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초소 철거하더니 한미훈련도 북한과 협의? 文 정부, 제정신인가
전방 초소 철거하더니 한미훈련도 북한과 협의? 文 정부, 제정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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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수 회장
박강수 회장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남북 대화 재개 조건으로 요구한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관련해 “남북 간엔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게끔 그렇게 합의돼 있고 필요하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미연합훈련은 북한군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하는 방어적 성격의 훈련인데다 전투력 유지를 위한 미군의 군사훈련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임에도 문 대통령이 바이든 미 신임 행정부도 이제 막 새로 출범하는 시점에 연합훈련국인 미국도 아니고 훈련 중단 여부를 북한과 협의해보겠다고 일방적으로 표명하는 자체가 상식적인 선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전방 GP 폭파에 이어 해안철책선을 철거하고 이제는 한미연합훈련도 북한과 협의해서 진행하겠다니 임기 5년 동안 도대체 어디까지 국가안보를 무너뜨리겠단 생각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애초에 이 연합훈련이 누구의 공격에 대비해 이어온 것인지 잊고 있는 것인가? 독도수비훈련을 하는데 일본과 협의한 뒤 진행하겠다는 이야기는 당연히 납득 못하면서 왜 한미연합훈련을 하는 데 있어선 북한과 협의하겠다는 이야기를 태연히 하고 있는 것인가.

출생률 하락으로 입대 장병 수도 머지않아 줄어들 게 뻔한 상황에 복무기간마저 이젠 크게 줄어들어 전역 전까지 한 번 경험해볼까 말까 한 연합훈련마저 북한의 요구에 따라 이런 식으로 중단 여부를 검토해보겠다면 우리 군이 유사시 미군과 연합전력으로 제대로 움직일 수나 있겠는가. 인구 수 감소 추세에 따라 앞으로 군 규모를 축소하고 정예화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면서 정작 훈련은 군통수권자라는 인사가 이렇게 가볍게 볼 정도니 그러면서 무슨 평화를 입에 올리고 있는 것인가.

예나 지금이나 힘이 없는데 동등하게 마주 앉아 대화하겠다는 나라가 있는가. 더구나 정상국가도 아닌 북한 같은 무력집단을 상대로 대화하겠다면서 자국 방어를 위한 연합훈련도 취소하겠다는 문 대통령은 우리 군이 훈련 없어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자만이 지나치든가, 그게 아니라면 힘의 논리가 우선하는 냉엄한 국제정치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게 아닌가 싶다.

늘 그렇듯 한 발 물러나면 그 다음엔 더한 조건을 건다고, 한미연합훈련 축소 다음엔 미군 주둔 자체가 남북 평화 분위기 조성에 방해된다면서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것은 보지 않아도 앞으로 충분히 예상되는 수순이다. 심지어 이 부분에 있어선 현재 미중 갈등 중인 중국도 지원사격에 나서면서 우리나라엔 으름장을 놓고 북한에 힘을 실어줄 건 자명한 일이고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면 문 대통령은 미중 갈등에 휘말리지 않겠다면서 아예 주한미군 철수도 북한과 논의하겠다고 나서고도 남을 인물이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로마시대 베게티우스의 명언은 수세기가 지난 지금도 강한 군사력만이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기본 중의 기본으로 회자되고 있는데 문 대통령은 구한말 고종도 아니고 어찌 이상주의와 낙관론으로 그저 선의만 내세운 채 상대방에게 접근하고 있는가. 대화에 목을 맬 정도로 우리나라 사정이 오히려 급한 지경인가?

오히려 혈세 100억원 넘게 들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제멋대로 폭파시키고 우리 측 공무원까지 사살해놓고 책임자 처벌조차 하지 않고 있는 북한에 조건을 걸어도 부족한 판인데 마치 북한에 빚이라도 진 것처럼 안하무인인 상대가 요구하는 대로 넙죽넙죽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 이유가 참으로 궁금하다.

더구나 이제는 김정은과 직접 대화하고 친서도 주고받던 트럼프 때와 달리 독재정권과는 김정은을 ‘thug(깡패)’라고 지칭할 만큼 북한을 향한 시선이 180도 다른 바이든 정권으로 미국도 바뀌어버린 상황인데 아직도 트럼프 시절의 대북정책이 그대로 견지될 것이라 착각하는 건지 문 대통령은 외교부장관에도 트럼프를 상대하던 정의용 외교안보특보를 앉힌 걸 보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본인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알면서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은 외면하는 것일까.

이제 문 대통령의 임기도 1년 4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고 북한도 이미 그걸 알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도 30%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국내 여론도 자신에게 돌아선 판국에 장기적 사안으로 접근해야 할 북한 문제를 지금 조급증에 걸린 듯 매달려봤자 북한 역시 뭔가를 확실히 약속해줄 수도 없는 ‘임기 말’ 대통령과 진지한 대화를 하려들리도 없거니와 이번처럼 대화에 조건을 걸고 자신들이 원하는 목적이나 이루려 들 게 뻔하다.

심지어 일각에선 그간 무슨 논란이 벌어져도 교체하지 않아 유일한 원년멤버로 남은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문 대통령이 이번에 전격 교체하게 된 이유도 지난해 12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강 장관의 ‘북한스럽다’는 발언을 트집 잡았기 때문이라 보고 있는데, 사실인지 아닌지 여부야 확인할 길은 없지만 부디 북한 대행자로 비쳐질 만한 이런 말이 나오지 않게끔 이제라도 미몽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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