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헨젤과 그레텔’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 하고, 숲에서 자기들끼리 살아남아야 했다면?’ 그림 동화의 해피 엔딩을 비트는 상상에서 출발한 잔혹동화 <헨젤과 그레텔>. 동화와 달리 아이들이 숲 속에서 어른들을 불러들인다는 설정 상 영화 속 비밀을 쥐고 있는 아이 캐릭터를 연기한 아역의 중요도가 그 어떤 영화보다도 높다.
최근 <태왕사신기>, <왕의 남자>등에서 극의 도입부를 책임지며 아역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풍토와 맞물려, 순진함과 비밀스러움이 어우러진 어려운 연기를 펼친 <헨젤과 그레텔>의 세 아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평균 300대 1의 높은 경쟁을 뚫고, 현대판 <헨젤과 그레텔>로 낙점된 세 배우를 만나 보자.
패션 70’s 천정명, ‘우.행.시’ 강동원 아역을 연기한 은원재(만복 역)

천정명과는 ‘남자 사이라 이야기가 더 잘 통한다’며 유독 돈독한 우정을 과시, 두 여배우(?)의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폰’의 아역 은서우의 친 오빠로, <헨젤과 그레텔>에서 동생 못지 않은 만만치 않은 연기력을 선 보였다.
리틀 황진이, 어린 수지니 역 심은경(영희 역)

영화에서 심은경은 길 잃은 은수(천정명 분)를 처음 발견해서 데려오는 소녀 영희 역으로 소녀와 여인 사이 묘한 매력을 선 보였다. 악몽을 꾸는 밤이면 집안 곳곳을 배회하는 몽유병을 앓고 있어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이 소녀는 극중 은수와 만복의 갈등을 조정하고 은수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어른스러움과 은수에게 ‘가지 마세요’라며 애달프게 매달리는 동심이 어우러진 어려운 연기를 펼쳐, ‘역시 심은경’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연애시대의 은솔이, 잔혹동화 속 악동이 되다, 진지희(정순 역)

세 아이 중 막내인 정순은 저항할 수 없는 귀여움을 뿜는 한편 인형의 목을 자르고 배를 가르면서도 해맑게 웃는 등 아이들의 이중성을 대변하는 존재. 현장에서 감독의 디렉션을 200% 이해하는 영특함과 순발력으로 ‘진여사’라는 닉네임을 얻기도 했다고.
아이답게 ‘정명 오빠가 자꾸 뽀뽀해 달라 그래서 너무 부끄러워요’라며 얼굴이 빨개지다가도 슛 순간의 집중력은 그 어떤 성인 연기자보다도 높았던 그녀 진지희. 세 아이의 막내 역으로 귀여움과 섬뜩함이 공존하는 연기로 <헨젤과 그레텔>의 잔혹동화적 성격을 완성했다.
촬영 기간 동안 누구보다도 친밀한 관계로 맺어져 영화에서도 남다른 유대를 보여 준 천정명과 세 아역의 연기 호흡이 기대 포인트인 잔혹동화 <헨젤과 그레텔>. 12월 27일 개봉, 2007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잔혹한 상상으로 물들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