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고무줄 나이 “조사하면 다 나와~”
연예인 고무줄 나이 “조사하면 다 나와~”
  • 소미연
  • 승인 2007.08.06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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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은 ‘나이’다. 연예계 데뷔와 함께 평균적으로 2~3살은 낮춰 소개하는 게 보통. 실제 나이와는 다른 나이를 공식 프로필로 표기해 ‘방송용 나이’라 일컬었다. 한때 연예계에서는 ‘2살 낮추는 것은 기본, 4살은 애교, 6살은 도전’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하지만 이 같은 연예계 관행에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시청자들을 우롱하고, 공인으로서 갖춰야 할 자세를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한 케이블 방송사는 연예인들의 실제 나이를 공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영했고, 이로 인해 최근 연예계는 ‘고무줄 나이’로 논란이 뜨겁다.


“데뷔 당시 나이 한 두 살 줄이는 게 보편적인 일” 해명

10살 속인 연예인 발견돼 시청자 아연실색, 불신 초래



▲ 연예인 최강 고무줄 나이로 손꼽힌 가수 미나.
시청자들에게 ‘방송용 나이’가 깊게 인식된 사건은 지난 2003년 7월에 발생한 연기자 윤다훈과 김정균의 폭행사고다. 당시 윤다훈과 김정균은 ‘방송나이’와 ‘실제나이’ 시비로 인해 싸움이 벌어졌고 결국 법정에까지 섰다.

윤다훈은 술자리서 만난 김정균에게 “출생신고가 잘못돼 호적상에는 67년생으로 돼있지만 실제로는 64년생”이라고 밝혔고, 김정균 역시 이에 질세라 “방송계에서 68년생이라 말해왔지만 실제는 65년생”이라며 형과 아우를 두고 다퉜다.

이로 인해 윤다훈은 징역 10월, 징행유예 2년, 1백20시간 사회봉사 선고를 받았고, 김정균도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60시간 사회봉사를 선고받은 바 있다.

미나 “서른 넘겨한 데뷔 창피해서”


이로써 시청자들은 연예계 ‘방송용 나이’의 실체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 시청자들 역시 연예계에 나이를 2~3살 낮춰 데뷔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바는 아니었지만 연예인들 간의 나이 공방으로 인한 폭행시비는 시청자들은 물론 다른 연예관계자들도 충격적이었다.

이후 인터넷 발달과 함께 누리꾼들의 활성화로 연예인들의 실제나이는 속속히 드러나곤 했다. 학교 졸업년도와 지인들의 인터뷰 방송 내용을 분석하는 데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 것. 하지만 여전히 해당 연예인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방송나이를 끝까지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방송용 나이’가 다시 한 번 여론에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지난 7월 연기자 김세아의 음주 사고였다. 경찰 조사 도중 김세아는 시청자들에게 알려진 나이보다 3살 위인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아야 했다.

반면 현영은 방송 도중 공개적으로 실제나이를 밝혀 우려했던 것과 달리 솔직한 고백에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특히 월드컵 가수 미나는 지난 7월 4집 앨범을 발표하며 지금까지 알려졌던 78년생이 아닌 72년생으로 밝혀 시청자들을 또 한 번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나이 서른을 넘겨 데뷔하는 것이 창피했다”고 밝혔다. 실제나이 보다 6살이나 낮춰 데뷔한 것으로 드러나자 연예계 최강의 고무줄 나이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송나이로 무려 10살을 낮춰 데뷔한 연예인이 누리꾼들에 의해 다시 재발견돼 시청자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지난 1998년 인기 그룹 ‘베이비복스’ 2집의 수록곡 ‘야야야’로 활동했던 이가이(본명 이희정).

당시 실제나이가 30세이었으나 20세로 시청자들에게 소개했다가 누리꾼들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탈퇴 했다. 탈퇴한 이가이 대신 베이비복스에 합류한 멤버가 바로 당시 중학교 3학년 학생이었던 윤은혜다.


여론 66.4% “실제 나이 밝혀야”


하지만 이 같은 연예계의 고무줄 나이 논란에 정작 연예인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없다. 방송사가 한 살이라도 어린 연예인들을 선호하고, 나이가 많으면 감각이 떨어진다는 대중의 선입견과 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 이유다. 나이를 속였다가 뒤늦게 밝혀진 사례 역시 단순히 ‘재수가 없었다’고 치부하기 일쑤다.

만능 엔터테이너 엄정화는 “데뷔 당시 나이 한 두 살 줄이는 게 지극히 보편적인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연예계 관행에 국민 상당수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S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앤조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20대는 ‘연예인도 공인인 만큼 떳떳하게 실제 나이를 밝혀야 한다’는 의견에 50.7%가 찬성, 49.3%가 반대의견을 보이며 방송나이 사용에 비교적 관대한 입장을 보였지만, 전체의 절반을 넘은 66.4%가 반대했다. 시청자들을 우롱하고, 공인으로서 갖춰야 할 자세를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우세다.

반면 ‘연예계 현실을 감안할 때 방송용 나이 사용을 이해한다’는 의견은 28.6%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예 관계자들은 지금과 같은 연예계 구조에서는 학력과 나이를 속이는 사례가 앞으로도 계속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명 기획사의 매니저 A는 “10대 연예인들이 수두룩한 국내 방송사 상황 속에서 30대라고 하면 누가 캐스팅을 하고 출연시켜 주겠냐”며 “최근 중견연기자의 활동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여배우가 나이 서른을 넘기면 배역의 한계를 느끼게 되는 것은 어쩔 수없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윤미래, 김완선 나이 올려 데뷔


한편, 연예인의 고무줄 나이로 화제를 모은 케이블 tvN ‘이뉴스’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지난 7월 후속편이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프로필 상 나이를 줄인 연예인들의 실제나이를 공개했다.

이로써 배우 김수로와 조은숙은 73년생에서 70년생으로, 가수 마야와 렉시도 79년생에서 각각 76년, 77년생으로 밝혀졌다. 또 DJ DOC의 이하늘은 74년생에서 71년생으로, 김현정은 78년생에서 76년생으로 드러났다.

‘이뉴스’는 이와 함께 나이를 오히려 부풀린 연예인도 소개했다. 가수 윤미래가 대표적인 사례. 그는 지난 1996년 그룹 ‘업타운’으로 데뷔할 당시 13세라 3살을 부풀려 16세로 무대에 섰다.

나이 때문에 무시를 받거나 음악성에서 평가절하를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어쩔 수 없이 나이를 올렸던 것. 고등학생 때 데뷔한 가수 김완선도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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