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국정감사가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이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놓고 여야가 치열한 기 싸움을 이어가기 시작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11월 안에 공수처장 임명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추천위원 추천은 하겠다면서도 밀어붙이는 식의 인사엔 반대한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26일까지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선정하지 않으면 야당 추천권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은 공수처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장 추천은 추천대로, 공수처법 개정안은 개정안대로 트랙을 나눠서 간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대변인은 “이번 주까지는 공수처장 후보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 11월 안에 공수처를 출범시키는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고 역설했는데, 국민의힘에서 내정한 2명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들에 대해 이낙연 대표가 이날 우려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야당 추천위원에 문제가 있다고 배제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지연이라 일단 일정을 그대로 갖고 갈 것”이라고 기존의 야당 추천위원 수용 가능성을 열어 놨다.
이는 이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천위가 구성되는 대로 처장 임명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고 공언했을 뿐 아니라 김태년 원내대표도 “추천위원을 내정한 야당 의도를 두고 설왕설래가 있지만 미리 판단하지 않겠다. 시간 끌기 한다거나 꼼수 정략으로 나온다면 의회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을 만큼 무엇보다 ‘신속 처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일찍이 김종민 최고위원도 지난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11월 안에 처장 임명을 마무리하는 게 바람직하고 26일까지 국민의힘이 답하지 않으면 공수처법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야당에 배정된 추천위원 2인을 강제적으로 빼앗겠다고 개정안을 내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자 내일 오전까지 두 사람의 추천위원을 추천하려 한다”고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지금 추미애 장관이나 조국 전 장관처럼 편향적이고 자격이 없는데도 밀어붙이는 인사라면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고 여당에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가장 중립적이고 독립적으로 야당과 구민이 믿을 수 있는 후보를 추천하면 저희도 동의하겠다”며 “독립성과 중립성을 의심받아 거부당해 상처 입는 일이 없도록 처음부터 중립·독립적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는 흠 없는 사람을 민주당이 제시하길 요청한다”고 역설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같은 당 성일종 비대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는 공수처가 아니라 떳떳한 공수처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라임·옵티머스 특검 도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여당을 몰아붙이기도 했는데, 지난 23일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에게 조사해 이날 발표한 라임·옵티머스 수사방안 여론조사 결과(95%신뢰수준±4.4%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도 특검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43.6%)이 공수처 출범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38.9%)보다 오차범위 안에서 우위로 나오고 있어 야당의 압박이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