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교보생명은 최근 검찰의 주요 피고인으로 기소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소속 회계사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제재 조치를 간청하는 진정서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지난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베어링 PE, 싱가포르투자청 등 어피너티컨소시엄의 임직원과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이 교보생명의 가치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허위보고와 부정청탁 관련 공인회계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이들을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공정 시장 가치(FMV)를 산정하고 가치 평가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이 어피너티컨소시엄에 유리하도록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판단했다. 딜로이트안진이 제시한 풋옵션 가격도 사실상 어피너티컨소시엄이 결정했다고 본 것이다.
교보생명은 이러한 행위로 인해 주주간 분쟁이 격화됐고, 교보생명의 경영 안정성과 평판이 저하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인 고객은 물론 수백만 보험가입자들의 불안감이 확산하며 영업활동에도 지장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4월 분쟁의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가치 평가 보고서’를 작성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한 미국회계감독위원회에도 고발장을 제출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윤리적이고 모범적인 기업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온 교보생명 임직원의 심리적 위축과 동요도 상당했다”며 “업계를 대표하는 대형 보험사로서의 입지는 물론, 심각한 경영상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피해가 특정 기업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다고 판단한 바, 금융당국에 진정서를 제출해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간곡히 요청하기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그는 “회계법인과 사모펀드 관계자들이 불법행위를 자행하며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막대한 수익을 내는 것이 용인된다면 우리나라 금융거래 및 자본시장의 질서는 무너질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회계법인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철퇴를 가해 또다른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