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전국의 어느 중·고등학교에나 호랑이 같은 선생과 문제학생은 있기 마련이다. 충남의 한 고등학교도 예외는 아니었다. ‘단무지(단순, 무식, 지X)’로 통하는 이 선생과 이 선생의 영원한 적수 나문제(가명) 학생이 바로 그들이다. 수학여행지에서 음주파티를 벌이던 나문제 일당을 불심검문한 이 선생은 성과물로 맥주병 하나를 건지지만 끝까지 술이 아니라고 박박 우기는 나문제 덕에 “마셔보면 다 안다”며 맥주병의 내용물을 벌컥벌컥 들이킨다. 하지만 내용물은 학생의 소변이었고 이 선생은 소변독이 오르고 만다. 나문제 학생에게 응징을 가하려 이를 갈고 있던 이 선생. 그런데 이게 웬일, 나문제가 4층에서 떨어졌다는 게 아닌가. 긴급히 응급실로 옮겼으나 의식은 없고, 의사도 가망이 없다며 고개를 젓는다. 이때 병원에서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나문제. 의식불명이었던 문제 학생은 과연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사건을 재구성했다.
1999년 충남의 한 고등학교, 돈 놓고 돈 먹기 일명 ‘짤짜리’ 대왕 나문제(가명) 학생은 불철주야 면학 분위기를 헤치는 것으로 유명했다.
단무지의 적수=나문제 학생
오늘도 어김없이 문제학생은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친구들을 ‘짤짜리’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었다.
“아~ 이 짜식들아, 돈 좀 팍팍 좀 걸어 팍팍!”
“난 만원~”
“어얼~ 사내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
하지만 기분 좋게 웃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포부도 좋게 ‘짤짜리판’에 만 원짜리 한 장을 내건 사람은 바로 ‘공포의 단무지’ 이 선생이었던 것이다.
“봐라봐라 이것들… 조용히 따라 온나.”
나문제 학생의 귀를 잡아끌고 교무실로 데리고 가려는 찰나, 나문제는 담임 여 선생의 도움으로 교묘히 이 선생의 마수에서 풀려난다. 운도 억세게 좋은 나문제는 공포의 이선생도 어쩌지 못하는 절대강자였던 것이다.
“저 미꾸라지 같은 놈, 언젠가는 꼭 잡고 말겠어”
단무지 이 선생 최고의 무기는 바로 다량으로 발사되는 침이었고 이 선생은 이 점을 노려 나문제를 제압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선생의 수업시간, 이 선생은 다른 날보다 더욱 열심히 강의에 임했다. 원자폭격보다 강력한 침 폭탄으로 교실은 초토화되기 시작했지만 나문제는 이 선생의 일방적인 침 세례에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고 이 선생은 자존심이 상하고 만다.
나문제와 티격태격 하루하루를 보내던 이 선생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 왔다. 해방감에 들뜬 학생들을 한 손에 휘어잡을 수 있는 수학여행이 다가온 것이다. 학생들의 눈치를 슬슬 보며 기회를 노리고 있던 이 선생은 수학여행 첫 날 밤,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불심검문에 돌입한다.
최악의 수학여행일기

그 사이 이 선생의 일거수일투족을 몰래 감시하던 나문제 일당은 이 선생이 자신들에게 눈길을 돌리는 순간을 포착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역시 나문제가 그 포문을 열었다.
“드디어 때가 됐다 작전개시!”
나문제를 비롯한 학생들은 이 선생의 불심검문을 예상 못했던 순진 남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링거병에 소주를 숨겨온 잔머리 왕자, 그러나 역시 반장의 머리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반장은 아예 기름통에 휘발유인 것처럼 소주를 숨겨온 것이다. 그리하여 나문제 일당의 음주파티 대망의 막이 올랐다.
한편 이 선생은 뭔가 속은 듯한 기분에 나문제 일당의 방을 다시 한번 급습, 맥주병을 발견하고야 만다. 하지만 끝가지 술이 아니라고 박박 우기는 나문제 학생.
이 선생은 급기야 “먹어보면 다 안다”며 소변을 벌컥벌컥 들이킨다. 졸지에 소변을 마신 이 선생은 소변독이 가득 올라 온 몸에 알레르기가 돋아났고 나문제를 향한 분노심에 불타오르고 만다. 하지만 이 선생의 불행은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나문제가 또 말썽을 부린 것이다. 헐레벌떡 뛰어나온 제자가 전한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나문제가 4층에서 떨어졌다는 것.
급하게 병원 응급실로 나문제를 옮겼으나 의식은 없고, 의사도 가망이 없다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 이때 나문제가 갑자기 발작을 일으켰고 이 선생이 다급하게 의사를 불러 온 사이 이 녀석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의식불명이었던 나문제 학생,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사라진 나문제를 찾기 위해 한바탕 소문이 벌어지고 급기야 파출소에서 경찰까지 출동하기에 이른다. 그러기를 한 시간… 나문제가 딸꾹질을 하며 두발로 병실을 향해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사연은 이랬다. 일당들과 술을 거나하게 마신 나문제는 술에 취해 화장실을 찾다가 창문을 화장실 문으로 오해해 그만 4층 아래로 떨어지고 만 것이다. 병원으로 옮겨진 이후 서서히 술에서 깨어났고 소변이 마렵자 몸이 부르르 떨었던 것. 이를 오해한 이 선생이 의사선생을 부르러 나간 사이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잠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4층에서 떨어지고도 멀쩡한 것은 지금까지 미스테리한 해프닝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