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의 평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일이 급선무다. 남북 공동의 번영을 위해서는 제2의 개성공단과 같은 남북 경제공동체제를 구축, ‘노동과 자본의 환상적인 합작’이 이루어져야 한다.
북한의 지하자원은 남한의 24배다. 북한에 매장된 광물은 대략 2백20여 종으로 그중 철과 아연, 중석, 마그네사이트, 석회석, 흑연 등 40여 종은 높은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비금속광물인 마그네사이트의 매장량은 35억톤으로 세계 1위 수준이고, 텅스텐 매장량 또한 세계 2위로 어림짐작되고 있다.
북한은 이를 처리할 기술력이 뒤떨어진다. 까닭에 남한의 기술력과 북한의 노동력의 합작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 남북은 ‘땅덩어리의 통일’ ‘사상의 통일’이라는 단순한 통일논리에서 벗어나 ‘평화와 공동번영’이라는 새로운 ‘통일논리’를 가져할 때다.
‘10.4 남북공동선언’ 그 속내에 담긴 진실은 무엇?
2007 남북정상회담 후폭풍, 이명박 대세론 꺾인다
김정일 깜짝 발언…건강 정말 이상 없나?
보수단체 트집 ‘아리랑’, 무슨 내용 담겼기에
‘2007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종전선언 추진 ▲남북정상 수시회동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백두산 관광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내자 대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에서도 이해득실을 따지기에 바쁘다. 범여권에서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로 이명박 대세론이 꺾일 것이라 내다보고 있고, 한나라당에서는 신북풍의 파장이 어서 가라앉기를 바라는 눈치다.
노대통령 “말이 좀 통합디다”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란 이름으로 마무리 지어진 ‘10.4 남북공동선언’. 그 속내에 담긴 진실은 무엇이며 득실은 또 무엇일까.
미국의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소장은 “남북 공동선언에 대해 미국은 겉으로는 환영할지 모르지만 길게 보면 한ㆍ미 관계가 바람직하지 않게 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잭 프리처드 KEI 소장은 “남북정상회담은 포괄적인 남북관계 개선에 분명히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북한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국의 다음 정권에서도 이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안들을 주로 추진했을 것으로 분석된다”는 밝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음은 지난 10월4일 밤 돌아온 노대통령이 도라산 환영식장에서 밝힌 남북정상회담의 겉과 속이다. 이날 노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소감에 대해 “말이 좀 통합디다”는 짤막한 한 마디로 좋게 평가했다.
▲북핵문제=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기존 합의를 다시 확인하고, 6자회담장에서 남북이 긴밀히 협의·협력해서 9.19공동성명, 2.13합의를 성실히 이행해 가기로 했다. 핵폐기는 하는데, 6자회담에서 우리가 같이 풀자고 정리됐다.
▲한반도 평화체제=김 위원장은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데 기본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히고, 한미간에 논의한 바 있는 종전선언 방안에 구체적 관심을 표명하고, 이를 성사시키도록 남측이 한번 노력을 해보라는 주문을 했다.
▲북미 북일 관계개선=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남북 간의 경제협력 확대, 동북아 협력질서 구축을 위해 북미간, 북일간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매우 경청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김 위원장은 국방위 참모와 상의한 뒤 원칙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혀 정상선언에 포함됐다. 이번 공동선언의 가장 핵심적이고, 가장 진전된 합의가 이 부분이다.
▲경제협력=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 개발은 평화정착에도 도움이 되지만 남북 어민과 기업에 직접 혜택이 돌아가는 평화번영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특히 해주지역의 특별지대 설정은 개성과의 관계, 인천과의 관계에서 매우 큰 경제적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정례화=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요청했지만, 김 위원장은 우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제안했다. 본인의 방문은 여건이 성숙할 때까지 미루겠다고 했다.
이명박 ‘경제’ 깨는 ‘평화’

