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적인 그 음색을 다시 한번
몽환적인 그 음색을 다시 한번
  • 이문원
  • 승인 2004.09.1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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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요크의 "Medulla"
'비요크'를 알고 있는 이라면 그 누구라도 그녀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 뇌리를 강하게 치고 들어가는 몽환적은 음색, 음률, 도취적 리듬...가만히 책상에 앉아있으면서도 어딘가 먼 신비스런 세계로 인도해내는 듯한 마취성 강한 음악의 창조자. 그녀에 대해 많은 이들이 지니고 있는 가장 최근의 이미지는 바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 <댄서 인 더 다크>('00)에서 보여준 '꿈꾸는 공장노동자'의 그것일텐데, 데뷔와 함께 깐느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그녀의 연기력도 놀라웠지만, <댄서 인 더 다크>의 주제가를 여러 시상식 무대에서 부르던 그녀의 모습을 잊지 못하는 팬들 또한 많다. 이런 팬들에게, 비요크의 새 앨범 "Medulla"는 조금 기묘한 감흥을 선사해 줄 듯하다. 단촐한 전자 사운드를 복합적으로 운용해내던 그녀의 전작들에 비해 실로 기묘한 기묘한 시도들을 다수 선보이고 있는 이번 앨범은, 그녀가 최초로 아카펠라(!)를 선보이는 모습은 물론, 아이슬랜드 합창단과 런던 합창단을 동원한 '음색의 복합성'을 시도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비요크 특유의 몽환적 분위기가 아카펠라의 청아한 선율로 바뀐 것은 아니며, 인간의 목소리가 줄 수 있는 변형성/변용성에 상당부분 기대고 있어 비요크 특유의 스타일을 사랑하던 팬들로선 다소간 안심이 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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