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가 유죄(有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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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부부의 포장마차 황당 사건

1995년 부산의 어느 포장마차. 부부싸움을 하고 가출한 아내를 뒤쫓아 온 나씨 부부와 평소 술을 좋아하기로 소문난 부산의 김씨 부부가 나란히 앉아있다. 서로 안면이 전혀 없는 그들이지만 나란히 앉아 있는 모양새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포장마차 안 술자리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을수록 그들의 악연도 슬슬 고개들 들기 시작했다. 부산부부의 남편 김씨가 자신의 부인과 술을 마시고 있으면서도 옆자리에 앉아있는 서울부부 아내의 쭉쭉빵빵한 몸매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것이었다. 결국 본능을 주체하지 못한 부산부부의 남편 김씨는 급기야 일을 저지른다. 포장마차 안에서 벌어진 두 부부의 어처구니없는 사건을 재구성했다.


때는 1995년 부산의 한 파출소. 신고전화로 붙잡혀 온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몰골이 말이 아닌 두 부부였다.
“도대체 나이들은 어디로 먹었습니까?”
“내 말이 그 말입니다. 세상에 나잇살이나 쳐 먹은 놈이…”
“놈? 놈이라고 혔냐?”
‘놈’이라는 한마디에 소강상태였던 두 부부의 육탄전은 다시 시작된다. 도대체 이들에게는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꿈 같은 신혼생활은 어디로

며칠 전 경기도 용인의 한 사우나. 아줌마들의 수다가 한창인 이 곳에 새내기 주부 나새댁(가명)이 들어선다.
“아, 그래서 어떻게 됐어?”
“호호호 넷째 만들었지 뭐…”
아줌마들의 수다는 자연스레 새댁에게 향하게 된다.
“그런데 자긴 왜 여태 소식이 없어?”
“그러게, 자기 신랑이 뭐가 딸려서…”

나새댁이 동네 아줌마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이유는 바로 남편 때문이었다. 5년 전 여고시절 그녀를 애타게 만들었던 장본인이자 첫사랑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지금의 남편이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무쇠팔, 무쇠다리까지 당시 그녀의 남편은 완벽함 그 자체였다. 어디 그 뿐인가. 그 만의 감수성은 하늘을 찌르고 한없이 다정다감한 연인이었던 것이다.
때론 부드러운 목소리로 때로는 강렬한 몸짓으로 킹카중에 킹카였던 남편 나소심(가명), 이렇게 완벽한 남자가 어디 또 있을까.

마침내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하고 나새댁의 학창시절 꿈은 그 빛을 발하는가 싶었지만 결혼과 동시에 그녀의 꿈은 산산조각 나고 만다. 사실 남편은 터프함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소심남이었던 것이다.

밥을 먹다가도 전화벨이 울리면 “어머~ 엄만가 부다”라며 전화기를 향해 뛰어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볼 때마다 그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만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었다. 달콤한 신혼생활은 커녕 날이 갈수록 한숨만 늘었다.

그렇다면 이 부부의 결혼생활은 어땠을까. 탁월한 근육질을 자랑하는 나소심. 하지만 침실에서 부인의 반응은 영 시원찮다. 워낙 소심한 성격탓에 애정표현 조차 망설이는 날이 많았고 부인을 향한 나씨의 손길은 늘 소심하기 짝이 없었던 것이다. 보다 못한 부인은 그 손길마져 뿌리치고 이혼을 결심한다.
나새댁은 결국 짐을 챙겨 집을 나서고 나소심은 부인을 뒤쫓아간다. 나씨부부가 향한 곳은 터프한 남자의 상징 부산이었다.

이웃의 아내 "탐하지마"

“자기야~ 정말 이러지마~”
부인을 따라 부산까지 온 나씨부부가 투닥거리며 들어선 곳은 부산의 한 포장마차. 그 곳은 서울의 포장마차와는 차원이 다른 터프한 남자들과 거친 말들이 오가는 곳이었다.
“여기 분위기 좋네”
터프한 부산남자들의 말투와 몸짓에 나새댁은 소심한 남편이 더욱 원망스럽기만 했다.

바로 그때, 문제의 남자 김터프(가명)가 포장마차로 들어섰다. 포장마차에 들어서자마자 김씨의 시선이 머문 곳은 바로 나새댁. 자신의 부인이 바로 옆에 있는 대도 김씨는 나씨부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 이유는 쭉쭉빵빵한 그녀의 몸매 때문이었다.
“같이 좀 앉읍시다.”
이렇게 두 부부는 나란히 앉게 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새댁의 신세한탄은 계속 됐다.
“내가 미쳤지, 미쳤어. 이런 인간을 믿고…”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늘 소심했던 남편이 공개적인 포장마차에서 자신의 엉덩이를 어루만지는게 아닌가.
“자기야, 왜그래. 사람들이 많이 보잖아. 간지러워”
하지만 남편의 두 손은 테이블 위에 올려진 상태. 그렇다면 이 손길은 누구의 손길이란 말인가. 고개를 돌려 옆을 보니 옆에 앉아있는 김씨의 표정이 가관이다.

“아악~”
나씨부인은 소리를 지르며 기겁하고 그녀의 남편은 옆자리의 김씨를 향해 주먹을 날린다. 도대체 나씨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연은 이랬다. 포장마차에 들어선 김씨의 두 눈을 사로잡은 것은 나새댁의 쭉쭉빵빵한 몸매. 시종일관 나새댁의 엉덩이를 주시하고 있던 주책바가지 김씨의 손은 급기야 그녀의 엉덩이 위에 올려지고 그 순간 나새댁은 그 손길이 남편의 유혹이라고 생각하고 만족했던 것이다. 자신의 엉덩이를 어루만지고 있는 남자의 손이 생판 모르는 남자의 손이라는 것을 꿈엔들 의심했을까.

김씨의 추잡한 행각은 그렇게 탄로가 나지만 남편의 추태를 파악하지 못한 김씨의 부인은 나씨부부가 싸움을 걸어오는 줄로만 알고 그 싸움에 가세해 포장마차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결국 포장마차의 주인아주머니가 경찰서에 신고해 진화에 나섰다.

남의 부인 엉덩이를 만지다 걸린 한 남자 때문에 벌어진 두 부부의 육탄전. 경찰관계자들도 혀를 내두른 황당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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