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감기, ‘우울증’
마음의 감기,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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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아래 앉아 수다 떠는 것이 ‘특효약’

최근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면서 병원을 찾는 감기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환절기 가을에 주의해야 하는 질환은 감기뿐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을철이 되면 ‘마음의 감기’인 ‘우울증’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약 35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이들의 대부분은 심각한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울증 환자 중 20~30%만이 정신과 전문 치료를 받고 있다. 정신과를 찾아야만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치료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병’, ‘정신과’ 등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올 가을, 우울한 마음을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우울증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꼽은 ‘인류를 괴롭히는 세계 3대 질환’ 중에 하나다. 요즘 같은 가을철에 우울증이 유독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가장 직접적인 이유로 햇빛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울증 바로 알기

▲ ‘우울증’ 부끄러운 질환이 아니다. 적극적인 자세로 병원을 찾는 자세가 중요하다.
우울증은 일명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며 전체 성인의 10~20% 가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질환이다. 우리가 흔히 느끼는 ‘우울함’이나 ‘슬픈 감정’들은 주로 일상생활에서의 실망이나 슬픈 이유가 있는 경우이지만 병적인 우울증은 슬프거나 울적한 느낌이 기분상의 문제를 넘어서 신체와 생각의 여러 부분에까지 영향을 주는 상태를 말한다.

우울증은 자신의 나약함으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만으로 벗어나기 어렵고, 적절한 상담과 치료를 통하여 극복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상이 몇 주에서 몇 달, 혹은 몇 년간 지속될 수 있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80% 이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앞서 말했듯이 우울증은 감기처럼 현대 사회에서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가장 흔한 정신과 문제 중의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약 3억4천만 명이 앓고 있다. 일생을 통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여성의 경우 4명당 1명, 남성의 경우 10명당 1명으로 매우 높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우울증이 더 흔한 이유는 우울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세로토닌의 저하, 생리, 임신, 출산, 폐경 등으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 육아, 가사 및 여성에 대한 사회의 스트레스 등으로 생각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우울증은 모든 연령과 사회 계층에서 발병할 수 있지만 40~50대에서 발병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경고한다.
대표적인 우울증의 종류로는 ‘계절성 우울증’, ‘갱년기 우울증’, ‘노년기 우울증’ 등이 있다.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들면서 햇빛이 줄어들면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줄어들고, 신체리듬이 깨져 우울증에 걸리게 쉽다. 멜라토닌은 밤에 집중적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멜라토닌 양이 줄어들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시적인 우울함을 느낄 뿐이지만 일부 사람들은 정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우울증세가 뚜렷이 나타나 치료를 받아야할 경우가 생긴다. 이런 증세를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하는데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 겨울철에 우울증이 시작되고 일조량이 늘어나는 봄, 여름에는 증상이 저절로 회복되는 현상이 매년 반복된다.

계절성 우울증의 ‘특효약’은 햇볕을 쬐는 것이다. 우울한 증상이 발생할 때마다 1~2시간 정도 햇볕을 쬐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같은 처방에도 불구하고 계속 우울하다면 병원을 찾아 항우울제 약물치료와 동시에 광(光)치료를 받아야 한다. 광 치료에 쓰이는 빛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빛의 양보다 훨씬 강한 2500룩스 이상의 아주 강한 빛을 일정기간 규칙적으로 쏘아주는 것인데, 멜라토닌의 분비량을 늘려 우울증상이 줄어들게 도와준다.

40대 초반에서 50대 초반에 이르는 연령대에서 나타나는 우울증이 바로 갱년기 우울증이다. 갱년기 우울증은 기본적으로 노화로 인한 호르몬의 감소에 따라 발생되기도 하며 다른 우울증과 같이 환경적 변화가 원인인 경우도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기와 관련해서 찾아오는데 성호르몬이 신경전달물질, 신경 내분비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남성의 경우는 전직이나 실직, 성기능의 저하, 가족과 떨어져 사는 ‘기러기 생활’ 등 다양한 원인이 갱년기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갱년기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작은 스트레스에도 쉽게 흥분하며 충분한 수면을 하지 못하고 극도의 의욕 저하 등이다. 인체의 성호르몬과 관련되어 있는 경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인체 내 부족한 호르몬을 직접 보충해주는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신경전달물질의 활성화를 위한 우울증 약 역시 대표적인 치료방법이며 상담, 인지, 행동치료 역시 병행될 수 있다.

노화와 함께 오는 우울증

노년기 우울증은 유전적인 요인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데 정신적, 사회적 스트레스와 노화현상 때문에 우울증이 시작되거나 악화된다. 노년기 우울증은 특히 사회적 활동이 적어지고 개인적 능력의 상실, 빈곤, 사회적 고립 등 개인적 변화와 사회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영향을 주어 우울한 감정이 심해질 수 있다. 노년기 우울증의 증상은 내과적 질환에 의한 것으로 오해하고 병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치료를 하지 못함으로써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불안, 기억력 손상, 신체증상, 초조감, 체중감소, 변비, 지나친 건강염려, 히스테리성 행동 등이 많은 것이 노인 우울증 환자의 주된 특징이다.

노년기 우울증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평가해 확실한 진단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노년기 우울증 치료에는 정신치료와 약물치료, 전기경련요법 등이 있으며 증상에 따라 치료를 달리할 수 있다. 정신치료는 인지기능 손상이 크지 않거나, 지적 능력이 높은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며 약물치료의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돼 반응을 증진시키고 재발을 감소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치료뿐만 아니라 인지행동치료, 집단치료, 가족치료 등의 방법이 있으므로, 개개인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우울증에 특효 ‘수다떨기’

▲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고 친구들과 자주 만나 수다를 떨어보자.
우울증이 ‘정신질환’인 것은 확실하지만 다른 정신질환에 비해 경과가 좋아 제대로 치료만 받는다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술이나 약물에 의존해 중독 되는 경우도 있고, 환자의 15%는 자살을 시도하며 그 중 10%는 사망한다.

또 우울증은 자주 재발하는 것이 특징인데, 치료를 받다가 중단할 경우 3명중 1명은 일년 내에 재발한다. 특히 우울증의 초기증상이 사라진 후 4~6개월 이내에 재발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특히 이 기간동안은 지속적으로 약을 잘 복용해야 한다.
계절성이나 연령대별로 우울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감정을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없이 감정을 쌓아두기만 하면 우울증에 빠질 위험이 높아진다. 정신과 의사나 부모, 친구 등 누구라도 자신이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불편한 감정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낮에는 집안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나와 햇볕을 자주 쬐는 것이 좋고 실내에 있을 때는 조명을 밝게 한다.
혼자 있을 때는 취미생활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동적인 것보다는 능동적으로 무엇인가를 해보는 취미가 좋다. 정원 가꾸기, 그림 그리기, 연주하기, 노래하기, 요리하기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해볼 수 있다. 평소 웅크리거나 축 늘어진 자세는 피하고 허리와 목을 곧게 편 상태로 자주 심호흡을 해준다.

에어로빅, 수영, 조깅, 자전거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좋다. 식사를 즐겁고 맛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며, 비타민C가 많은 과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초콜릿처럼 지나치게 달거나 카페인이 많은 음식은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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