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테마주는 대권정국의 축소판?
대선테마주는 대권정국의 축소판?
  • 이보배
  • 승인 2007.08.20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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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주 ‘약진’, 박근혜주 ‘답보’, 이해찬·손학규주‘기지개’

최근 증권가에서 최대 화두는 ‘대선테마주’다. 대선정국이 뜨겁게 달궈지면서 대권주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주식들이 ‘널뛰기’를 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까’란 국민적 관심이 ‘어느 기업이 덕을 볼까’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의 관심과 심리를 반영하듯 대선테마주들은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만큼이나 요동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때문에 증권가 일각에선 ‘대선테마주를 읽으면 대권을 거머쥘 사람이 보인다’는 우스개 소리도 회자된다. 그만큼 이들 주식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의미다. 그러면 어떤 대선테마주들이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서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을까. <시사신문>에선 그 향방을 좇아봤다.

한때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는 활황을 보였던 주식시장에서 대선테마주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것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경선레이스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이후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경합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이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주식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 정치권의 판세에 따라 증권가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다. 이른바

출사표 던지자 ‘껑충’

그러면 대권주자들과 대선테마주는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을까.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은 지난해 10월1일 대선후보 경선 출마선언을 했다. 그러자 박 전 대표의 동생 박지만씨가 최대주주(46%)인 EG의 주가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9월29일 1만2천5백50원(종가 기준)이었던 주가가 다음거래일인 10월2일 가격제한폭인 1만4천4백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계속 상승세를 탄 EG의 주가는 10월17일 장중 1만9천7백50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불과 9일만에 7천2백원(57.37%)이나 껑충 뛴 것이다.

이후 횡보하던 이 주식은 박 전 대표가 대권도전을 선언한 올 6월11일을 기점으로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연일 가격제한폭까지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불과 7일만에 52주 최고인 3만6천1백50원을 기록했다. 두 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이후 꾸준히 2만원대에서 요동치고 있는 중이다.
이 전 시장 관련주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그와 관련된 테마주는 현재 크게 친인척관련주(아트라스BX)와 대운하관련주(삼호개발, 특수건설, 이화공영, 홈센타, 동신건설)로 구분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들 주식은 이 전 시장의 출사표 이후 연초 대비 주가가 3~7배나 상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그
의 핵심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수혜주들은 널뛰기 주가 행보를 거듭하면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나가는 분위기다.

일례로 사위종목으로 꼽히는 아트라스BX는 이 전 시장이 경선출마를 선언하자 6월11일 6천2백50원으로 시작한 주가가 급등세를 나타내더니 10거래일만인 6월25일 장중 1만3백원까지 뛰어올랐다.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범여권 테마주 꿈틀

범여권 대권주자들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 8월9일 대권출마를 선언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경우 지지세력인 김유식 선진평화연대 대표 회사인 IC코퍼레이션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출마 선언 당일 1천1백70원으로 시작한 주가가 연 4일간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승 흐름은 계속 이어져 6일째인 8월17일 장중 2천1백7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1주일도 채 되지 않아 두 배 가량 오른 셈이다.

최근에는 남북정상회담 성사 후 남북경협주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권주자로 나선 이해찬 전 총리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종목이 ‘영남제분’이다. 이 회사는 ‘3.1절 골프 파문’을 계기로 유원기 회장과 이 전 총리의 친분관계가 주목 받았던 회사다.

영남제분은 8월13일 한명숙 전 총리와 ‘친노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당일 2천4백50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다음날가격제한폭인 3천40원까지 오르더니 그 다음날 장중에는 3천4백50원을 기록했다. 3일만에 42.8% 오른 셈이다.

대선테마주들이 대권주자들의 행보에 따라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증권가에는 ‘대선테마주를 보면 대권을 거머쥘 주인공이 보인다’는 우스개 소리가 회자되고 있다.
그만큼 대권주자와 대선테마주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반증이다.

증권가 일각에선 대선의 대리전이란 말도 흘러나온다. 이 같은 말의 이면에는 지지율 변동에 따라 관련 테마주들도 들썩거린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경우 한나라당 경선이 불붙기 시작하면서 이 전 시장 관련주들이
오르면 박 전 대표 관련주는 떨어지고, 이 전 시장 관련주가 떨어지면 박 전 대표의 주가가 오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추이가 대리전을 연상하게 한다는 것.

하지만 다른 일각에선 엄연히 대권주자들의 지지율과 대선테마주 주가 동향은 다른 만큼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종목들의 경우 수익성과 밸류에이션 면에서 많이 소외됐던 종목이 많은 만큼 큰 기대감을 가지고 접근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대통령은 분명히 한 사람이다”면서 “대선 테마에 대한 기대감이 상실될 경우 언제든지 이들 주식은 급락세로 돌아설 수 있는 만큼 추격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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