범여권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 이명박 대세론과 한나라당의 독주를 순식간에 뒤집을 수 있는 최고의 ‘신북풍’이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는 ‘10.4 공동선언”이 평화선언으로 매듭지어지면서 ‘평화’가 이명박의 ‘경제’를 단숨에 꺾을 수 있을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범여권이 ‘10.4 공동선언’ 직후부터 한나라당과의 ‘평화대통령 VS 경제대통령'의 전선을 형성해가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상회담 중에도 경선파행의 잡음을 계속 낸 범여권으로서는 절호의 찬스를 날렸다”는 따가운 지적도 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남북정상회담이 악재 중의 악재다. 남북문제에 대해 보수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으로서는 국가적 대사인 남북정상회담을 그저 묵묵히 받아들이기도, 무조건 반대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한 경제협력’이라는 ‘평화’의 메시지를 모른 척 할 수도 없다.
게다가 정상회담 맞대응 카드로 내놓은 이명박 후보의 부시 면담과 4강 외교 일정이 이리저리 꼬이면서 이명박 대세론에 금이 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 안팎의 낙관론자들은 범여권이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초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워낙 사분오열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풍의 효과는 잠시 불뿐, 이명박 대세론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10.4 공동선언의 내용과 관련 “경제협력을 이름으로 (양측이) 주고 받아야 하는데 경협으로 위장된 일방적 퍼주기가 아닌가에 주목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정상회담의 성과를 애써 깎아내리고 있다.
오로지 한길 ‘경제대통령’만을 줄곧 외치고 있는 이명박 후보. 이 후보는 북풍이 몰고 온 대선정국의 태풍의 핵 ‘평화대통령’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기자 아니라 작가 같다”

10월3일 조선일보는 김 위원장의 7년 전과 현재 사진을 실으면서 “김 위원장 달라진 걸음걸이…당뇨 때문인 듯”, “만성질환으로 단백질이 부족하면 이런 현상이 빠르게 올 수 있다”며 멀쩡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보도했다.
동아일보도 같은 날 삼성서울병원 의사의 인터뷰를 인용 “당뇨병 합병증이 진행되면 살이 많이 빠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아직 그런 단계까지 온 것 같지는 않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앙일보는 “김 위원장의 걸음은 성큼성큼했다. 일부 외국 신문이 ‘27m도 걸을 수 없을 정도’라고 한 보도는 사실과 달랐다”며,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에 쐐기를 박았다. 국민일보도 “몸에 큰 이상이 생겼다기보다 노화로 인해 기력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도했고,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건강 이상설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4일 노무현 대통령 환송 오찬에서 식사를 하다 말고 “(남측 언론에서) 내가 마치 당뇨병에, 심장병까지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우리가 심장병 연구가 좀 약해서 사람들도 불러다가 (심장병) 연구도 시키고, 보완하고 있는 데 잘못 보도들을 하고 있다. 그래도 (남측에서) 나에 대해 크게 보도하고 있어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고 말해 환송 오찬장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은 복장이나 사진 촬영 각도에 따라 배가 들어가 보일 수 있고 머리숱도 조명에 따라 많이 빠진 것처럼 비칠 수 있다. 심장병 등 지병이 있지만 활동이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못박았다.
‘아리랑’ 공연, 2번 기립박수

2002년 고 김일성 주석의 90회 생일을 기념해 처음 선보였다는 북한의 집단체조 및 예술공연 ‘아리랑’. 대체 아리랑 공연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북한의 집체극 아리랑의 첫 공연은 지난 2002년 4월29일부터 8월15일까지 공연되었으며, 두 번째 공연은 2005년 노동당 창건 60주년(10월10일)과 6.15 공동선언 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8월16일부터 10월말까지 공연되었다.
아리랑은 음악, 무용, 체조와 함께 서커스적 요소가 더해지며 연인원 10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공연. 특히 화려하게 펼쳐지는 대집단체조(매스게임)와 카드섹션은 아리랑 공연의 백미로 손꼽힌다.
조선 노동당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혁명의 대를 잇는다는 문구가 나오는 등 북측 주민들의 자주 단결을 위한 아리랑 공연은 크게 서장, 중장, 종장으로 나뉜다. 그중 남한의 보수단체들이 가장 문제 삼는 장면이 서장이다. 이 서장에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칭송하는 내용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남북정상회담 중 노무현 대통령이 관람한 아리랑 공연에는 서장에 들어 있는 내용 대부분을 뺐다. 게다가 김 국방위원장을 직접적으로 형상화한 카드섹션도 등장하지 않았고, 인민군의 위력을 과시하는 부분도 태권도 시범으로 대체됐다.
이를 두고 보수단체들이 노 대통령에게 “아동학대 인권유린 용인”이라고 왈가왈부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한 발 더 나아가 “남북회담의 대가로 지난 2000년과 같이 현금제공 등의 뒷거래가 있을 경우에는 퇴임 후에 반드시 청문회와 특검 등을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