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억새 바다에 드리운 가을 향기
갈색 억새 바다에 드리운 가을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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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 하늘공원서 서울억새축제

이상하도록 찌푸린 날들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쾌청한 가을날씨가 이어지는 요즈음, 하얀 억새꽃이 하늘거리는 하늘공원으로 다양한 녹색문화의 향기를 따라 나들이 가보면 어떨까.

서울시 월드컵공원관리사업소에서는 작년까지 성황리에 개최해온 ‘월드컵공원 억새축제’를 올해 6회째를 맞아 ‘서울억새축제’로 명칭과 규모를 확대해 오는 10월12일(금) 전야제를 시작으로 10일간의 풍성한 축제의 한마당을 펼친다.

7,80년대 서울의 쓰레기를 매립한 20만㎡ 규모의 쓰레기산 정상 구역을 생태적으로 복원해 도심에선 보기 힘든 지평선 가득한 억새밭으로 조성한 하늘공원에서 2002년부터 진행된 억새축제는 봄철 하이서울페스티벌에 대비되는 서울지역 가을 대표축제로 이미 자리 잡은지 오래.

평소엔 야간출입이 금지되는 하늘공원의 야간개방과 억새밭으로 쏟아지는 오색조명, 매일매일의 수준높은 문화행사, 억새공예·사진전·그리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합쳐진 이 계절 가족과 연인이 함께 즐기기 좋은 최고의 나들이코스라 할 수 있다.

9월 마지막주 추석 무렵 하늘공원 동쪽끝에서부터 피어나기 시작한 억새꽃은 현재 절정에 달해있다. 서해와 한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가을바람에 이리저리 춤을 추는 끝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억새를 바라보면 억새축제의 주인공이 이녀석들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불연 듯 들게 된다.

서울억새축제가 펼쳐지는 월드컵공원 곳곳에는 억새 말고도 많은 꽃들이 피어나 서로 뽐내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쾌적한 마라톤길인 5.8㎞ 난지순환길에는 곳곳에 하얀 메밀꽃과 분홍빛 코스모스가 피어난 이용시민들을 유혹한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축제내용중 이색적인 것을 꼽으라면 하늘방송국에서 내보내는 ‘감성채널 37.9’가 있다. 축제기간중 매일 오후5시부터 2시간동안 하늘공원에서만 청취가 가능한데 가을을 주제로 한 음악, 시민들의 사연, 사랑고백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아 축제방송을 가동하는 것.

원하는 음악을 즉석해서 신청할 수도 있고, 사랑고백 등 다양한 사연을 미리 보내어 정해진 시간에 방송을 내보내는 깜짝 이벤트도 할 수 있으며 원하는 시민들은 10월10일(수) 이후부터 T.300-5539로 언제든지 신청할 수 있다.

억새를 즐기기 가장 좋은 시간은 노을이 지는 저녁 무렵. 해가 지는 것이 아쉽지 않은 것은 오색조명이 펼쳐지기도 하지만 매일같이 벌어지는 수준높은 문화공연이 저녁 7시30분부터 펼쳐지기 때문이다.

13일(토)에는 ‘이치현과 벗님들’의 리드싱어였던 가수 이치현씨의 추억어린 무대가 펼쳐지며, 14일(일)에는 ‘여행스케치’가 감수성있는 음악무대를 선보인다. 다음주인 20일(토)에는 ‘나무자전거’의 자연스런 무대가, 21일(일) 폐막일에는 가수 김범룡씨의 공연이 펼쳐진다.

17일(수)에는 웃찾사 개그맨들의 재미만점 무대가 펼쳐지며, 이외에도 오후시간과 저녁시간에 국악, 클래식, 난타, 직장인밴드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그저 걷고 구경하는 것만으로 ‘서울억새축제’를 찾은 가족나들이가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배우고, 체험하고, 거기에 더 참여를 통해 작지만 소중한 선물을 받을 수 있다면 더 없는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가을편지 쓰기’는 아주 고전적이지만 느낌이 새로운 프로그램이다. 고작 엽서를 나누어주고 우체통 하나 세워져 있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억새밭 가득한 공원 한쪽에 앉아 엽서를 바라보면 드넓은 세계에 빠져든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억새밭의 바람을 담아 편지로 보내보는 행운을 잊지 마시길.

억새축제 티셔츠를 직접 만들어 입고 갈 수도 있고, 억새공예를 배우거나, 억새바위에 소원을 빌거나, 식물로 다양한 예술작품(토피어리)를 만들거나, 다양한 사진전을 둘러봐도 좋을 것이다.

한국조경사회와 함께 하는 ‘억새축제 그림그리기 대회(최우수 1명 문화상품권 20만원, 우수 4명 문화상품권 10만원, 장려 35명 문화상품권 3만원)’와 ‘디카, 폰카 사진전(최우수 1천만화소 DSLR 1대, 우수 800만화소급 디카 2대, 장려 1기가 mp3 플레이어 10대)’도 직접 축제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운이 좋으면 풍성한 선물도 받아갈 수 있는 기회다.

월드컵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억새축제’는 매년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으며 올해도 10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행사기간 동안 공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자가용 이용을 자제하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 야간에는 안전에 유의하셔야 하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 많은 인파속에서도 먼저 양보하는 멋진 모습을 보인다면 멋진 경관과 잘 어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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