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선거, 가족의 힘으로 움직여”…재벌과 사돈관계
‘정치명문가’ 조순형, 아버지대부터 이어진 인맥 무시 못해
손학규 “보석 같은 두 딸, 이루지 못한 꿈 대신 이뤄줘”
권력과 금력은 뗄 수 없는 사이, 유착관계 줄어들고 있어
대통령선거에 나선 이들의 가계도는 그의 캠프 조직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가족이다.
李 “선거는 가족의 힘”

그 중 둘째 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이 후보의 중요한 정치적 후원자다. 서울대 상대를 나와 코오롱에 입사, 후일 이 회사의 사장이 된 이상득 부의장은 정치 입문도 이 후보보다 빨랐다. 5선 의원이라는 정치적 기반을 가진 이 부의장은 이 후보가 1992년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서울시장과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발로 뛰며 그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이 되었다.
이 후보는 또 김윤옥씨와 결혼해 1남3녀를 뒀다. 현대건설 입사 5년 만에 이사로 승진해 승승장구하던 1970년 은사의 소개로 만난 부인은 공직을 지내고 건설업체를 운영하던 아버지를 둔 유복한 집안 출신이었다. 그녀는 남편의 정치활동에 전면으로 나서진 않지만, 이화여대 학맥을 활용해 지지세를 넓혀나갔다. 또 경선 막판에는 충청도 등 취약 지역을 돌며 남편을 도왔다.
둘째 형과 부인이 이 후보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면 큰형 이상은씨는 이 후보를 곤혹스런 상황에 빠뜨렸다. 상은씨는 이 후보가 현대건설 회장 시절 현대자동차 하청업체인 다스를 차려 큰돈을 벌었으며 현대그룹으로부터 도곡동 땅을 사고 팔며 시세차익을 남겼다. 이 때문에 이 후보는 경선과정 내내 차명재산 의혹에 시달렸다.
사돈인 이상은씨와 친하게 지내며 ㈜다스를 공동 설립한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도 잦은 토지매매로 이 후보를 차명재산 의혹에 시달리게 했다.
셋째딸, 조카 통해 ‘재벌家’로
자녀들도 이 후보를 돕는데 적극적이다. 미국 줄리어드 음대에서 기악을 전공한 장녀 주연씨와 차녀 승연씨, 이화여대 미대를 나온 막내 수연씨는 모두 출가했지만 이 후보가 선거에 나설 때마다 수행비서·코디네이터·선거운동원이 되어 이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돕고 있다. 아들 시형씨도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국내 외국계 금융사에서 일하다 퇴사, 유학을 준비하며 이 후보의 유세를 돕고 있다.
사위군단의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큰사위는 검사 출신으로 현재 삼성화재 법무담당 상무보인 이상주씨다. 이 상무는 부산, 수원 지검 등에 근무했던 검사 출신으로, 2004년 삼성에 입사했다. 둘째 사위는 서울대병원 내과 전문의 최의근씨, 셋째 사위는 한국타이어 부사장 조현범씨다.
조씨는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아들이며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전경련 회장)의 조카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 후보는 셋째딸의 결혼과 동시에 효성그룹을 매개로 SK그룹,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까지 이어지는 대한민국 재벌·권력 혼맥에 들어서게 됐다.
이상득 부의장을 통하면 LG그룹과도 사돈이 된다. LG에서는 2000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LG벤처투자 구자두 회장의 아들 구본천 사장이 이상득 부의장의 딸 이성은씨와 결혼, 양가가 사돈관계가 된 것이다.
대선주자라고 특별한家?
올해 대선에 나선 이들 중에는 특출한 혈연이나 혼연을 찾아 볼 수 없는 이들도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들이 그렇다.
정동영 후보는 전북 순창 구림에서 태어났다. 그곳의 면장이던 아버지 정진철씨는 한국전쟁 후 정치에 입문했다. 정치 입문 3년 뒤 도의회에 진출했으나 중앙무대 진입에는 실패했다.
정동영 후보에게는 부인 민혜경씨와 두 아들 욱진, 현중씨가 전부다. 그리고 정 후보의 아들들은 20대 초·중반의 젊은 나이로 혼연 등을 찾기 어렵다.
이해찬 후보는 김정옥씨와의 사이에 외동딸 현주씨를 두고 있다. 현주씨는 아직 미혼으로 특별한 혼연관계는 없다. 다만 이 후보의 형 이해진씨가 삼성BP화학 대표이사 사장이다. 그룹 비서실 출신인 이 사장은 삼성서울병원 부사장, 삼성자원봉사단 단장(사장)을 거쳐 삼성BP화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손학규 후보는 경기도 시흥에서 양정고보 출신 교사였던 아버지 손병화씨와 어머니 양현자씨의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려서 세 형제가 일찍 세상을 뜨고 일곱남매(4남3녀)만 남아 함께 성장했다.
손 후보의 큰 형 홍규씨는 은행원으로 있다 퇴직했고, 둘째 형 덕규씨는 군에서 준장까지 달고 예편한 뒤 한국공항관리공단 부이사장을 지내다 은퇴했다. 셋째 형 상규씨는 중소기업인 국제기연 대표이사로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한국밸브공업협동조합 이사장도 맡고 있다. 누나 2명은 전업주부다.
손 후보는 서울대 정치학과 재학 때 이화여대 약대에 다니던 부인 이윤영씨를 만나 7년 연애 끝에 결혼했으며 원정, 원평이라고 이름 지은 두 딸이 있다.
첫째 딸 원정씨는 서강대 영문과를 나와 영국에서 희곡 전공으로 석사를 마친 뒤 현재 연극이론을 공부하고 있다. 그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연극 공부를 하던 중 서강대 경영학과 출신의 연극연출가 김동현씨를 만나 2004년 결혼했다. 둘째 딸 원평씨는 ‘이도영’이라는 이름으로 영화감독을 하고 있다.
범여권 장외에서 뛰고 있는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도 자수성가형이다. 문국현 전 사장은 부인 박수애씨와의 사이에 딸 지영, 지원씨를 두고 있다.
정치 명문가의 ‘쓴소리 조’
대선주자들 중 정치권에서 알아주는 명문가도 있다. ‘미스터 쓴소리’로 더 잘 알려진 통합민주당의 조순형 후보다.
조 후보는 우익 독립운동가이자 1960년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낸 유석 조병옥 선생의 3남2녀 중 막내다. 조 후보는 1935년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고향은 충남 천안시 병천면으로 3.1운동 당시 유관순 열사가 아우네 장터에서 만세운동을 벌였던 곳이다.
3.1운동 때 유관순 열사와 함께 아우네 장터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한 조인원씨가 조 후보의 할아버지이며 故 조윤형 전 국회부의장이 그의 형이다. 즉, 조 후보는 조인원, 조병옥, 조윤형으로 이어지는 ‘정치명문’을 이은 인물인 것이다.
때문에 조 후보의 주위에는 조병옥 선생과 조윤형 부의장으로 이어진 튼튼한 인맥이 자리하고 있다. 오랜 기간 그를 뒷바라지하며 그의 인품을 높이 사온 이들도 빼놓을 수 없는 정치적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