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동안얼짱’ 임수정
충무로 ‘동안얼짱’ 임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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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한 꺼풀 벗은 느낌이에요”

충무로의 ‘동안얼짱’ 임수정. 실제 그의 나이(28)를 믿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이런 이유로 그는 지금까지 본인의 나이보다 어린 역을 연기했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고등학생 아니면 20대 초반의 풋풋한 모습을 선보였던 것이다. 그런 그가 이번 영화 <행복>에서 과감히 ‘베드신’을 촬영해 화제다. 임수정의 ‘베드신’ 장면이 영화 예고편을 통해 공개되자 팬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일부 팬들은 ‘배신감(?)’마저 들 정도라며 경악했고, 한편에서는 그가 드디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 반색했다. 지난 9월17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행복> 언론시사회 현장에서 그의 연기변신에 대해 들어봤다.

영화 속 “보기보다 나이 많아요” 대사하면서 속으로‘통쾌’
몸빼 바지입고 가래 뱉어내는 연기에 죽은 시체까지‘열연’

“영화 예고편을 보고 팬들 사이에서 그렇게 뜨거운 반응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솔직히 반응이 없었으면 속상할 뻔 했다.(웃음)”

“배드신요…편하게 찍었어요”

▲ (사진 맹철영 기자)
임수정의 시원한 답변에 놀랐다. 가녀린 이미지와는 달리 똑 부러지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그런 그도 여자 배우이기에 베드신을 촬영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더욱이 이번 영화가 첫 베드신을 선보인 작품으로 기억될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수정은 “편안하게 찍었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임수정의 파격적(?) 노출신은 실제로는 ‘다리 노출’에 불과했다.

임수정은 “연인이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랑의 나눔’은 하나의 표현수단”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베드신’은 두 남녀의 사랑 과정을 표현하는데 꼭 필요했다. 야한(?) 장면도 아니었고 촬영 전 허진호 감독과 황정민과 디테일한 동선까지 미리 상의했기 때문에 재미있게 찍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세간의 관심은 임수정의 파격적 노출이었지만 그는 단편적으로 보이는 모습에 의미를 두지 말았으면 하고 부탁했다. 허진호 감독은 “연출자로서 어떻게 앵글을 잡으면 임수정씨의 다리가 예쁘게 보일까만 생각했다”며 “두 연인의 모습을 귀엽게 봐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를 통해 임수정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동안인 얼굴 탓에 작품에서 제 나이에 걸맞은 연기를 펼쳐본 적이 없다. 20대 후반 여성이 표현할 수 있는 감성연기에 목 말라 있던 차에 영화 <행복>을 만난 것이다. ‘물 만난 고기’라고 했던가. 그는 이번 작품에서 한층 어른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앳된 외모는 여전했지만 실제 자신보다 10살이나 많은 황정민과의 조화는 자연스러웠고 오히려 황정민보다 더 성숙해 보였다.

“은희 역은 20대 후반인 내가 지닐 수 있는 감성보다 더욱 깊은 모성애적 감성의 소유자다. 고전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캐릭터로 연기를 하는 내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은희 역을 연기 하면서 여자로서 한층 성숙해졌고 배우로서도 한 꺼풀 벗은 느낌이다.”

“내가 잘 할테니 나, 버리지마”

▲ 영화

임수정은 여느 20대 스타여배우들과는 다르게 늘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망가지는 모습도 서슴지 않는다. 스크린 데뷔작 <장화·홍련>에서 정신착락증의 수민 역을 완벽하게 연기해 그해 청룡영화상, 대한민국영화대상 등에서 신인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또 원톱 주연 영화 <각설탕>에서는 동물과 교감하는 섬세한 연기로 극찬을 받은 바 있고 월드스타 비와 함께 출연한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의 정신병자 영군 역을 위해 몸무게를 7kg이나 감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영화 <행복>에서 임수정은 완전한 방식으로 사랑하는 법을 아는 중증 폐농양 환자 ‘은희’ 역을 맡았다. 믿었던 사랑인 영수에게 버림받자 “개새끼, 네가 사람이니?”라는 격앙된 욕설을 퍼붓다가도 금세 “내가 잘 할 테니 나, 버리지마”라며 무릎 꿇고 비는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실제 존재하는 인물로 만들었다. 임수정의 연기에 감동한 허진호 감독이 “원래 성격이 은희 같니?”라고 물을 정도였다.

영화 <행복>에서 그의 연기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8년 동안 폐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일명 몸빼 바지 차림에 화장기 없는 얼굴로 당당히 카메라 앞에 섰고, 폐농양으로 가래를 뱉어내는 연기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얼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생생했다.

작품에 임할 때마다 그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되는 배우 임수정. 그는 ‘배역에 몰입해 자신을 내던질 줄 아는 드문 여배우’로도 불린다.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며 스크린을 채워갈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배우 임수정이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로 불릴 날도 멀지 않았다.
st52@sisa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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