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거부할 권리도 존중 받아야 한다’는 자신의 퀴어축제 발언과 관련해 “미국 사례대로 들어 말한 것처럼 축제 장소는 도심 이외로 옮기는 게 적절하겠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광화문 퀴어 퍼레이드 보면 신체 노출이나 또는 성적 표현 수위가 높은 경우가 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와 서울시당 성소수자위원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은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 소수자가 불합리한 차별과 억압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조성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성소수자를 동료시민으로 보지 않는 성소수자에 대한 공공연한 탄압이고 억압”이라며 “성수소자 시민에 대한 혐오와 분열을 조장하고 서울시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마치 선택인 것처럼 발언한 데 대해 안 후보는 각성하고 성소수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성소수자들의 반발에 안 대표는 이날 CBS인터뷰에서 “저 역시 소수자 차별에 반대하고 이들을 배제하거나 거부할 권리는 누구한테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성적 수위가 높은 축제가 도심에서 열리면 아동이나 청소년이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것을 걱정하는 시민들 의견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정의당은 이날 “정당과 후보들은 혐오 발언으로 분열을 일으킬 게 아니라 정책 경쟁을 통해 권력을 획득해야 한다. 안 후보는 더 이상 성소수자를 정치 수단으로 이용하지 말라”고도 안 대표를 압박했는데, 이 역시 전날 TV토론에서 안 대표가 먼저 꺼낸 소재가 아니라 금태섭 전 의원이 “서울시장이 되면 퀴어 퍼레이드에 나갈 생각이 있느냐”고 질문하면서 주제로 다뤄졌다는 점에서 안 대표가 ‘성소수자를 정치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정의당의 지적은 설득력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 대표는 퀴어 축제 참석 여부를 묻는 전날 금 전 의원의 질문에 “각 개인의 인권은 존중돼야 마땅한데 자기 인권 뿐 아니라 타인 인권도 소중하다. 본인이 믿고 있는 것을 표현할 권리가 있고, 그것에 대해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 받아야 한다”며 미국 샌프란시스코조차 퀴어 축제를 도시 중심부가 아니라 남부 쪽 카스트로가(街)에서 한다는 점을 들어 퀴어 축제를 광화문광장에서 여는 데 대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