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백신보다 더 중요한 정치현안이 어디 있나"
최형두 "해외백신 충분확보 지시는 이미 백신물량 계약 거의 끝난 9월이었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청와대가 '백신의 정치화'를 중단하라는 요구와 관련,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백신 무능부터 중단하라"고 23일 일침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금 일부 나라에서 백신 접종이 벌써 시작됐다"면서 "우리나라는 도대체 언제 백신 접종이 가능하고 얼마의 물량 확보가 가능한지 전혀 국민들이 알지 못한다"면서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런 점을 지적하는 야당과 언론, 전문가 발언을 국민 불안 조성한다고 자꾸 도로 나무라고 있다"면서 "이러니까 중요사건마다 내로남불형 유체이탈 화법으로 영혼의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고 강준만 교수로부터 혹평을 받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꾸짖었다.
그는 "백신 문제는 세계 각국이 모두 대통령 일로 돼 있다"면서 "대통령은 말로만 백신 확보하라고 되는 게 아니라 직접 나서서 본인 책임하에 백신을 구해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그런데 우리는 이미 백신 물량 계약이 거의 끝난 9월에 와서야 대통령이 백신을 확보하라고 말했다"면서 "이제와서 확보가 안 됐다고 짜증냈다는 보도를 보고 참으로 실망과 아연실색을 금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임진왜란 때 백성을 버리고 의주로 피난간 선조나 서울을 사수하겠다고 방송하고는 남쪽으로 간 이승만 대통령이 지도자 책임 방기의 대표적 예다"면서 "이런 사례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해외 백신 충분 확보' 지시는 지난 9월에야 나왔고,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도 11월 하순에야 실제 행동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청와대와 여당은 언제까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참인가"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아울러 김기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백신의 정치화를 중단하라구요?"라면 "백신보다 더 중요한 정치현안이 어디 있나요?"라며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을 향해 "백신의 정치화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니 어이가 없다. 도대체 제정신인가"라면서 "대통령은 그동안 백신 확보에 매우 소홀했다. 국민들은 앞으로 언제 백신이 제대로 확보될 것인지조차도 모른 채 커다란 공포에 빠져 있다"고 일침했다.
이어 그는 "백신에 신경쓰라고 몇마디 말을 하기만 하면 책무를 다한 거냐"면서 "죽을죄를 지었다고 사과해도 모자랄 판"이라고 혹평했다.
김 의원은 "백신 생산국이 아닌 영국, 캐나다는 이미 접종을 시작했고, 싱가포르는 아시아 최초로 백신을 받았다. 이스라엘,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EU 27개 회원국도 곧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한다"면서 "그럼에도 백신 비생산국 핑계를 대는 대통령의 변명은 최고지도자답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백신의 정치화'를 중단해 주시길 간곡히 호소한다"면서 "문 대통령이 마치 백신 확보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처럼 과장·왜곡하면서 국민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어떤 행보를 해왔는지 사실관계를 밝히고자 한다"면서 지난 4월 9일 한국파스퇴르 연구소에서 열린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 산학연병 합동 회의'에서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확실히 돕겠다"고 한 것을 시작으로 백신 수급 상황을 대통령이 직접 챙겨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 30일 참모회의에서는 "과하다고 할 정도로 물량을 확보하라"면서 "대강대강 생각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점도 강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