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동여교사 살인범을 검거하라!
자양동여교사 살인범을 검거하라!
  • 소미연
  • 승인 2007.08.28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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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비상경계령〉살인범이 연쇄성폭행범으로 출몰

대전일대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최근 잇따라 발생된 강도강간사건의 체액 및 유전자 감식 결과 5건 이상이 동일인물로 밝혀진 것. 경찰 수사망이 느슨해진 틈을 타 ‘발바리’가 다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 8월 자양동에서 발생한 여교사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의 유전자와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나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비상이 걸린 상태. 관내 각 경찰서와 공조수사를 벌이며 더욱 강도 높은 수사를 전개할 예정이다.


▲ 경찰 수사망이 느슨해진 틈을 타 연쇄성폭행범이 다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SBS 캡처〉
미제 사건 해결 실마리 “명확하게 단정할 수 없다” 경찰 신중
궁동과 자양동 일대 강간사건 용의자 유전자 일치, 수사 박차


지난해 8월31일 새벽, 대전시 동구 자양동 모 빌라에 침입한 범인은 잠을 자고 있던 여교사 자매를 흉기로 찔러 언니인 유모씨(27)를 살해하고 그의 동생(25)에게 중상을 입힌 뒤 도주했다. 이후 경찰은 총력을 다해 범인 검거에 나섰지만 사건발생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범인의 윤곽조차 잡지 못한 상태다. 결국 ‘자양동 여교사 살인사건’은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겨질 것으로 전망됐다.

확보한 동일 유전자 5건

그런데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잇따라 발생된 강도강간사건 용의자의 체액과 유전자 감식결과 여교사 살인사건 용의자의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공식 통보를 받은 것이다.
여교사 살인범이 살인 이후 주춤했던 강도강간 행각을 1년여 만에 또 다시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다시 돌아온 이 괴한은 북부서, 동부서, 둔산서 관내를 돌며 범행을 저지르고 있으며 지금까지 경찰이 확보한 동일 유전자만 5건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주민들은 “대전에서 또 다시 연쇄성폭행 공포가 되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 됐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속한 시일 안에 범인을 검거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유전자 일치 사실을 통보받고 최근 발생한 강도강간 전후 사건들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새벽, 대전시 유성구 궁동 모 대학 근처 A씨(20·여)의 원룸에 괴한이 침입, A씨를 성폭행한 뒤 금품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 괴한은 장갑을 착용하고 청바지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7월26일에도 유사한 수법으로 여대생을 성폭행하고 돈을 빼앗아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범행 수법이 유사한 점 등으로 미뤄 지난해부터 이 인근지역에서 발생한 강도강간사건에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궁에 빠져 있던 ‘자양동 여교사 살인사건’ 해결에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자양동 여교사 살인사건’은 용의자의 흔적이 전혀 남지 않아 경찰들이 난항을 겪고 있었던 상태. 다행히 사건 발생 직후 여교사 살인사건이 벌어진 현장과 300m 떨어진 곳에서 비슷한 수법의 강도강간이 발생했고, 이에 경찰은 용의자를 동일선상에 두고 수사해 왔다.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 동부경찰서 강력5팀 한 관계자는 “당시 과다출혈로 숨진 여교사의 가족들이 울면서 호소해 우리들도 안타까운 마음에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범인의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며 “동일수법 전과자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하는 한편 다른 경찰서들과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요즘 추세는 범죄 전과가 없거나 경미한 처벌을 받았던 사람이 범인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아 이에 따른 변수를 염두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도강간범과 살인범을 동일인으로 보는 것은 아직 명확하게 단정할 수 없다”고 신중을 기했다.
한편, 지난 8월6일 경찰청이 발표한 ‘2006년 범죄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강간범죄는 계속 증가해 지난해는 하루 평균 24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최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과 법무부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자의 재범률은 70%에 달했다. 강간 재범자 10명중 4명은 1년 이내에 다시 강간을 저질렀다. 성폭력 범죄자 10명중 3명은 동일 전과 5범의 상습범이다.

성폭력범 후속관리 필요

범죄심리학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강간범은 반사회적 성향과 타인에 대한 감정이입이 부족하고 자신의 행위를 숨기려는 성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가학으로 인해 피해자가 어떤 고통을 느낄지에 대한 공감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성범죄자의 유형은 동기에 따라 분노형, 권력형, 가학성 성범죄자, 기회주의적 성범죄자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이들은 공격적인 행동에 몰입함으로써 자신의 권위나 힘을 나타내고 자신보다 나약한 여성이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함으로써 자신의 부족함과 나약함을 잊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성폭력범에 대한 치료감호, 인지행동프로그램을 통한 특수교육 등 후속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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