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라한 첫사랑, 이제 뮤지컬로 듣는다
아스라한 첫사랑, 이제 뮤지컬로 듣는다
  • 이문원
  • 승인 2004.08.27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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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황순원의 소나기>
황순원의 <소나기>를 사랑하지 않을 이도 있을까? 우리 고유의 로맨티시즘을 자극하는 주제, 그 해맑고, 동시에 서글픈 사랑 이야기. 단순히 '달콤쌉싸름'(bittersweet)하다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한 듯한, 절대적 센티멘탈리즘의 가장 순수하게 정제된 형태. 황순원의 <소나기>는 탄생된 지 반세기가 넘어선 지금의 세대들에게 당시와 똑같은 반향을 일으키며 감수성을 자극할 만한 모든 요소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이 <소나기>의 추억에 깊이 빠져있는 이들이라면, 새롭게 탄생한 뮤지컬 버전 <소나기>에도 충분히 관심이 쏠릴 듯 싶다. 국내 뮤지컬 사상 최초로 사전음반 발매를 기획한 뮤지컬 <소나기>는, <소나기>에 출연하는 배우들인 주성중, 홍경인, 최성원, 김다현, 신승환, 최보영 등 뿐만 아니라, 국내 정상급의 뮤지컬 전문배우들이 목소리를 모아, 뮤지션 김광민, 데니 정 등의 세션으로 사운드트랙을 구성, 연극을 아직 관람하지 않은 관객들에게 뮤지컬 <소나기>의 다채로운 면모를 먼저 감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뮤지컬의 음반 발매 자체도 화제가 되는 상황에서, 음반의 '사전 발매'는 확실히 대단한 이목을 끄는 일인 것만은 사실인 듯. 또, 뮤지컬 <소나기>는 황순원의 원작에 걸맞는 자연적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시골의 고향집의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무대 설정과 함께, 뮤지컬 무대 특유의 동화적인 무대 설정이 함께 어우러진 <소나기>의 무대는, 그간 지나치게 실험적인 무대, 날카로운 도시적 감수성이 배어있는 무대들에 지친 관객에게 다소간 청량감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서울예술단 수석감독으로 재임중인 유희성의 연출, 200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바 있는 최명숙의 극본, 그리고 오현석 작곡, 김성일 안무, 박성민 무대디자인으로 이루어진 뮤지컬 <소나기>. 이런 풋풋한 뮤지컬, 한 번쯤 기대해 본 이들에겐 큰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장소: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 일시: 2004.09.0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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