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조시 겨우 20㎝ 배수로’ 여유...집중호우 시 침수 불 보듯 뻔한일

향후 택지조성 이후 졸속으로 택지를 개발했다는 시비와 그에 따른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웅천마을에서 수십 년 동안 바다 일에 종사해오면서 살아온 한 주민은 “만조 때 배수구 상단까지 차오르는 수위에 깜짝 놀라 걱정이 앞섰다”며 “영등·백중사리, 그리고 태풍, 기상이변으로 인한 게릴라성 집중호우 등이 동시에 들이닥치면 현조성중인 일부 택지는 침수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큰일이다’ 고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감리단장은 “택지지구 상단에서부터 계단형식의 낙차를 두고 내려오기 때문에 그 수압이 2°의 경사도를 이루는 저지대의 배수구를 통과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며 “실시설계 당시 충분히 심의된 사항이다”고 주민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한 공사전문가는 “최고 수위에 이를 때 배수구 상단 20cm정도의 여유 공간이면 택지조성 완료 후에도 〈역류현상〉이 일어날 수 있고, 설령 현재는 그렇지 않더라도 요즘 이상기후로 강우량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이를 고려해 볼 때 현재의 구조는 몇십년 후의 강수량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감리단장은 이에 대해 “설계 당시 향후 50년의 강우빈도를 계산해 설계에 반영했으며, 직접 공사를 하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별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사전문가는 이에 덧붙여 “4년 전의 미래 예측과 현시점에서의 미래 예측은 확연히 차이가 날 수 있고, 한국과학기술원과 한국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최근 한반도 해안의 높이는 연평균 0.28cm씩 상승해 지난 40년 동안 10cm정도나 높아졌는데 해수면 높이가 갈수록 더 빨라진다고 봤을 때 20cm는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고 단언했다.
공사전문가는 계속해서 “한반도 주변 해수면은 2003년 태풍 매미가 몰고 온 마산지역의 급격한 해수면 상승과 비슷한 정도인 최고 1m 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며, 해수면이 1m 상승할 경우 한반도의 해안선은 5에서 최고 50m 가량 후퇴하는데, 이와 같은 저지대는 침수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장소장은 이와 관련해 “최소의 사업비로 최대한 공사를 하고 있고, 만일 그 점을 설계에 반영했다면 과다설계로 감사의 대상이 됐을 것이다”고 말해 옷에 몸을 맞추는 우를 범했다는 뜻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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