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국제구호활동의 경험과 눈물의 단상
12년 국제구호활동의 경험과 눈물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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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렌트 김혜자

1년3개월 동안 공책에 눈물 뚝뚝 흘리며 썼어요. 제발 저 김혜자를 쓰지 마시고요, 사람들이 외면하고 안보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기사에) 써줬으면 좋겠어요. 여러분들이 가서 볼 수 없는 것들을 내 마음에 사진을 찍듯이 담아와 전합니다.” 탤런트 김혜자씨는 전화 건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서 지난 12년여간 국제적인 구호활동을 벌여온 김씨는 자신의 경험과 단상을 모은 에세이집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를 최근 펴냈다. 책을 쓰느라 그는 지난해 방송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

책은 내전과 기근으로 인간과 동물의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처참한 현실에 맞닥뜨린 지은이가 한국의 유명 배우이기 이전에 하나의 인간으로서 느끼는 감정의 곡선을 따라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한번에 읽기가 쉽지 않다.

에티오피아, 콩고, 시에라리온, 소말리아, 인도 등 지은이가 구호활동을 벌이며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고통스런 기억의 기록을 보다보면 읽는 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경험을 수없이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내전의 와중에 가족의 몰살과 수많은 성폭행을 당한 레베카가 그렇고, 뼈만 엉덩이에 매달려 있다고 할 정도로 기아에 허덕이는 수많은 아이들이 그렇고, 에이즈에 걸려 죽어가는 사람들, 아빠는 말라리에 걸려 죽어가고 엄마는 먹을 걸 구하러 나간 한 가정이 그렇다.

김씨는 “틈틈이 쓴 일기와 비행기에서 적은 메모, 또 현지 방송국이 동행해서 찍었던 테이프를 책을 쓰기 위해 자꾸 읽고 보고 하니까 그 사람들이 내게 일어나 앉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책을 쓰는 행위 자체가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음을 내비쳤다.

그는 “만약 화살이 날아왔다면, 그 사람의 고통을 위해 화살을 얼른 빼줘야죠. 이 화살이 어디서 왔는지 화살촉은 금속인지만을 따지고 있는 격”이라며 “세상은 고통을 없애주는 것이 급한데도, 비본질적인 것에 신경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비판했다.

감정을 살짝 억누르고 다시 보면 아프리카 많은 나라들의 역사와 유래를 살펴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미덕 가운데 하나다. 김혜자는 제발 “죽어가는 아이들을 숫자로 보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책 인세는 전부 전세계의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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