좋을지라도 지기가 흐르지 않는 산비탈 가파른 곳에 쓴 것으로 혈장도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이도 있다. 이 후보의 증조모묘에 대해 지종학 풍수지리연구소장은 “증조모묘는 봉우리 정점부터 끝나는 지점까지 이어지는 맥선의 정중심에 앉아 있으며 비록 주변은 군인 참호 등으로 파헤쳐져 어수선하지만 묘가 있는 지점만큼은 통통하고 깨끗한 덩어리 땅이며 이전까지의 추하고 지저분한 용세와는 확연히 대비된다”고 평했다. 또한 그는 묘 좌측의 작은 가지는 묘를 향해 깊숙이 감아주며 우측은 길고 큰 능선이 되어 골바람을 막아준다고 해석했다.
이 전 시장의 부모묘에 대해 지 소장은 “규칙과 질서가 전혀 없는 중구난방의 요란한 모습이며 이곳의 묘는 그렇듯 무질서한 능선의 옆구리에 쓰였는데 매우 습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편 청룡은 달아나고 물은 수습하지 못하는 지세인데 그 모습이 흉하였는지 묘 앞에 작은 저수지를 조성해 물을 가뒀고 그 물빛 또한 누런빛으로 탁하기 그지없다. 무엇하나 이로움이 없다”는 해석을 내렸다.
이어 “세상 모든 것에 음양이 있고 달도 차면 기운다고 하였는가. 이 후보의 선영은 증조모의 묘에서 정점을 이루고 급전직하 떨어지는 모습”이라며 “물론 그 정점이 어디까지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러한 묘의 진행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선영에 물 흐른다?
박근혜 후보의 선영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묘는 풍수적으로 어떨까. 동작동 국립묘지는 ‘조선 최고의 명당’으로 꼽힌 곳이다. 원래 이곳은 ‘동작릉’이라는 왕릉이 있던 자리다. 동작릉의 주인은 중종의 후궁 창빈안씨로 1549년 10월 창빈이 죽자 처음에는 경기도 양주 장흥 땅에 모셨다가 터가 좋지 않아 이듬해 동작릉으로 이장을 하게 된다. 창빈이 안장한 후 창빈의 손자 하성군이 태어났고 왕위를 이어 선조가 되자 동작릉은 천하의 명당으로 알려지게 됐다는 풍수가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천하의 명당 안에서 정작 박 전 대통령 부부가 영면하는 자리는 가장 안 좋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풍수술사 손석우씨는 ‘터’라는 책에서 “육 여사 무덤자리는 머리카락이 자라고 손발톱이 자라는 냉혈로 물이 가득 차 있다”고 해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손씨는 1995년 당시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선영을 용인에 잡아주면서 ‘남북통일을 주도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올 터’라고 예언하기도 한 사람이다. 임응승 신부도 저서 ‘수맥과 풍수’에서 “광중에 물이 찼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한 풍수전문가는 “무덤에 물이 찬다는 것은 풍수의 금기사항”이라며 “그러나 땅 밑의 일은 파보지 않는 한 증명될 수 없기 때문에 그곳에 실제로 물이 차는지는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육안으로 이곳 형세를 살펴보면 지맥이 연결되지도 않았고 좌우를 가까이서 감싸주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장남식 풍수역학연구소장은 “배경도 없고 등을 기댈 곳도 없는 외로운 자리다. 다만 무덤 앞의 장군묘역이 안산의 몫을 아름답게 하는데, 이들의 조회를 받을 뿐”이라고 평해 구체적인 지지나 후원 세력보다는 그저 손님들의 지지나 조회만을 받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해찬 선영 ‘왕기흐른다’
범여권 후보 중 친노 대표주자 자리를 꿰찬 이해찬 전 총리는 선영이야기에 자신감이 넘친다.
이 전 총리는 지난 6월 고향인 충남 청양군 대치면의 선영을 찾았다. 이때 자신을 환영하기 위해 나온 송인창 한국동양철학회장(대전대학교 철학과 교수)에게 아버지의 묘소가 좋은 자리냐고 물었던 것. 송 교수는 “왕기가 흐르고 제왕이 나올만한 기를 내는 자리”라고 답했으며 풍수가 일각에서는 이 전 총리의 부친묘가 상당히 좋은 곳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 풍수가는 “일견하거나 사진을 보면 아무것도 아닌 산의 옆일 뿐이라고 생각되지만 주산과 용의 흐름을 보면 범상치 않은 지역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지종학 소장은 “지난해부터 이해찬 전 총리의 부친묘에 대한 많은 정보를 보고 듣고 했기에 많이 실망하던 참”이라며 “주산과 용세를 최우선으로 따지는 입장인데, 이곳은 고전풍수의 이론과는 전혀 동떨어진 곳”이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어 “묘소 뒤편에 봉우리가 없다. 당연히 맥이 없는 곳으로, 단순히 좌청룡 우백호만을 따지는 반풍수의 전형”이라며 “약 이렇듯 급경사지에 큰비가 온다면 하나도 온전치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부모묘는 파주시 광탄면 ‘천주교 종로성당 나자렛묘원’ 안에 있다. 이 자리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편안한 땅’이란 지적도 있고 ‘사람의 두 다리 분기점, 즉 생식기에 해당하는 자리로 보고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어느 평가든 대권 운운하기에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풍수술사들의 의견이다. 또한 손 전 지사측은 ‘가족회의’ 끝에 생가와 그 윗대 선영을 공개하지 않아 더 이상의 평가는 이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