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윌슨, 대먼 윌슨의 <풀리지 않은 세계의 불가사의>
콜린 윌슨은 실로 기묘한 인물이다. 일찍부터 기존 학문에 대해 회의와 염증을 느껴 '초인', '아웃사이더'와 같은, 주류학문에서 다루지 않은 다양한 인간탐구에 몰골해온 그는, 불과 24세의 나이에 발표한 평론집 <아웃사이더>를 통해 필립 토인비로부터 극찬을 받은 바 있는데, 이후 그는 초자연현상, 역사속의 미스테리와 같은 다소간 선정적인 주제들을 다뤄 희한한 종류의 대체적 탐구가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그의 저서들은 물론 항상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상상력과 관찰력, 비판능력이 교묘하게 결합된 그의 '가능성을 추구하는 탐구'는 비록 현재까지도 학문의 주류 영역에는 별반 영향력을 떨치지 못하고 있지만, 적어도 역사나 역사 속 인물에 대해 전연 관심이 없는 계층, 그리고 초자연현상에 대해 코웃음치던 지식인 계층을 한 데 모아 새로운 독자층으로 개발하는 일에는 혁혁한 공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콜린 윌슨의 대표작 중 하나로 여러 차례 번역본이 등장했던 <풀리지 않은 세계의 불가사의>는 바로 이런 윌슨의 독특한 세계, 눈부시고, 음습하고, 눈이 휘둥그래지는 세계를 보여주는 대표격 서적일 것이다.
일례를 들어보자. 콜린 윌슨은 제 1장 '역사 속의 불가사의'를 통해 과연 '철가면의 죄수'는 누구였는지, 호머와 트로이 전쟁은 실재했던 인물, 역사적 사건이 맞는지에 대해 독자들의 흥미도를 최극단까지 자극하며 풀어헤쳐주고, 제 2장 '불가사의한 사건들'에서는 과연 '잔다르크'가 화형당해 죽은 것이 맞는지, <햄릿>과 <로미오와 줄리엣>이 과연 윌리엄 셰익스피어라는 작가가 쓴 것이 맞는지, 그리고 '모나 리자'는 사실 루브루 박물관에 있는 그림이 아니라, 런던에 있는 그림이라는 주장 등, 독자들을 음모와 계략 속에 변형된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신비스런 세계로 사뿐히 안착시켜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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