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벌교에선 꼬막잔치 한창
지금 벌교에선 꼬막잔치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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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고장에서 열리는 참꼬막축제



"간간하고,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그 맛은 술안주로도 제격이었다."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이 전하는 벌교 꼬막의 맛이다. 이 꼬막은 남도의 고급 음식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제사상에 꼭 올라야 한다. 주머니 사정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꼬막 없이 제사를 지내지는 않는다. 애·경사에서도 꼬막이 없으면 음식을 다 먹고도 뭔가 허전한 것이 남도 사람들이다.

이 꼬막은 청정해역인 남도 여자만과 순천만이 주산지다. 그중에서도 보성군 벌교 일대 여자만은 꼬막이 가장 많이 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여자만은 모래나 황토가 섞인 다른 지역 갯벌과는 달리 찰진 진흙으로 이뤄져 있다. 참꼬막이 여기에 서식한다.

꼬막은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난다. 하지만 그 맛이 벌교 것에 미치지 못한다. 벌교 참꼬막은 알이 굵고 비릿한 냄새가 약간 난다. 육질을 손으로 만지면 오므라들 정도로 싱싱한 것이 특징. 가을 찬바람이 갯벌을 감쌀 때 비로소 쫄깃한 맛이 들기 시작한다.

꼬막은 헤모글로빈과 단백질, 무기질, 칼슘, 비타민 등이 많이 함유돼 있어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허약한 체질의 개선과 빈혈 예방, 어린이 성장 발육에 좋다. 여성이나 노약자들의 보양식품으로도 최고다.

꼬막은 또 술안주로 으뜸이다. 고단백이면서도 저지방 알칼리성 비타민과 칼슘 등의 함유량이 많기 때문이다. 음주로 인한 해독 효능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맛 또한 일품이어서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기록돼 있는 꼬막은 예부터 임금님 진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과 함께 또는 친구들이랑 오순도순 둘러앉아 방금 삶은 꼬막을 까먹는 맛이란….



이 참꼬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벌교참꼬막축제’가 9일부터 사흘 동안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로 널리 알려진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일원과 청정해역 여자만 갯벌에서 열린다. 올해는 국제습지보전 협약인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것을 기념해 어느 해보다 즐길거리와 먹을거리가 풍부하게 마련된다.

첫날인 9일에는 벌교 제일고등학교 운동장에서 군민노래자랑과 전남도립국악단 공연 등이 열린다. 10일에는 판소리 국악공연, 남미 민속과 연예인 축하공연 등이 열린다. 11일에는 청소년 페스티벌과 마술공연, 연극으로 보는 소설 <태백산맥>, 평화통일 음악회 등이 펼쳐진다.

꼬막 삶고 시식하기, 꼬막 까기 등은 축제기간 내내 이어진다. 보성산 녹차도 맛볼 수 있다. 염상구가 담력을 자랑하던 철길 뒤로 아스라이 손을 흔드는 갈대가 펼쳐진 중도방죽 걷기 등 벌교가 주무대였던 소설 <태백산맥>의 문학 기행 프로그램도 준비된다.

여자만 대포리 갯벌에서는 꼬막 잡기와 꼬막 채취용 널배 타기 등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다른 지역에서는 체험해보기 어려운 독특한 프로그램들이다. 쫄깃하고 짭조름한 꼬막의 맛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청정해역 여자만은 지난 1월 국내 해안습지로는 처음으로 국제습지보전 협약인 ‘람사르협약’에 의한 보전 습지로 등록되었다. 이곳 갯벌은 모래나 황토가 섞인 여느 지역 갯벌과 달리 유독 찰져, 시쳇말로 ‘갯벌이 화장품 크림보다 더 곱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일대에서는 해마다 700여 어가에서 연간 3000톤의 꼬막을 생산,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1㎏에 4000원씩 10㎏ 한 상자에 4만원에 팔린다. 꼬막이 지역경제의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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