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은 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후보 경선과 관련 “오늘로 예정된 전북의 후보자 합동연설회와 내일로 예정된 인천의 후보자 합동연설회는 일단 중단한다. 나머지 경선 일정에는 변화가 없다”고 결정했다.
신당의 이 같은 결정은 당 지도부가 조직동원에 항의하며 경선중단을 요구한 손학규, 이해찬 경선후보의 요청을 일부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낙연 대변인은 “‘경선일정 잠정중단’이라는 일부의 관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확대 해석은 경계했다.
정동영측 “경선을 흔들겠다는 의도로 밖에는”
정동영 후보측은 당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 했다. 정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최고위원회 면담에 대해 “최고위원회의 회의결과에 대해 강하게 문제제기를 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어제 밤에 손학규, 이해찬 후보 두 분이 만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척 당황스러웠다. 게임을 하고 있는 와중에 지고 있는 두 사람이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흔들어 보겠다는 의도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국민경선은 잔인한 제도다. 일주일에 한번씩 지고 나가떨어지는 심정은 아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선을 끝까지 완주하는 것은 국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라며 “국민경선 완주는 패배한 후보들에게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경선을 못하게 한다든지 일정을 바꾸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국민과의 약속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또 “두 후보의 심정을 이해한다. 그러나 국민경선을 중단해야 할 사유가 못된다. 중요한 문제가 있다면 당과 선관위의 조사와 판단을 따르면 된다. 그것을 이유로 판을 중단하고 깨려고 하는 것은 안 된다. 이는 후보 개인의 문제가 아닌 당과 민주개혁세력의 문제”라고 못박았다.
그는 “이성을 되찾고 국민경선에 정당하게 함께 해줄 것을 요청 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김 대변인은 “지난번 이-손 연대를 이야기 했을 때, 강력하게 반발하고 지역감정조장이라는 말을 했다. 이해찬 후보는 ‘두 사람은 살아온 길이 다르다. 손학규 후보를 우리가 부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제 한밤중에 일어난 일들을 보면 이-손 연대가 진행되고 있는 사실임을 확인해 줬다. 뱉은 이야기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이-손 연대에 대한 견제를 늦추지 않았다.
손학규측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 강구”
손학규 후보측 우상호 의원은 2일 경선 일시 중단과 관련 “당 지도부는 불법 경선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고 불법행위가 발견될 경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이해찬 손학규 두 후보는 모든 경선 일정에 대한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불법선거의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당 지도부에 요청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 의원은 “당 지도부는 이, 손 두 후보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만 경선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만일 당 지도부가 두 후보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신당의 경선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찬측 “당 결정 우스워…3일 대처 결정”
이해찬 후보는 “현재 이 국면이 우리 한국 현대정치사의 위기 국면이다. 경선이 무법적이고 문란한 상태로 가고 있어, 어느 때보다 당이 후퇴하고 있고 당과 개혁세력의 위기다. 초기 경선규칙을 만들 때 단호하게 막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안타깝게 생각하며 유권자와 국민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현재 국면은 단순 캠프 차원의 국면 아니라 정치개혁의 차원에서 민주개혁정치세력이 주도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해찬 후보측은 당의 최고위원회 결정과 관련해 “시작과 마무리 과정이 석연치 않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결과적으로 연설회는 하지 않고, 선거는 그대로 하는 것이 현재 위중한 국면에 대한 우리당이 내리는 결정으로써, 국민들 보기에도 매우 우스운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좀 더 당이 슬기롭게 처리했다면 최소한 세 후보 간의 조율을 거쳐 최종적인 발표가 있어야 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캠프는 당이 현재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면밀히 알아보고 검토할 것”이라며 “3일 정오 선대위원장 및 선대위 모든 중앙과 지역의 선거 책임자들이 모여 현 상황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