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중대형 '전세 한파' 불고 있다
강남권·중대형 '전세 한파' 불고 있다
  • 이강혁
  • 승인 2007.09.0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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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성수기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강남권과 중대형 아파트의 전세 한파가 불고 있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는 이에 대해 강남권은 학군수요의 감소, 중대형 아파트는 높은 전세금 부담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8월 한달 동안 강남구 전세가격은 0.21% 하락했다. 서초구는 0.12% 떨어졌고, 송파구와 양천구 역시 0%로 보합세다.

강남·서초·송파구와 양천구는 높은 전세가격에도 불구하고 학군수요로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면 전세 가격이 상승했던 곳이다. 하지만 지난 겨울방학과 올 여름방학에는 내신 위주의 입시제도 개편과 광역학군제 실시 여파로 학군수요마저 사라진 상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102㎡(31평형)는 5일 현재 전세가격이 2억2000만~2억7000만원으로 연초 2억5000만~2억9000만원에 비해 2500만원 내렸다.

비교적 전세가격이 저렴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비해 신규 아파트의 전세가격 하락폭은 더 크다. 학군수요가 줄어든 데다 신규 전셋값이 비싸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대치동 롯데캐슬리베는 전세가격이 연초 5억7000만~6억5000만원에서 현재 5억~6억원으로 6000만원 하락했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과거 방학이면 동났던 전세 아파트 물건이 쌓이고 있다”며 “학군수요가 올해처럼 안 붙기는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학군 수요 외에도 강남권은 상반기 입주물량이 집중돼 전세시장 약세를 도왔다.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잠실 레이크팰리스(구 잠실주공4단지, 2678가구)와 8월30일 입주를 시작한 잠실 트리지움(구 잠실주공3단지, 3696가구)은 서울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대단지다.

규모별로도 중대형과 중소형간에 희비가 엇갈린다. 중소형은 찾는 사람은 늘어난 데 반해 매물이 없어 전세값이 상승세인 반면 중대형은 매수자가 없어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강남북을 막론하고 전반적인 양상이다.

스피드뱅크는 "중대형 아파트가 중소형의 인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중대형은 전세금도 비싸고 관리비도 중소형에 비해 높기 때문에 요즘같이 돈 빌리기 어렵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부담도 커진 상황에서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또한 청약제도 개편과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인해 아파트 크기를 늘리기보다 기존의 소형 아파트에 ‘눌러앉는’ 수요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 중대형 전세시장은 당분간 약세가 좀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스피드뱅크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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