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4개 부처 장관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한 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 “구의역 김군과 관련한 발언은 안전·인권 문제라든지 비정규직 젊은이가 꿈을 잃게 된 점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비판 받을 만했다”고 쓴소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4개 부처 장관 임명장 수여식 이후 가진 비공개 환담에서 변 장관의 김군 관련 발언을 꼬집어 “청문회에서 따갑게 질책 받았고 본인도 여러 차례 사과했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관 스스로에게 (부적절한 발언 논란이) 큰 교훈이 됐을 것”이라며 “그 교훈을 제대로 실천하는 길은 주어진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해내는 것”이라고 당부했는데, 이에 변 장관도 “부덕의 소치로 심려 끼쳐 죄송하다. 안전 문제를 확실히 챙겨 국민께 보답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한 발 더 나아가 변 장관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를 얻는 데서부터 시작하겠다. 충분한 주택이 공급되지 못할 것이란 불안, 충분히 싼 주택이 공급되지 못할 것이란 불안을 충분한 주택이 싸게 공급될 것이란 신뢰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는데, 그래선지 같은 날 열린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식에서 그는 과거 발언에 대한 사과 뿐 아니라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도심 내 저렴하고 질 좋은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내년 설 명절 전에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변 장관 뿐 아니라 새로 임명된 다른 장관들에게도 각각 당부의 말을 전했는데,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지자체나 각 부처가 보다 많은 자율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으며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코로나 극복은 물론 바이오 의약품 생산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데에도 역점을 두라”고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그는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에겐 “코로나 상황에서 일자리 문제에서부터 코로나 블루까지 여성이 겪는 고통이 크니 이 부분에 신임 장관이 각별히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며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해선 사회 진출이 활발해야 한다. 정 장관이 인사수석 시절 많이 노력했지만 유리천장을 없애 여성을 고위공직자로 많이 발탁할 수 있도록 언제든 후배 인사수석인 김외숙 수석에게 훌륭한 인재들을 추천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번에 임명된 4명의 장관 중 전 장관이나 권 장관, 정 장관 등 3인은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여야 합의로 이뤄졌으나 여러 의혹과 설화로 도마에 올랐던 변 장관은 결국 야당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해 그 시작부터 여당의 청문보고서 채택 강행으로 임명된 26번째 장관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