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로 이명박 날리고 “이회창까지 한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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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선거캠프 ‘메머드급’

▲ 정동영 후보를 중심으로 하는 대통합민주신당 선거대책위원회는 ‘화합’을 기치로 ‘가족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주간사진공동취재단
한 사람의 대통령 후보 뒤에는 수많은 이들이 땀을 흘리고 있다. 대선후보를 보좌하는 일에서부터 선거 전략을 짜고 정책을 만들고 유세를 지휘한다. 뿐만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크고 작은 일을 하며 힘이 들면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불철주야 쉼 없이 일한다. 후보의 정책과 전략전술에 따라 선거대책위원회의 형태와 운영방식도 제각각이다.

<시사신문>은 대선주자들의 선대위를 찾아 선대위가 어떤 이들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알아봤다. 그 두 번째로 11월27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무소속 이회창 후보와 함께 대선 3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선대위를 찾았다.

범여권 최대 정당의 인원들이 모두 참여하고 외부 인사까지 영입한 정 후보의 선대위는 ‘메머드급’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조직이 방대한 만큼 사용 중인 건물도 크게 3곳으로 나뉠 정도다. 당 경선에 함께 참여했던 이들에게 선대위원장과 고문 자리를 맡겨 ‘화합’을 강조한 것도 특징.

11월27일 대선후보 등록을 끝낸 후보들이 일제히 선거 유세를 시작한 날, 신당 선대위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따라가보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통합과 화합을 통해 메머드급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시사신문>이 찾은 선대위는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 후보와 선대위원장들의 사무실, 대변인실들이 마련돼 언론 창구를 하고 있는 곳이다.


‘가족행복시대’ 화합으로 연다


정동영 후보의 선대위를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선대위와 비교를 하는 것. 두 선대위는 추구하는 바부터 조직 구성, 운영에 이르기까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 후보 캠프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슬림한 기업형 선대위를 추구한다면 정동영 후보 선대위는 그와는 반대다. 정 후보 선대위원장은 오충일 당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해찬 전 총리, 김근태 상임고문 등 4명이 맡았으며 신당의 6개 계파가 모두 참여한 ‘덩치’를 자랑한다.

당 경선에서 정 후보와 마지막까지 승부를 다툰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의 참여는 ‘화합’이라는 단어를 이끌어냈으며 정 후보는 ‘가족이 행복한 나라’를 기치로 나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또한 이 후보의 ‘경제대통령론’과 다른 점이다.


통합과 화합 강조한 ‘가족행복시대’ 선거대책위원회 출항
거대 선대위 조직 ‘선택과 집중’으로 지지율 상승 노려


이 후보는 ‘경제살리기특별위원회’를 직접 맡아 ‘경제’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정 후보는 한명숙, 천정배, 추미애 등 당 경선에서 함께 뛰었던 이들과 함께 ‘가족행복위원회’를 맡고 있다.

‘선대위 속의 선대위’라 불릴 정도로 선대위 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가족행복위는 일자리·교육혁신·실버·문화예술·주택·실생활·생활체육·여성육아·환경정책본부로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정책을 구상한다. 또 ‘행복우체국’을 둬 참여한 이들이 직접 ‘가족행복배달부’가 되어 뛴다. 16개 광역시·도당 및 각 지역 선거대책위원장도 가족행복위원장을 겸해 정 후보의 의지를 전파한다.

가족행복위의 가장 큰 특징은 유권자와의 쌍방향선거운동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온·오프라인에서 유권자가 직접 각종 아이디어와 민원을 제안하고 가족행복위는 이를 실제 공약으로 연결한다는 것. 이 때 유권자들이 제안하는 각종 아이디어는 전국의 지지조직인 ‘행복배달부’와 ‘행복우체통’을 통해 전달된다.


묵직하게 혹은 날렵하게


▲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선대위 조직표
정 후보는 조세형, 김원기, 이용희, 정대철, 한명숙 최고고문과 문희상, 유재건, 신기남, 정세균, 장영달, 천정배, 김한길, 유시민, 김두관, 추미애, 박광태, 박준영, 김완주 등의 상임고문단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 중 조세형 전 새천년민주당 총재권한대행, 이용희 국회 부의장 등은 정 후보가 당 경선시 운영했던 캠프의 인사이며 한명숙, 신기남, 천정배, 유시민, 김두관, 추미애 의원은 경선을 함께 달렸던 이들이다. 이외에도 140여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모두가 선대위에서 직책을 맡고 있다.

이처럼 신당 선대위는 당내 인사 대부분이 참여한 거대한 조직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선대위에 인재영입위원회를 설치, 각계의 대표급 인사를 영입해 세력 확대를 꾀하고 선대위를 보강하고 있다.

