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은 외국 대도시와 달리 북한산을 비롯한 외사산을 중심으로 도시외곽을 따라 산들이 아름답게 이어지고, 서울성곽 주변으로 북악산-낙산-남산-인왕산의 내사산이 도심 오아시스 역할을 충실히 해주며, 도시 한가운데로 한강이 흐르고, 청계천, 중랑천, 안양천을 비롯한 그 지천들이 그물망처럼 연결되는 생태와 관련된 볼거리가 무척 다양한 도시다.
아름답고 전망이 탁 트인 산과 강은 나들이장소로 많이 알려져 많은 시민고객들과 관광객들이 찾고 있으나, 생태경관보전지역, 철새보호구역, 생태공원 등 다양한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공간들은 그동안 보전 중심의 관리와 낮은 인지도로 학생들의 생태학습장으로 주로 이용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생태관광지라 할 수 있는 경남 우포늪의 경우 연간 3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소비와 유흥 위주의 여행에서 벗어나 친환경적이고, 자원순환적 원칙을 지키는 생태관광 또는 녹색관광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서울시에서 제시한 생태관광 대상지는 총 24개소. 크게 나누어 서울시에서 가장 생태적으로 우수한 지역이라 할 수 있는 방이동 등 생태경관보전지역 12개소, 다양한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중랑천 등 철새보호구역 3개소, 기타 생태공원 및 생태하천 등 생태우수지역 9개소를 대상지로 선정했다.
남산, 월드컵공원, 길동생태공원 등 이미 인지도도 높고 접근성과 프로그램이 잘 갖추어져 있어 시민고객들이 이미 많이 방문하시는 곳들도 일부 있으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음에도 접근성이나 홍보가 부족해 잘 모르는 곳도 있으며, 지역특성상 접근이 어렵고 시설도 충분히 갖추어지지 않은 지역도 있다.
특히, 다수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은 생태적으로는 뛰어난 곳이고 평소 보지 못하는 진귀한 동식물들이 많이 서식함에도 외진 곳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지고, 안내시스템 및 프로그램 등이 적어 시민고객들이 존재조차 모르는 곳들이 많을 정도였다.
창덕궁 특별관람료(5천원)와 헌인릉 입장료(1천원)를 제외하고는 모든 대상지들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생태관광 대상지에 방문하였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은 여러 가지일 것이다. 자연상태로 보전·유지된 숲, 탁 트인 경관, 맑은 공기도 있겠지만 가장 흥미로운 것은 동물원이 아닌 자연공간에서 많은 동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우선 평상시에 가장 보기 힘든 것은 포유동물들일 것이다. 강서습지생태공원이나 길동생태공원, 월드컵공원에서는 운이 좋다면 고라니를 관찰할 수 있다. 탄천과 월드컵공원에서는 너구리, 두더지도 볼 수 있으며, 족제비는 청계천하류에서, 너구리는 창덕궁 후원에서도 관찰되었다.
양서파충류와 습지생물은 습지가 있어야 생존이 가능해 도시의 생태적 건강성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로 인식된다. 실예로 남산에서는 2004년 도롱뇽과 개구리가, 2005년에 가재가, 2006년엔 뱀(누룩뱀)이 촬영되어 화제가 되었었다. 자연형태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탄천에서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Ⅱ급(이하 Ⅱ급)인 두꺼비와 서울시지정 보호동물인 줄장지뱀을 관찰할 수 있고, 청계산 원터골에서도 두꺼비, 진관내동에서는 맹꽁이(Ⅱ급)와 구렁이, 고덕동에서는 남생이(Ⅱ급)와 줄장지뱀도 발견되었다.
이동성이 좋은 새들도 자주 관찰되는 종류들이다. 말똥가리(Ⅱ급), 황조롱이(천연기념물)와 같은 맹금류도 주요 생태관광지에서 다수 관찰된다. 둔촌동에서는 솔부엉이가 발견되었고, 수리부엉이, 새홀리기는 월드컵공원과 남산에서 관찰되었다. 밤섬, 중랑천 하류, 안양천 등에는 겨울철새인 오리류가 수천마리씩 머무르기도 한다.
숲 자체도 큰 볼거리다. 불암산 삼육대 서어나무림은 중부지방 극상림으로 가치가 높고, 남산 북사면 신갈나무림, 헌인릉 오리나무림, 창덕궁 후원 갈참나무림, 청계산 원터골 낙엽활엽수림, 봉산 팥배나무림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연못 등 습지로 경관이나 생태적으로 가치가 높은 방이동, 진관내동, 아차산 등도 기억할 만한 대상지이다.
생태관광은 생태계 보전이라는 큰 원칙 아래에서 우수생태계를 생태관광 자원으로 발굴하는 것으로, 보전 위주의 관리방식을 보전과 최소한도의 이용이 조화되는 관리방식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출입제한이 필요한 공간은 탐방객 접근을 제한하되, 출입이 가능한 공간은 시기별로 나누어 예약제, 그룹탐방, 개별탐방 등을 실시한다.
생태계는 우수하나 탐방시설 등이 부족해서 탐방이 불편한 지역은 연차적으로 이용객 편의 증대를 위해 탐방시설(데크, 조류관찰대 등), 생태해설판 등을 자연친화적 재료로 시설 조성 및 환경개선을 시행한다.
안내판·홍보물의 외국어 병기 등을 통해 외국인관광객도 쉽고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생태탐방을 위한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현재 수준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해 운영해나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