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가는 길이
세상에 있나 해서
길따라 나섰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끝없는 그리움이
나에게는 힘이 되어
내 스스로 길이 되어
그대에게 갑니다
- 안도현 '나그네' 모두
나그네 되어 길 떠난 곳이 전라북도 진안 마이산
673m의 암마이봉과 667m의 숫마이봉의 부부봉으로 쫑긋 세운 말의 두 귀 형상을 하고 있다.
승천하는 꿈을 결국 이루지 못한 채 바위산이 되어 그 자리에 주저앉은 산신부부의 전설을 간직한 마이산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2호)은 그 신비스런 형상만큼이나 여러 개의 이름을 지니고 있다.
계절에 따라 부르는 이름도 달라 봄날에는 돛대봉, 여름에는 용각봉, 가을에는 마이봉, 겨울에는 문필봉이다.
신라시대에는 서다산, 고려시대에는 용출산, 조선초에는 속금산으로 부르다 조선의 3대 임금인 태종이 마이산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한다.
내 천 개의 손 중 단 하나의 손만이 그대의 눈물을 닦아주다가
내 천 개의 눈 중 단 하나의 눈만이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리다가
물이 다하고 산이 다하여 길이 없는 밤은 너무 깊어
달빛이 시퍼렇게 칼을 갈아 가지고 달려와 날카롭게 내 심장을 찔러
이제는 내 천 개의 손이 그대의 눈물을 닦아줍니다.
내 천 개의 눈이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립니다
- 정호승 '물위에 쓴 시' 모두
마이산은 신비의 산이다. 겨울철 정화수를 떠 놓으면 얼음기둥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역고드름 현상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이며, 폭풍에도 흔들리기만 할 뿐 무너지지 않는다는 탑군은 신비함의 절정이다.
솔잎 등으로 생식하며 수도하던 효령대군 16대손 이갑룡 처사가 30여년 동안 쌓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전에 이미 탑이 존재해 있었다는 의견도 있다 한다.
마이산 탑사 아래 남부주차장 쪽으로 내려오면 마이산이 거울처럼 비치는 탑영제가 나오는데, 한 폭의 수채화처럼 경치가 아름답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