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의 매출과 적자는 비례
GM대우자동차가 지난17일 미국 GM에 인수된 지 2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남긴 흔적은 매우 초라하다. 매출도 과거 대우차 실적을 여전히 밑돌 뿐만 아니라 손실은 오히려 늘었다.
세계 최고 자동차 회사가 인수했음에도 기대와는 많이 달랐다. 그도 그럴 것이 새로운 기술이 전수되기는커녕 기존 모델 수출로만 재미를 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에 인접한 중국 상하이에 합작공장인 상하이GM을 갖고 있는 GM은 지난 6월 중국 내 생산시설을 두 배로 키우기로 하고 3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GM대우를 통해 한국에 투자하는 규모는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 중국 투자 규모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 더구나 올해 투자가 지지부진한 것을 보면 이 계획도 지켜질지 의문이다.
GM대우의 매출과 적자는 비례
GM대우는 2002년 GM에 인수된 뒤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손실과 순손실도 오히려 크게 늘었다. GM에 넘어가기 전인 2001년 당시 대우자동차 매출액은 4조5833억원, 영업이익은 108억원이었다.
하지만 GM대우로 간판을 바꿔 단 2002년에는 매출액이 6143억원으로 급감했고 영업도 적자로 돌아서 963억원 손실이 났다. 지난해에는 적자폭이 더 늘었다. 매출은 4조2769억원으로 2001년 수준에 가까이 가는 듯했지만 영업손실은 255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두 배를 훨씬 넘어섰다. 순손실폭도 2002년 1306억원에서 2003년 222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김학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GM대우 수익기반인 내수판매가 급감하면서 손실폭이 커졌다"며 "GM대우가 파는 차종 대부분이 경차로 GM에 인수된 뒤 아직 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수익기반이 아직 취약한 것은 물론 국내에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느라 감가상각비 등도 많이 들어간 게 손실을 키운 요인이란 분석이다. 앞으로 2~3년 동안 적자상태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밀고 내수포기
GM대우 매출 증가 대부분은 수출에서 나오고 있다. 2002년 12만6572대였던 수출은 2003년 25만6147대로 급증했다. 올 들어서는 지난 8월 말까지 28만9363대를 수출해 벌써 지난해 전체 수출실적을 웃돌고 있다. 하지만 내수는 거의 포기한 상태다.
2002년 15만9975대였던 내수판매는 2003년 12만7759대로 줄었고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6만7130대를 판매해 올해 GM대우 내수판매량은 12만대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GM대우는 내수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파격적인 마이너스 할부제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현대ㆍ기아차 시장지배력 그늘에 가려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GM대우는 끌어올리기 힘든 내수 대신 수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올해 완성차 수출을 45만대로 내수 10만대에 비해 4배 이상으로 잡았다. 현지조립생산 반제품(KD) 35만대까지 포함하면 수출목표가 내수에 비해 7배에 해당한다.
공장가동률ㆍ신규채용 미진
GM대우 공장가동률은 아직 50%선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그너스를 생산하고 있는 부평2공장은 지난 9월부터 주5일 정상근무에 들어갔다. 공장가동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아직 갈길이 먼 셈이다.
GM대우는 GM에 인수된 뒤 2년 동안 2800여 명을 신규채용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아직 공식적으로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은 대우인천차(부평 1ㆍ2공장)를 빼면 1700명에 그친다.
김학주 애널리스트는 "GM대우 공장가동률이 70%로 올라가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며 "완전히 2교대제로 공장가동이 이뤄지면 생산은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아직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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