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3일 저녁 ‘우리들의 젊은 우상’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최근 20여 년 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며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1980년대 최고의 스타 가수 전영록과 국내 토크계의 일인자 개그맨 이홍렬이 그들이다. 두 사람은 오는 12월23일(일), 24일(월) 열정적인 노래와 재미난 토크가 결합된 신개념의 디너쇼를 선보이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두 사람의 공연을 앞두고 지난 시절의 사랑과 우정, 추억의 타임머신을 기다리는 중?장년층이 많아졌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두 사람과의 유쾌한 데이트 현장으로 들어가보자.
후배들에게 ‘조미료’ 같은 선배 되고 싶어
부족한 부분 채워가는 친구 이상의 친구
가수, 배우, MC, DJ 등 수식어 많은 연예인 전영록. 그는 최초의 하이틴 스타로 불리며 1980년대 연예계를 주름잡았다. 이홍렬도 뒤지지 않는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방송과 친근한 입담으로 세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두 사람을 만나기 위해 KBS 본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힘이 실렸다. 긴장과 흥분 속에 약속시간은 다가왔다.
중학교 ‘동창’, 디너쇼 ‘동창’으로
이홍렬은 “영록이나 나나 연예계 데뷔한지 30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동창이라는 사실을 몰랐지만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한양중학교 동창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집에 가서 앨범을 뒤져보니 정말 영록이가 있더라. 이를 계기로 더욱 가까이 지낼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전영록도 “서로 일이 바빠 자주 만나지 못하고 거의 일적인 부분에서 만나는 편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친구 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친구 이상으로 서로를 아끼고 챙긴다”고 말했다.
그 동안 여러 방송에서 자주 볼 수는 없었지만 두 사람은 꾸준히 방송과 관계된 일을 하고 있었다.
전영록은 “방송이나 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것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보이지 않는 분야에서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홍렬이의 경우 후배 양성도 했고 나는 음악활동을 해왔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이런 숨은 노력으로 많은 후배들은 그들을 믿고 따르며 대중가요와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 전영록은 데뷔 20주년, 30주년을 맞아 후배 가수들에게 ‘헌정음반’을 받은 바 있다. 세대를 초월한 두 사람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부분이다.
전영록은 “그때의 그 감동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그 동안 받은 그 어떤 상보다 값진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꾸준히 노력하며 또 다른 색을 만들어 가고 있는 이들에게 중년 연예인들의 설자리가 줄고 있다는 최근 연예계의 동향은 먼 나라의 얘기일 뿐이다.
타임머신타고 추억 속으로
디너쇼는 인기 있는 대형가수들만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전영록과 이홍렬의 조건은 충분하다. 하지만 이들은 적절한 서두르지 않고 때를 기다렸다. 보여주고 들려주는 신개념의 디너쇼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과거와 추억이라는 공통분모를 충족시키며 관객들과 하나가 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이홍렬은 “우연한 기회에 무대에 둘이 함께 무대에 선 적이 있었다. 영록이는 노래하고 나는 사회를 봤는데 재미있더라. 나중에 기회가 되면 둘이 함께 디너쇼를 해보고 싶었고 지금이 바로 그 기회라고 생각했다. 서로의 빈 곳을 서로 메워주며 재미있는 공연을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두 친구의 모습을 통해 중?장년층 세대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예정이다. 전영록의 주옥 같은 노래와 이홍렬의 솔직하고 재미있는 토크가 선사할 감동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전영록은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과거의 자신을 돌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영록이 노래할 때 나는 뭘 했었지?’, ‘이 노래를 들으면 생각나는 그 사람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등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싶다”고 말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의 컴백 무대라는 이유만으로도 이번 공연에 거는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영록의 말마따나 ‘왕년’의 스타는 없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이 두 사람은 그들을 기억하는 팬들의 가슴속에 영원한 스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