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적 책임 인정, 그러나 “왜 나만 갖고 그래!”
도의적 책임 인정, 그러나 “왜 나만 갖고 그래!”
  • 장미란
  • 승인 2007.09.04 14: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윤재 전 비서관 뇌물수수사건 연루 파문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국세청 고위간부 뇌물수수사건 연루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사건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산지방국세청은 김상진(42)씨가 경영하는 건설업체 두 곳에 대해 거액의 세금탈루 혐의를 들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김씨는 친분관계에 있던 정윤재 전 비서관에게 연락해 정상곤(53) 부산지방국세청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정 전 비서관 정 전 청장에게 김씨의 얘기를 한번 들어봐 달라고 청했다.

이들은 정 전 비서관이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발령을 받은 후인 지난해 8월26일 서울 모 음식점에서 만났으며 정 전 비서관은 식사를 마치고 먼저 자리를 피했다. 김씨는 정 전 총장이 귀가를 위해 탄 택시에 1억원이 든 가방을 밀어 넣었으며 그 기업은 세무조사를 받지 않았다.

검찰은 이 뇌물수수사건에 정 전 비서관이 연루됐다는 의혹에 김씨를 불러 사실관계 확인을 하는 한편, 정 전 청장을 소환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정 전 비서관에게 대가성 금품 등을 지급한 적이 있는지 집중 추궁했지만 ‘중개인’ 역할만 했다는 진술을 확인했을 뿐이다. 결국 사건 수사를 담당해온 부산지검은 “사건이 이미 기소됐고 정 전 비서관이 돈을 받았다는 혐의가 없기 때문에 조사 계획은 없다”며 수사 종결을 외쳤다.

하지만 논란의 불씨는 생생히 살아 있다. 정치권은 정 전 비서관의 참고인 조사조차 하지 않은 채 수사를 종결한 내막을 들먹이며 ‘봐주기 수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특검’ 논의도 불거지고 있다.

사건수사가 종결됐음에도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대해 정 전 비서관은 8월30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중하지 못했던 것은 잘못이고, 분명히 도의적인 책임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이렇게 사람을 파렴치범으로 몰아간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검찰의 조치가 없는데 언론에 제기된 의혹만 갖고 이번 사건을 단정 지으며 나에 대한 인신공격을 하거나 정치공세를 취한다면 나도 하나의 인격체인 만큼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