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란 듀란'의 'Astronaut'
"'듀란 듀란' 기억하시는 분들, 아직 계시죠?"라는 식의 질문은, 그들이 활동하던 시기에 청춘을 보낸 이들에겐 어쩌면 거의 '모욕'과도 같은 질문이리라. 그 시절, 어지럽고 혼란스러웠던 1980년대에 '듀란 듀란'의 음악에 모종의 '위로'를 받지 않은 청춘이 어디 있을까? 1980년대 특유의 '값싼 음악'이라 폄하하는 이들은, 대중음악이 지닌 노스탈지아성과 청춘 정서의 '에센스'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그들을 떠올려보라. 그 누가 보컬의 사이몬 르 봉, 베이스의 존 테일러, 드럼의 로져 테일러, 키보드의 닉 로즈, 그리고 기타의 앤디 테일러를 잊을 수 있으랴. 통산 7000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린 수퍼스타이자, 9장의 골드 레코드, 6장의 플래티넘 레코드를 기록했던 1980년대 세계 대중음악계의 '오빠'였던 '듀란 듀란'. 그리고 오랜 기간의 잠적기를 마치고, 그들이 마침내 우리에게로 돌아왔다!
오리지널 라인 업을 모두 살린 채 복귀하여, 지난 해 '18년 만의 월드 투어'를 폭발적인 환호 하에 마친 바 있는 그들의 앨범 'Astronaut'은, '듀란 듀란'을 사랑하던, 그리고 아직도 사랑하고 있는 많은 대중음악팬들에게 전혀 예기치 못했던 '깜짝 선물' 같은 앨범으로 여겨질 수 있을 법하다.
첫 싱글인 '(Reach Up For The) Sunrise'부터 마지막 트랙 'Still Breathing'까지, 'Astronaut'은 '듀란 듀란'을 그토록 신화적인 존재로 탈바꿈시켰던, 지극히 '1980년대적'인 신디사이저 사운드를 다시 한번 작열시키고 있는 앨범이며, '듀란 듀란'만이 해낼 수 있는 종류의 중독적 튠을 매 트랙마다 구사해내, 한 두 번의 감상만으로도 앨범 전체의 곡들을 모두 머리 속에서 헤아릴 수 있는 매력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다. 'Astronaut'은 '성숙한 '듀란 듀란'' 따위의 캐치프레이즈로 언급될 만한 앨범이 아니라, '지극히 '듀란 듀란'적인' 시도로서 기억될 만한 앨범이기도 한 것이다.
이제, '듀란 듀란'을 절대 잊지 못했던 팬들이라면, 다시 한번 그 시절의 추억, 1980년대의 아스라한 기억 속으로 다시 한번 돌아가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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