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취재본부 / 문미선 기자] 제주축산업협동조합이 도축료 인상 논란에 이어 지육률 의혹에 휩싸였다.
제주한돈협회에 따르면 타 지역인 경우 지육률은 76%~79% 수준인데 비해 제주양돈농협은 75%~76%, 제주축협공판장은 72%~73% 로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양돈농가가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육률은 생체 축산물을 도축하고 난 후 머리와 내장을 제외하고 남은 순수 고기 비율을 말한다.
제주축협의 지육률은 타지역에 비해 약 4~6% 제주양돈축협에 비해서도 약 3% 낮아 한마리당 약2.5kg 차이가 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소비자 가격 기준 1마리당 약 5만원 가량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제주축협이 지난 2018년 이전 10년간 1일 평균 3500두 도축을 가정했을때 손실되는 금액은 무려 약 42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추정은 지난 2018년 이전 10년간을 예를 들어 예측한 것이지만 제주축협이 도축 경매 가공 등 축산물 공판장을 개장한 1993년 이후 지난 28년 동안의 지육률을 모두 산정할 경우 액수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축산 관계자는 제주축협 지육률 논란에 대해 “머리를 해체할때 지육률이 1%만 차이가 나도 85kg 규격돈 지육인 경우 약 700g~1kg의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돼지 목살인 경우 1kg당 2만 원까지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들어 제주축협은 도축료 인상으로 이미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제주한돈협회는 지난 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축산업협동조합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도축료 인상을 결정했다면서, 지난 2018년 6월 1일 1만6540원이던 규격돈 도축료를 2019년 7월 1일 1만 9540원으로 17% 인상한 것도 모자라
올해 결정된 2.5% (500원)을 인상할 경우 제주축협은 약 2억7500만 원(55만마리 도축시)의 추가 수익을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축료 인상도 문제지만 지육률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제주축협은 제주양돈농협이 도축장을 개설하기 전인 2018년까지 두개의 도축 라인을 운영하면서 하루 도축량 약 3500~4000두로 전국 1위, 도축료로 벌어들인 매출액만 연간 100억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축협은 도축장 현대화 사업을 위해 제주도로부터 보조금 등으로 최근 3년간 7억 3천여 만 원을 지원받았다.
올해 들어서도 시설 현대화 사업 명목으로 4억 5000만 원의 예산이 들어갈 예정이다.
시사포커스 취재 결과 도축수수료 인상과 혈세 투입에도 지지부진한 시설 현대화 사업도 문제지만 도축장 운영관리의 투명성 제고 없이는 지육율 의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제주축협의 경우 도축 전에 생체 돼지의 체중을 측량하는 계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축협관계자는 이에 대해 도축장 구조가 계근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계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일부 인정했다.
결국 도축 전 생체 체중 기록도 없이 머리와 내장을 떼어내고 난 도축 후의 기록만 남게 돼 머리절단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 도축장 운영에 따른 지육률 투명성 논란으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축산관계자는 이와 관련 “10여년 전부터 제주축협에 하다못해 계근대라도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도축장으로 들어갈때는 계근을 하지 않고 나올때만 계근하는 것은 설득력도 없고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고 했다.
제주축협 관계자는 올해 8월 안으로 제주도 보조금을 포함한 사업비 50억을 투입해 계근대 등 현대화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