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생님이 주신 큰 사랑을 받고 어찌 감히 특혜를 받으신 것도 아니고 단지 컴플렉스로 인한 거짓말로…돌을 던질 수 있습니까..”
게시판의 애청자들은 방송 좋고 음악 좋은 데다 공개사과까지 했으니 문제될 것은 없다는 분위기가 압도적이었다. 학력을 허위로 알려왔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직후 DJ 전영혁에 대한 오히려 찬사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망은 커녕 항상 기쁨과 감명만이… 저도 눈치안보고 바른 소리 잘하지만 전 선생님은 진정한 마니아이시고 감사하고 고마울 뿐입니다.”
게시판 애청자들은 허위학력 날조가 갖는 사회적 의미, 공인 자격의 음악방송인의 도덕성 등 당연한 상식적인 논쟁조차 외부의 눈길을 의식하여 자제하고 억압하는 듯했다.
허위학력으로 방송을 진행해왔던 사실이 알려진 이후 전영혁에 대한 천편일률적인 지지 게시물이 오르고 있는 중에 팬들에게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게시물이 있어 주목된다. 전영혁을 ‘선생님’이라 호칭하며 숭배하기에 여념없는 애청자들 사이에 그 나마 이성적 직언으로 보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어 기사화한다. 이*하님이 쓴 이 게시물은 글이 오른 그 날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었다.
“학력위조가 폭로되었는데도 다른 진행자들과는 달리 사과문 하나 없고 온통 격려의 글들 뿐이네요. 방송 끝날 무렵 지나가는 말로 그저 죄송하다고 하면 지난 20여 년 동안 속여온 거짓이 모두 속죄되는 건가요? (중략) 논문조작이나 학력위조는 범죄이며 사기입니다. 이렇게 여론을 동정 쪽으로 몰아가는걸 보니 더욱 고도의 사기라고 여겨집니다. 추악함이 드러났는데도 무조건 존경하고 추종하는 걸 보면 여타 사이비 종교집단의 신도들과 다를 바 없네요. 이곳에 들어와 보니 노예근성도 아니고 공산주의 국가도 아니고 천편일률적으로 아부성 발언뿐이네요.”
이에 대해 DJ 전영혁의 팬들은 '당신 이제 나가주세요' 라는 노골적인 글로 위협감을 주고 이번 학력위조 사건의 위조 사실에 비판의견을 내비친 사람들에게는 '고소와 고발'을 들먹이고 있어 자연스럽지 못한 분위기를 확연히 감지할 수 있었다.
사실 학력 위조 사실이 드러난 전영혁 씨와 관련 방송의 게시판은 이번 뿐만이 아니라 물의를 빚은 적이 없지 않았으며 당시에도 지금과 유사한 분위기가 조성된 바 있다.
작년 2006년 11월, <--716>이라는 아이디의 애청자가 전영혁의 부적절한 사생활을 폭로하는 다소 충격적인 글을 올렸을 때 기자가 확인한 분위기 또한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방송의 실질적인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전영혁 씨를 비판하는 게시물이 오르면 삭제되거나, 이를 무마하려는 듯한 게시물들이 의도성이 확연히 내비치도록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그리하여 곧 뒷페이지로 밀려나버린 비판 게시물은 얼마 후에 묻혀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당시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자는 식으로 전영혁 지키기를 위해 애청자가 올린 고발의 사실성을 확인하여 사실관계와 옳고 그른 시시비비를 가리려 하지않고 그저 무조건 덮어두고 가자는 식으로 고발자를 위협하고 비난하는 분위기를 목격한 한 이영*라는 애청자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남긴 바도 있다.
“나는 당신들이 무섭습니다”
하지만 이 글 또한 몇 시간도 되지 않아 즉시 삭제된 바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고발글 삭제 사태에 대해서 KBS 측은 "전영혁의 음악세계 게시판은 KBS 소속의 PD 재량으로 삭제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팬의 입장을 떠나서 도덕성과 정정당당한 권력, 특혜에 대한 사회윤리의 기본적인 메시지를 거론하는 행위조차 거부당하는 방송권력이 과연 상업성과 무관한 순수방송이라고 떳떳이 내세울 수 있을 것인지...... 일부 팬들이 우리 사회 꼭 지켜내야만 할 존재라고 한 목소리를 높여서 의견발언의 기회조차 삭제당하는 여론플레이가 진정 감동적이기만 현상일 것인지는 의심스럽다.

위조가 드러난 음악지존의 오랜 터, 그 곳의 집단적인 움직임의 불편한 분위기가 금번 전영혁 씨 학력위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많은 이들의 흥미로운 이목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