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에 헤딩’해 한국 SF영화 개척 “영구가 해냈다”
‘맨땅에 헤딩’해 한국 SF영화 개척 “영구가 해냈다”
  • 소미연
  • 승인 2007.08.14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디워’로 인생역전한 심형래 감독

최근 한국 영화계는 ‘디워 신드롬’으로 들썩이고 있다. ‘디워’의 평가에 대해 한국형 최초 SF블록버스티라는 극찬과 작품성 부재 및 애국심 마케팅으로 인한 술수라는 비난이 연일 논란의 중심으로 등장하면서 오히려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 심 감독은 오는 9월 영화 개봉을 준비 중에 있다.
개봉 9일 만에 전국 관객 4백만명을 넘어서는 기록을 보이면서 흥행에 가속도가 붙은 상태. 논쟁이 뜨거워질수록 ‘디워’를 찾는 관람객들은 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지난 8월9일 MBC ‘100분 토론’에서 ‘디워, 과연 한국영화의 희망인가’라는 주제로 열띤 논쟁이 있은 직후 누리꾼들의 관심은 폭주상태다.

이날 방송에는 진중권 문화평론가의 무자비한 혹평에 시청자 게시판에는 방송 다음날인 오전까지 1만건이 넘는 글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 대게가 심 감독을 옹호하며 영화에 대한 비판을 격분했다.

하지만 심 감독 본인은 이 같은 평론가들의 맹비난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SF영화 안된다고 하는데 난 이런 걸 깨고 싶었다. 어떤 영화평론가는 CG(컴퓨터그래픽)는 좋지만 스토리는 엉망이라고 혹평했는데 ‘디워’는 이무기가 용이 되는 것이 스토리다. 미국영화 ‘쥬라기 공원’도 뻔한 스토리 아니냐”며 특유의 익살로 받아넘겼다.

심 감독이 본격적으로 영화 사업에 나선 것은 지난 1993년, ‘영구’로 개그계에 데뷔한지 11년 만에 ‘영구아트’ 영화사를 설립하여 지속적으로 SF영화의 연구개발에 힘썼다. 한국의 SF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당시 심 감독은 ‘맨땅에 헤딩’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개그맨으로서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심 감독은 미련 없이 개그계를 뒤돌아섰다.

이렇게 해서 그가 첫선을 내보인 작품은 ‘용가리’다. 국내에서 지난 1999년 7월 개봉해 1백52만명이 관람했다. 기대와는 달리 평가절하였고, 충무로 순수혈통이 아닌 개그맨 출신 영화감독이라는 편견에 또 한 번 무너져야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불굴의 정신을 인정받은 심 감독은 ‘신지식인 1호’라는 명예를 안으며 재도약의 시기를 맞이했다.

그리고 2007년 8월. 6년여에 걸친 제작기간으로 제작비 총 3백억원을 쏟은 ‘디워’가 야심차게 개봉됐다. 한국기술로 탄생해낸 CG효과의 결정체였다.

이를 본 많은 관람객들은 한 우물을 파는 심 감독의 장인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간의 서러움을 떨쳐버린 심 감독은 조만간 언론사와 공식적인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평론가들의 혹평과 달리 많은 사람들은 ‘디워’가 한국영화의 희망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화전문 사이트 ‘맥스무비’가 실명이 확인된 누리꾼 2천9백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76.2%인 2천2백40명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