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바람 문국현
문 전 사장은 지난 1974년 유한킴벌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1995년부터는 사장을 맡았다. 그는 사장직을 맡으면서 1990년대 초반 매출 천억원이던 회사를 2002년에는 7천억원대로 신장시켰다. 2003년부터는 다국적 기업인 킴벌리클락의 북아시아 총괄사장을 맡아 ‘글로벌 CEO’가 되기도 했다.
그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는 킴벌리클락측이 문 전 사장의 대선행에 대해 ‘1년간 휴직을 한 뒤 대선에서 떨어질 경우 다시 복귀해 달라’고 요청한 것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가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 온 깨끗한 경영인이라는 점에서 나타난다. CEO출신인 이명박 후보가 온갖 비리의혹에 시달리는 모습과 그 궤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문 전 사장은 대선출마를 선언하며 중소기업 중심의 일자리 5백만개 창출, 신도시 ‘반의 반값 아파트 공급’ 등 17대 정책공약을 제시하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항마를 표방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는 정신적으로 이미 패자이며 경선이 1, 2주만 늦었어도 낙선했을 것”이라며 “온 국민에게 기업인의 이미지를 나쁘게 부각시켜 수많은 깨끗한 기업인들을 모욕했다”고 날선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
문국현 전 사장의 출마와 함께 풀무원 사장 출신인 원혜영 의원과 현대캐피탈 회장 출신의 이계안 의원 등 기업인 출신들의 지지 선언이 이어졌다. 이들은 “문국현 전 사장은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사람중심의 진짜 경제 모델로 이명박 후보의 가짜 경제를 깰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이명박 맞춤형 후보’로 문 전 사장을 꼽았다.
문 전 사장측 관계자는 “(상대) 후보를 고른다면 이명박 후보가 더 낫다고 봤다”며 “지식기반 사회에서 윤리경영과 신뢰경영을 해왔던 문 사장은 ‘비리의 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제2의 정운찬 피할까
이에 대해 정치권 한 인사는 “범여권이 이명박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를 강화하는 동안 깨끗한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가진 문 사장의 질주가 예상된다”며 “자칫 범여권의 ‘이명박 죽이기’가 문 사장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줄 수 있다”고 전했다.
문국현 전 사장에게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범여권은 “문 전 사장의 확인되지 않은 ‘정치적 리더십’을 검증하는 것이 먼저”라며 “꿈과 현실은 다르다”는 말로 제3후보로 떠올랐던 고건 전 총리나 정운찬 전 총장의 낙마가 문 전 사장에게까지 이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음을 강조했다.
대선을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뒤늦게 대선경쟁에 뛰어들었다는 점도 문 전 사장이 넘어야 할 산이다. 낮은 인지도와 1%도 채 안 되는 지지율을 어느 정도까지 키워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문 전 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존 정치권을 보면 한쪽은 자기네들이 생각하는 과거 지도자 중심으로 모이고 있고 다른 한쪽은 지난 5년에 대한 반성 없이 자꾸 세력만 통합하려고 한다. 국민들은 과거정리나 부정부패한 지도자에게 매달리는 모습보다는 일자리 창출과 국가발전에 관심이 있다”며 “일자리 5백만개 창출 등에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면 장기적으로는 제3세력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짜 경제’를 주장하며 이명박 후보의 전략에 맞불을 놓고 ‘이명박 대항마’로 주목받는 문국현 전 사장. 2일 자신의 지지조직인 ‘창조한국’ 발족식을 통해 본격 독자세력화에 나설 계획인 그의 발걸음을 정가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