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의 이 같은 생각은 그의 굴곡진 인생에서부터 비롯됐다. 고 김수근 대성그룹 회장의 3남3녀 중 막내딸인 김 회장은 ‘공주’로서의 유복한 생활을 걷어차고 새로운 길을 개척했던 것.
김 회장은 “하버드에 있을 때 집에서 큰 집안의 아들과 약혼 날짜를 정하고 계시더라”며 “반항심에 집에서 반대하는 국제결혼을 강행해서 그 다음 날로 깨끗이 쫓겨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그는 학교도 그만두게 되고 월 18만 원짜리 봉급생활자로 시작해 창고일 등 밑바닥 인생을 걷기 시작했다.
여자도 경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지난 1990년 (주)성주를 설립, 명품브랜드 MCM 대리권을 확보한 데 이어 2005년에는 MCM을 인수, 세계를 놀라게 했다.
김 회장은 “아버지가 ‘요령과 혜택 받을 생각을 하면 안된다’고 했다”면서 “세금도 꼬박꼬박 내고 투명하고 정직하게 번 수익의 10%를 반드시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던 터라 성주그룹은 변변한 사옥도 없다. 대신 김 회장은 매년 40~50개국의 NGO와 함께 일하며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 성주병원을 짓기도 했다.
또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북한 등지에서 구호사업을 펴왔다.
이로 인해 지난 5월 김 회장은 아시안 아메리칸연맹(AAFNY)이 수여하는 ‘올해의 아시아인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적인 권위지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주목할 만한 세계 여성기업인 50명’ 가운데 사주(社主)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