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뛰어넘고 세계시장 앞으로 경영능력 “걱정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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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부회장 보폭 넓히는 사연
‘글로벌 기업으로 제2 도약’, ‘굵직한 사업마다 부진 또는 실패’. 롯데그룹 ‘신동빈 체제’에 대해 엇갈리는 재계의 평가다. 전통적인 내수기업인 롯데그룹에 세계화 바람을 불어넣으며 실질적인 오너로의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신동빈 부회장. 하지만 그룹 안팎에서 신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두고 ‘회의론’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신 부회장은 ‘공격경영’으로 정면돌파 의지를 높이는 모양새다. 그룹의 최대 현안인 ‘글로벌 브랜드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완전한 오너 굳히기’가 가능한 까닭이다. ‘롯데 신동빈호’의 야심찬 행보를 따라가 봤다.


▲ 지난 9월2일 롯데백화점의 어시아 모스크바 해외점포 1호점 오픈행사에 참석한 신동빈 부회장.〈사진제공/롯데백화점〉
경영능력 두고 그룹 안팎 ‘회의론’ 모락모락

모스크바점 개점 기점으로 ‘공격경영 본격화’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신 부회장의 경영행보 하나하나가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주력인 롯데쇼핑의 최대주주이자 ‘왕회장’인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후계구도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서다.

일본롯데를 맡고 있는 형인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이야 일본을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보면 큰 틀의 롯데그룹 경영권 핵심이 신 부회장이라는 것에 이견이 거의 없다.

더구나 현재의 롯데그룹 변화 중심에서 신 부회장의 역할은 막중하다. 전형적인 내수기업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은 롯데그룹 사활이 걸린 최대 현안이고, 이런 맥락에서 신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공략 행보에 그룹 안팎의 이목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동안 신 부회장이 경영수업 차원에서 손을 댄 사업마다 부진하거나 실패를 거듭했다는 점에서 경영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까르푸 인수 실패와 최근 들어 전사적으로 추진하던 제2롯데월드 건설 무산, S-비즈사업 중단, S-오일 인수 실패 등 잇따라 고배를 마시며 ‘경영전략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그룹 안팎에서 대두되어 왔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 보란 듯 신 부회장은 더욱 공격적인 경영행보에 나서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넘어 ‘중국시대’ 서막을 올리며 경영전면에 나섰고, 이번에는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러시아에 롯데백화점 모스크바 1호점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대한민국 백화점 수출하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9월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해외점포 1호점을 오픈했다. 모스크바점은 국내 백화점업계 최초로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이면서 동양권에서 서양권으로 진출한 첫 번째 백화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모스크바 1호점은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위치하고, 연면적 38,530㎡, 영업면적 23,130㎡ 규모다. 식품부터 명품, 패션, 가전, 가구까지 갖춘 한국형 백화점으로 기존 러시아에서 볼 수 없었던 원스톱(one-stop) 쇼핑이 가능한 신개념의 백화점이다. 총 1백21개 브랜드가입점한다.

신 부회장은 이날 오픈행사에 직접 나서 글로벌 전략을 진두지휘 했다. 그룹의 역사적인 순간이라는 이유가 크겠지만 글로벌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향후 공격적인 경영행보에 나설 것을 공표하기 위한 의미도 내심 깔려 있을 터다.

신 부회장은 “모스크바 1호점을 시작으로 추가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내년 5월에는 중국 베이징, 8월 정도에는 베트남 호치민에 백화점을 오픈, 해외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모스크바 1호점을 시작으로 모스크바 시내 추가 출점과 함께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출점하는 다점포 오픈 계획을 이미 수립한 상태다.

신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해외 현지에서의 성공 여부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 더욱 공격적인 경영행보를 보이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로 받아들여 질 수도 있는 대목. 그만큼 자신감이 높다는 얘기다.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도 이를 뒷받침하듯 “한국형 백화점을 수출하게 된 유통사에 큰 획을 긋는 중요한 사건이다. 맏형다운 책임감을 가지고 한국 유통업이 글로벌 기준이 될 수 있도록 반드시 성공적인 점포로 만들 것이다”라고 남다른 의미와 포부를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해외 여러 나라에 적극적인 출점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2010년 세계 백화점업계 10위권 내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 롯데백화점 모스크바 1호점 전경.
신 부회장의 글로벌 전략은 단순한 희망사항 수준이 아니다. 미리부터 계획하고 치밀하게 준비한 작품이라는 얘기다. 예컨대, 얼마 전 롯데그룹이 중국 식음료 사업을 총괄하는 ‘롯데중국투자유한공사’라는 지주회사를 출범시킨 것만 봐도 그렇다.


해외시장 공략 가속도 낸다


지난해부터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브릭스전략’(VRICs: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겠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롯데의 글로벌화를 위한 큰 그림은 이미 완성되어져 있는 셈이다.

신 부회장은 당시 “한국과 일본, 중국을 잇는 삼각 네트워크를 형성하겠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영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중국 내 식품 부문에서만 2016년까지 매출 1조원대를 돌파한다는 계획도 신 부회장을 통해 구체적으로 대내외에 공표 됐다.

중국만 놓고 봐도 롯데는 이미 1994년부터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이때부터 이어져 온 롯데의 중국공략 계획은 현재 18개의 법인을 중심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신 부회장의 전략처럼 아시아 중심권을 발판으로 해외공략에 박차를 가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백화점만 하더라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맞춰 중국 인타이그룹과 공동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형태의 신규점(왕푸징 거리)이 마무리 단계다.

아무튼 신 부회장의 이 같은 공격적인 경영행보는 이번 러시아 진출을 기점으로 더욱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를 통해 그룹 안팎의 경영능력 회의론을 불식시키고, 나아가 이미 성공모델로 정착 중인 중국시장, 아시아권 공략까지 그룹 후계자로서 입지는 더욱 확고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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