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노는 물이 달라~”
“우린 노는 물이 달라~”
  • 이보배
  • 승인 2007.09.1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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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사모님 vs 강남 사모님 선호 패션

대한민국 최고 ‘부촌’하면 서울의 강남과 강북이 떠오른다. 그 중에서도 강남은 청담동과 압구정동, 강북은 성북동으로 압축된다. 흔히 재벌이나 부자들이 모여 산다는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먹는 것부터 입는 것까지 뭔가 달라도 다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최고 부촌 사모님들의 패션감각은 어떨까. 백화점 명품업계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강북, 강남 사모님들의 선호패션에 대해 알아봤다.

대한민국 최고 부촌으로 꼽히는 서울 강북과 강남권 사모님들의 패션스타일은 얼핏 봐도 대비된다. 강북 최고의 부유층은 비교적 일반 서민들에게도 낯익은 브랜드를 즐겨 찾는다. 화려하지도 톡톡 튀지도 않지만 수수하고 우아함이 물씬 풍긴다. 개성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한다. 반면 강남 사모님들은 한눈에 확 튄다. 브랜드에 열광하고 선호브랜드가 수시로 변한다. 유행에 민감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개성을 추구한다.

수수한 강북 사모님 따라잡기

▲ 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명품관 보석매장을 찾는 발길이 분주하다.
부촌의 원조, 강북 사모님는 달라도 뭐가 다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강북 사모님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는 에르메스와 샤넬, 아이그너, 센존, 셀린느, 발리 등으로 압축된다. 일반 서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브랜드도 있지만 강남에 비하면 준수(?)한 편이다.

강북 사모님들은 주로 샤넬과 센존, 이세이 마야케, 셀린느, 아이그너 등에서 옷을 구입한다. 이세이 미야케에서 판매하는 원피스 한 벌에 1백만원 가량으로 명품 치고 그리 비싼편은 아니지만 기능적으로 체형 보완 효과가 크고 화려하지 않다는 점 때문에 강북 아줌마들이 즐겨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세이 미야케 관계자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실용성이 강해 고객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명품 전문가에 따르면 센존과 셀린느도 마찬가지다. 모두 소재는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는 평가다.

강북 사모님들이 들고 다니는 가방은 7백만원에서 9백만원을 호가하는 에르메르나 샤넬의 빅백 등이다. 샤넬은 강북, 강남을 떠나 모든 여성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다.

하지만 같은 샤넬이라고 스타일이 다 같지는 않다. 강북 사모님과 강남 사모님이 선호하는 가방 스타일은 다소 차이가 있다.

강남 사모님들은 샤넬이라도 손잡이가 골드 체인이거나 에나멜 코팅이 되어 있어 언뜻 보기에도 화려한 상품을 선호한다. 하지만 강북 사모님들은 보통 평범한 라인만 고집한다.

강북에 위치한 샤넬 매장 관계자는 “강남 고객과 강북 고객이 선호하는 디자인의 차이는 잘 모르겠지만 위치 특성상 우리 매장은 강북 고객이 많이 찾고 실제 클레식한 제품이 많이 판매된다”고 말했다.
신발은 5㎝ 미만의 낮은 굽을 선호하고 색상도 그레이나 블랙, 다크브라운 등 다소 어두운 색상을 좋아한다.

패션 스타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석은 이름도 생소한 반클리프앤아펠을 선호한다. 일반 서민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반클리프앤아펠 브로치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백화점 본점 오픈 당시 하고 나온 것으로 알려진 브랜드다. 전문가들은 불가리나 까르띠에보다 디자인은 다소 떨어지지만 보석 자체의 질은 더 좋다고 전한다.

한편, 롯데백화점에서 올 상반기 행정동별 소비행태를 비교한 결과 강북 성북동 주민 한 사람이 올 상반기 중 롯데백화점에서 명품 구입에 쓴 평균 비용이 4백2만2천원으로 1위에 올랐다. 이는 강남구 청담동(1백21만5천원)보다 3배가량 많은 수치로 명품에 씀씀이는 강북 사모님이 최고인 것을 단적으로 드러낸 예라고 할 수 있다.

화려한 강남 사모님 따라잡기

▲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강남 사모님은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강남 사모님들은 남들이 잘 알지 못하는 브랜드를 선호하고 유행에 민감하다보니 선호 브랜드가 시시때때로 바뀌어 한눈에 보더라도 화려하고 눈에 띈다는 것이다.

화려함과 개성을 추구하는 강남 사모님들이 좋아하는 의류 브랜드는 단연 샤넬. 최근에는 섹시한 스타일의 펜디와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질샌더의 상품을 더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브랜드는 모두 웬만한 몸매로는 소화가 불가능하다. 이는 강남 사모님들의 몸매가 20대 못지않다는 뜻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강남 사모님들이 좋아하는 가방 브랜드는 끌로에와 발렌시아가. 끌로에와 발렌시아가는 요즘 전 세계적으로도 골수 패션 마니아들에게서 최고 인기 명품 브랜드로 대접 받고 있다.
신발은 주로 마놀로 블라닉과 지미추, 크리스찬루부탕 등의 세련된 브랜드를 즐겨 신는다. 이들 브랜드는 모두 섹시한 스타일을 강조하고 있으며 강남 사모님들이 즐겨 신는 신발 굽은 보통 6.5~8.5㎝로 다소 높다.

보석과 시계에 있어선 불가리나 까르띠에, 쇼메를 선호한다. 보석의 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디자인으로 승부를 건다는 점에서 강남권 사모님들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다.

올 여름 유행에 민감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강남 사모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보석은 ‘앤티크 보석’이었다.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 등으로 예스럽게 꾸민 앤티크 보석이 강남의 명품 트랜드를 주도하는 핵심 축으로 등장한 것이다. 명품족 중에서도 튀는 것을 좋아하는 강남 사모님들에겐 전통 문화재를 재현한 앤티크 제품이 단연 인기일 수밖에 없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지난 2월 국내에선 처음으로 앤티크 쥬얼리숍 ‘빈티지 by 미네타니’ 매장을 선보였고 현대백화점에서는 고구려와 백제, 신라시대의 금 귀걸이 등을 재현해 판매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60만~80만원대 금 귀걸이 수십점과 2천만원대 귀걸이 2점 등 40여점이 넘는 금 귀걸이가 눈 깜짝할 사이에 팔려나간 적도 있다. 심지어 50대 여성이 고구려 재현품을 시작으로 백제, 신라 등 출시 귀금속 재현품 전 라인을 구매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강북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명품관에서 만난 김소연(36·여)씨는 “강남과 강북 스타일의 차이점을 피부로 느끼지는 못했지만 강남지역이 다소 화려한 것은 맞다. 개인적으로 남들과 똑같은 명품을 들고 다니는 것보다 나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 재벌이나 부자가 아닌 이상 모든 물건을 명품으로 구입하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 한다”며 명품만을 고집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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