조직이 방대한 선대위를 운영하기 위해 나름의 운영방식도 생겨나고 있다. 협소한 당사에 선대위가 모두 수용되기는 힘든 상황이라 선대위의 ‘선택과 집중’을 꾀했다. 선대위를 정책과 홍보파트로 나눠 선대위 운용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후보와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비서실, 공보실은 당산동 당사에 위치했다. 당 대표실과 공동선대위원장실도 당사 7층에 자리를 잡았다. 대선기획단 산하 전략파트는 영등포 옛 열린우리당 당사로 쓰였던 ‘한반도전략연구원’ 건물에 입주했다.

신당은 당사, 산정빌딩, 대하빌딩 등 크게 3곳에서 선대위 업무를 분할, 운영하고 있다. 신당 관계자는 “크게는 3곳에서 선대위를 가동하고 있지만 작게 본다면 그보다 더 많은 조직이 운영되고 있다. 주요 선대위 조직이 운영되는 3곳에는 버스가 운영돼 선대위 조직원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대역전극 이루겠다”


<시사신문>이 신당 선대위를 찾은 11월27일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날. 선대위에는 선거를 보좌하는 이들만 남았을 뿐, 후보와 선대위원장들을 위시한 유세팀 등의 인원은 전국을 뛰고 있었다.

정동영 후보와 선대위는 이날 0시를 기해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정 후보는 여수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여수엑스포 유치 기원행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이날 정 후보가 돌아다닌 거리는 약 900km. 여수에서 비행기로 이동, 도라산역에서 평화·경제 시대 선언을 하는 것으로 첫 공식 유세를 시작했다.

정 후보는 이후 오후 2시 대전역에 나타났다가 서울 명동에서 얼굴을 보였다. 정 후보의 일정은 밤늦은 시간까지 계속됐다. 서울역 유세에 이어 서울역에서 청량리역까지 기차로 이동, ‘한반도 대륙철도’ 공약에 대한 특강과 기자간담회를 가지는 것으로 바쁜 하루를 마감했다.

정 후보가 공식 유세를 시작하고 있을 시간 손학규, 김근태,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도 움직였다. 김근태, 손학규 위원장은 광주 5·18 묘역 참배에 이어 광주역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이명박 후보가 거짓 부패에도 불구하고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국민의 힘을 믿고 노력하면 바람이 일어날 것이다. 정동영과 함께 역사적인 대반전을 이루자”고 외쳤다.

이해찬 위원장은 부산민주공원을 참배하고 부산역에서 유세전을 펼쳤으며 정대철 위원장은 강원 원주를 찾았다. 전국에 흩어져 유세를 진행하던 이들은 대전에서 모여 집중 유세전을 펼쳤다. 서울 명동과 서울역 유세에서도 함께했다.

정동영 후보 선대위의 차별없는 성장위원회 산하 ‘대한반도 철도위원회’는 이날 밤 서울역을 출발, 정동진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그야말로 밤낮을 가리지 않는 유세전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위성 생중계’ 시스템을 통해 전국 동시 유세전도 펼치고 있다. 정 후보가 어디서 유세를 하든 전국 2백53개 전 지역에 생중계하고 있는 것이다.

정 후보측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 동안 후보와 공동선대위원장이 각 거점지역을 순회하는 꼭지점 유세를 벌이다 한 곳에 모여 집중 유세전을 펼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며 “이러한 전략은 유세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후보단일화 어떻게?


선대위를 중심으로 한 선거 유세전과 함께 신당이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논란과 범여권 후보단일화다. 이 중 후보단일화 논의는 단일화 대상이던 후보들이 대선후보 등록을 마치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하지만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 후보 모두 “마지막 한번의 기회는 남아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명박·이회창 후보를 이기기 위해서는 단일화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것. 오충일 대표의 “범여권 후보단일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발언 뒤에 숨겨진 뜻도 그러하다.


정동영 ‘선대위 속의 선대위’ 가족행복위원회 직접 챙기기
“이명박 3 : 이회창3 : 정동영 4, 단일화 이뤄내지 않겠나”


정동영 후보측은 여론조사를 토대로 후보단일화의 맥을 짚어가고 있다. 최근 17~18%의 지지율을 얻으며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회창 후보를 이기고 있다는 것이 단일화에도 주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론되고 있는 후보단일화 방안은 ‘연정’. 이에 대해 대선후보 여론조사 마지막 공표일인 13일 전후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대선 하루 전인 18일에도 “연정이라면 가능하다”는 의견도 이어진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동영 후보가 유세를 시작하고 지지율이 상승세를 탔다. 앞으로 지지율 상승이 계속돼 문국현 후보의 2배가 된다면 단일화 논의는 다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며 “후보단일화 시너지가 효과를 발휘하면 이명박 3, 이회창 3, 정동영 4 구도의 역전극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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