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복 국정원장 “내가 너~무 드러냈나”
김만복 국정원장 “내가 너~무 드러냈나”
  • 이종찬
  • 승인 2007.09.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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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값 지불’‘언론노출’ 몰매

김만복 국정원장이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석방 과정에서 몸값을 지불했는지 여부와 언론에 과다한 노출 했다는 지적으로 몸살을 앓았다.

김만복 원장은 6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몸값 지불 및 이면합의’ 의혹에 대해 “탈레반과 약속한 게 있어서 밝힐 수 없다”며 협상이 마무리 된 것이 아님을 시사하는 한편 언론노출에 대한 비판에 “국정원장은 원래 비노출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이날 김 원장은 한 정보위원이 “아직 협상이 안 끝난 것 아니냐”고 묻자 “그러기에 나도 얘기를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탈레반 측 공개발표 외에 (협상 내역에) 여러 가지가 있고 공개할 수 없다”며 협상이 진행 중임을 내비쳤다.

이 정보위원은 “지금은 몸값 쪽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데 사실은 탈레반 측 포로를 풀어주기로 협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정치권은 회의 발언을 토대로 탈레반 무장 세력이 원했던 인질 석방이 시간이 지난 후 사면의 형식으로 이뤄질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모종의 역할을 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몸값 지불’에 대한 질문 후에는 김 원장의 과도한 언론 노출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형근 한나라당 정보위 간사는 “국정원장이 현지에서 직접 테러납치단체와 협상한다는 자체가 기밀인데, 원장의 행위는 국가기밀을 누설한 것”이라며 “게다가 기밀누설을 넘어 자화자찬까지 하는 것은 원장으로서의 자질을 떠나 범법행위”라고 공격했다.

박진 한나라당 의원도 “(김원장 옆에 서 있던 ‘선글라스 맨’의) 선글라스는 신분 노출을 피하려고 낀 건데 원장이 옆에 있어 다 드러났다. 코미디 아니냐”고 냉소했다.

김 원장은 “언론이 의혹을 증폭시킬 게 명약관화하기 때문에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랬다(언론에 노출됐다)”면서 “국정원장은 원래 비노출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장영달 신당 의원은 “요원들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노출시킬 필요는 없지만, 국정원장이 음침한 뒷골목에 있어선 안 된다”고 거들었다.

선병렬 신당 정보위 간사는 “국정원장의 현장판단에 약간의 실수가 있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향후 대책”이라며 “인질사태가 관련국들의 다자간 협력으로 해결됐다. 재발을 막고, 더 빨리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대책이 뭐냐”고 물어 김 원장을 향해 쏟아지는 질문의 방향을 틀었다.

김 원장의 내년 총선 출마설도 회의의 열기를 고조시키는데 한몫했다. 정형근 의원은 “김원장이 13차례나 (고향인) 기장군 주민들을 초청해 국정원을 견학토록 했다”며 질타했고, 김 원장은 “통상적인 안보견학이었고, 예전 원장의 100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맞받았다.

그러나 김정훈 한나라당 의원이 “기장군 주민들이 국정원에서 실탄사격(연습)까지 했다”고 몰아붙이자 “지적사항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물러서며 싸움을 일단락 지었다.

한편, 김 원장은 아프간 피랍 한국인들에 대한 구상권 행사와 관련 “불법행위를 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구상권 행사를 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말해 지난 3일 구상권 행사를 검토하도록 지시한 노무현 대통령과 의견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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